2012년에 처음 시작한 “베니스 인 서울” 영화제가 어느새 8회를 맞았습니다. 그동안 주한이탈리아문화원과 베니스비엔날레재단, 그리고 (사)한국시네마테크협의회는 베니스영화제를 통해 소개됐던 100여편의 이탈리아 영화를 상영하였습니다. 어느새 서울아트시네마의 대표적 프로그램으로 자리잡은 “베니스 인 서울”이 영화와 이탈리아의 문화를 사랑하는 관객들에게 특별한 축제의 장이 되길 바랍니다.

1월 15일(수)부터 23일(목)까지 진행하는 이번 영화제는 두 개의 섹션으로 꾸려보았습니다. 먼저 지난해 베니스영화제에서 상영된 동시대 영화를 소개하는 “베니스 76” 섹션에서는 경쟁부문에서 상영됐던 <예전의 마피아가 아니다>와 <리오네 사니타의 대부>를 상영합니다. 두 편 모두 이탈리아의 마피아 문제를 심도 깊게 다루며 근본적 원인과 해결 방안을 각자의 방식으로 고민합니다. 특히 “베니스 인 서울”의 개막작이기도 한 <예전의 마피아가 아니다>는 심사위원특별상을 받은 주목할 다큐멘터리입니다.
또한 젊은이들의 막막한 현실에 진지하게 접근한 젊은 작품들도 눈에 띕니다. <삶>, <볼라레>, <네비아>, <쏠레>는 구체적인 소재와 장르, 영화적 분위기는 모두 다르지만 더 나은 미래를 쉽게 상상하기 힘든 사회적으로 소외된 청년들이 등장한다는 공통점이 있습니다. 이탈리아의 신인 감독들이 현재 이탈리아 사회를 어떤 시선으로 바라보는지 확인할 수 있는 좋은 기회입니다.

두 번째 섹션 “베니스 클래식”은 이탈리아 영화사를 빛낸 걸작과 그 사회문화적 토양을 살펴보는 다큐멘터리를 소개합니다. 특별히 올해는 페데리코 펠리니의 탄생 100주년을 맞는 해로서, 펠리니의 대표작인 <백인 추장>과 함께 펠리니의 드러나지 않은 면모를 기록한 <네버엔딩 펠리니>를 상영합니다. 또한 이탈리아 영화사를 기억할 때 빼놓을 수 없는 호러 장르를 돌아보는 다큐멘터리 두 편도 만나볼 수 있습니다. 노골적인 폭력 묘사로 악명 높은 루치오 풀치의 독특한 개성을 탐구하는 <거짓의 풀치>, ‘지알로(giallo)’ 장르의 영화사적 가치는 물론 사회정치적 맥락까지 짚어보는 <사형집행인과 가면과 비밀>은 호러를 사랑하는 관객들에게 특별한 선물이 될 것입니다. 여기에 2년 전 세상을 떠난 베르나르도 베르톨루치의 초기 대표작 <냉혹한 학살자>, <거미의 계략>까지 더하면 이탈리아 고전의 다양한 스펙트럼을 느낄 수 있을 것입니다.

특별히 페데리코 펠리니의 탄생 100주년을 맞아 그의 생일인 1월 20일(월)에는 <네버엔딩 펠리니>의 에우게니오 카푸치오 감독이 서울아트시네마를 찾아 시네토크를 진행할 예정입니다. 펠리니의 현장에서 경력을 쌓은 감독이 들려주는 생생한 이야기를 들을 수 있는 좋은 기회입니다. 동시대와 고전을 아우르는 12편의 이탈리아 영화와 함께 열리는 “제8회 베니스 인 서울”에 여러분의 많은 관심과 참여를 기대합니다.


◆개막식
일시 1월 15일(수) 오후 7시 30분
개막작 <예전의 마피아가 아니다>

◆시네토크
일시 1월 20일(월) 오후 7시 30분 <네버엔딩 펠리니> 상영 후
참석 에우게니오 카푸치오 감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