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rtlecture Facebook

Artlecture Facebook

Artlecture Twitter

Artlecture Blog

Artlecture Post

Artlecture Band

Artlecture Main

잉고 바음가르텐 개인전: SEEN SCENE | ARTLECTURE
  • 잉고 바음가르텐 개인전: SEEN SCENE
    1


전시 제목 ‘SEEN SCENE’은 다층적인 의미를 지닌다. ‘Seen’은 “목격된 것” 또는 “보이는 것”을 뜻하며, ‘Scene’은 “풍경” 혹은 “장면”을 의미한다. 두 단어가 결합되며, 관찰된 도시의 순간들이 어떻게 회화적 풍경으로 전환되는지에 대한 작가의 탐구를 함축한다. 바움가르텐은 일상의 건축적 단편에서 출발해 그것들을 색채와 선의 언어로 번역한다. 그의 캔버스 속에서 벽, 창문, 파사드와 같은 일견 평범한 것들은 재구성되어 문화적 기억과 정서적 울림을 불러일으키는 장면으로 변모한다.

1964년 하노버에서 태어난 바음가르텐은 카를스루에 국립미술아카데미와 파리 국립고등시각예술학교에서 수학했으며, 1999년 도쿄예술대학교에서 MFA 학위를 받았다. 2008년부터 홍익대학교 회화과 교수로 재직하며 서울에 기반을 두고 작업을 이어오고 있다. 그의 지속적인 예술적 관심은 건축과 도시 생활 경험이 혼합된 양상에 있다. 1993년 처음 서울을 방문했을 때, 언덕을 따라 빽빽하게 들어선 붉은 벽돌과 콘크리트 주택들의 풍경은 낯설면서도 매혹적으로 다가왔다. 이후 그는 서구 건축 질서와 한국적 주거 감각이 교차하며 형성되는 혼종적 풍경을 자신의 회화적 어법으로 풀어내고 있다.

이번 전시에 선보이는 작품은 절제되면서도 빛나는 색조로 특징지어진다. 차가운 녹색과 청색, 황토색과 회색이 주조를 이루며, 창과 난간의 경계에서는 선명한 붉은색과 짙은 갈색이 절제되게 쓰여 화면을 생동감 있게 만든다. 화면 전체는 수평과 수직의 기하학적 구조가 지배하지만, 곳곳에서 날카로운 각도와 비대칭성이 삽입되어 기계적 규칙성을 깨뜨리며 은은한, 마치 싱코페이션과 같은 리듬감을 자아낸다. 특히 대표적인 작품 “3 open window(2025)”는 건물 파사드의 세 개 창문을 같은 각도로 열려 있는 모습으로 묘사한다. 창문 유리의 푸른 면은 아침빛을 수정처럼 투명하게 받아들이고, 그 속에서 겹쳐지는 그림자와 중첩은 회화 내부에 또 다른 공간을 생성한다. 이 작품은 “보이는 것”이 “장면”으로 변모하는 과정을 강렬히 상징한다.

바음가르텐의 시선은 건축의 경계에 머문다. 건물의 모서리, 파사드의 틈새, 오래된 주택과 현대 건물이 만나는 접점에서 그는 시간의 층위를 병치하며 한국의 일상적 삶의 흔적을 새겨 넣는다. 그의 캔버스는 단순한 건축 기록이 아니라 살아 있는 서사를 불러일으키는 장치가 된다. 이는 서로 다른 문화적 언어가 교차하며 새로운 의미를 생성하는 장소로서 호미 바바(Homi Bhabha)가 말한 ‘제3의 공간’을 떠올리게 한다. 외부자의 시선을 통해 바움가르텐은 한국 도시 풍경을 새롭게 드러내며, 익숙하지만 종종 간과되는 장소들을 환기한다. 그 속에는 밤과 낮이 겹쳐지는 새벽의 경계성, 그리고 한국적 미감인 접화(接化)—융합과 스며듦의 감각—가 배어 있다.

《SEEN SCENE》은 결국 작가와 관객 사이의 시각적 대화의 장이 된다. 변주와 반복 속에서 작품들은 함께 호흡하며, 조용하면서도 역동적인 리듬을 경험하게 한다. 이는 “연속성의 중단을 통해 새로움이 탄생한다”는 발터 벤야민의 통찰과도 공명한다. 바움가르텐은 새벽과 같은 신생의 감각을 불러일으키며 묻는다. 우리가 본 것은—어떤 장면으로 우리 안에 남는가? 이번 전시는 그 질문 속에서 펼쳐지며, 기억과 지각을 흔들고 관객을 향해 열려간다.

글. 김재인(명지대 미술사학 박사과정, SAI ART Director)

  Accepted  2025-09-15 10:46

*This program is subject to change by the Organizer's reasons, so please refer to the website or the Organizer's notice for more information.
All images/words © the artist(s) and organization(s)

☆Donation: https://www.paypal.com/paypalme/artlecture

  • 잉고 바음가르텐 개인전: SEEN SCENE
  • 잉고 바음가르텐 개인전: SEEN SCENE
  • 잉고 바음가르텐 개인전: SEEN SCENE
  • 잉고 바음가르텐 개인전: SEEN SCENE
  • 잉고 바음가르텐 개인전: SEEN SCENE
  • 잉고 바음가르텐 개인전: SEEN SCENE
  • 잉고 바음가르텐 개인전: SEEN SCENE
  • 잉고 바음가르텐 개인전: SEEN SCENE
  • 잉고 바음가르텐 개인전: SEEN SCENE
  • 잉고 바음가르텐 개인전: SEEN SCENE
  • 잉고 바음가르텐 개인전: SEEN SCENE
Activity Area : Local/Town Space

Contacts/Email : 휴관일: 일요일, 월요일..


Guide


Contacts/Email : 휴관일: 일요일, 월요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