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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영화사의 위대한 유산, 월드시네마 2025 World Cinema XXII | ARTLECTURE
  • 세계영화사의 위대한 유산, 월드시네마 2025 World Cinema XXI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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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의전당 시네마테크는 5월 27일부터 6월 26일까지 ‘세계영화사의 위대한 유산, 월드시네마 2025’를 통해 영화사에 새겨진 다양한 목소리와 시선을 선보입니다. 

첫 섹션 ‘아이들의 나라’는 어른의 세계와 불화하는 아이들의 세계를 그려 낸 걸작선입니다. 스웨덴의 거장 알프 셰베리의 <고통>은 시대를 초월한 오이디푸스적 서사로, 어른의 질서를 거부한 한 소년의 심리극입니다. 잉마르 베리만이 각본을 쓴 이 작품은 셰베리에서 베리만으로 이어진 예술적 계보를 경유하며, 불행한 성장기에 대한 베리만의 자기 고백은 그가 다녔던 학교에 실재했던 ‘칼리귤라’ 선생에 대한 반감, 그리고 반파시즘에 대한 비유로도 드러납니다. 한편, 거리의 아이들, 혹은 길 위의 아이들을 그린 작품들은 통제와 무관심, 그리고 언어로 설명되지 못한 불화로 얼룩진 세계를 살아 내야 하는 소년들을 조명합니다. 아르헨티나의 대표적 감독 레오나르도 파비오는 그 자신의 인생이 녹아든 <외로운 아이의 연대기>를 비참과 서정성이 교차하는 형식에 담아내며, 페드로 코스타의 첫 장편 <피>는 브레송과 투르뇌르가 결합된 듯한 미학적 유산 위에서―제목이 상징하듯―피로 맺어진 관계들의 빛과 그림자와도 같은 두 형제의 운명을 좇습니다. <구에로스>에서 알폰소 루이즈팔라시오스 감독은 대학 파업 중인 멕시코시티를 떠도는 어수선하고 리드미컬한 표류, 정치와 농담으로 가득한 사랑스러운 흑백 로드 무비를 펼쳐 냅니다.

<아름다운 소녀> <이노센스> <파라다이스: 호프>는 불온한 소녀들과 그녀들의 불복종의 시선을 비추는 작품에 해당합니다. 어린 리투아니아 소녀의 여름날을 투명하게 포착한 <아름다운 소녀>는 어른들의 세계를 감지해 버린 상실의 순간에 대한 보고서이며, 국내 처음으로 소개하는 아루나스 제브리우나스 감독이 소비에트 시대 리투아니아 영화계에 남긴 자취를 환기시킵니다. <이노센스>는 과작의 프랑스 여성 감독 뤼실 하지할릴로비치의 저평가된 수작으로, 소녀들은 성장의 전단계가 아니라 급진적인 타자성의 이름일지도 모른다는 진실을 은밀하고도 아름답게 드러냅니다. <파라다이스: 호프>는 영화계의 냉소적 이단아 울리히 사히들이 진심 어린 눈길로 십 대 소녀의 첫사랑과 욕망을 그려 낼 수 있는 감독임을 증명합니다.

‘집/없음/에 관하여’는 ‘집’ 혹은 ‘집없음’의 테마를 새겨 넣은 영화사의 정전으로 구성하였습니다. 바이마르 공화국 시기의 주거에 대한 공동체적 사고 실험을 다룬 <쿨레 밤페, 혹은 세상은 누구의 것인가?>와 전후 이탈리아의 주거 문제를 증언한 <지붕>은 각각 브레히트의 각본과 슬라탄 두도브의 연출, 그리고 네오리얼리즘의 거장 비토리오 데 시카의 손에 의해 완성된 역작입니다. 또한 <헤스터 스트리트>와 <루징 그라운드>는 조엘 미클린 실버와 캐슬린 콜린스라는 미국 인디 영화의 선구적 여성 감독들의 놀라운 발견이 되어 줄 것입니다. 집(없음)은 이들에게 각각 유대인 이민자 여성과 흑인 여성 지식인의 삶의 균열이 응시되는 공간이 되어 줍니다.

세르게이 파라자노프의 <잊혀진 선조들의 그림자>는 우크라이나 산악 지대를 배경으로 펼쳐지는 신화적 사랑 이야기로, 뿌리와 정체성에 대한 시적 탐구를 담은 걸작이며, 팔레스타인 영화사의 기념비적 작품으로 간주되는 <갈릴리에서의 결혼>은 한 결혼식 풍경 속에 담긴 정치적 갈등과 일상의 긴장을 통해 민속적 영화 시학의 정점을 보여 줍니다. 그런가 하면 <사랑의 섬>에서 파울루 호샤는 “영원히 교정되지 않는 보헤미아니즘”의 화신이 되어 고국에서 마카오로, 그리고 다시금 일본으로 유랑한 어느 포르투갈 작가의 매혹적인 이야기를 들려 줍니다. 콜롬비아 다큐멘터리의 전설적인 감독 마르타 로드리게즈와 호르헤 실바의 <우리 대지의 목소리, 기억 그리고 미래>는 농민들의 삶과 토지 투쟁을 기억과 목소리, 그리고 승화된 초현실적 이미지에 새겨 넣습니다. 결코 잊히지 않을 이 영화적 기록과 더불어, 라브 디아즈가 유려하고도 멜랑콜리한 리듬으로 펼쳐 내는 장대한 연가 <필리핀 가족의 진화>도 놓치지 마시길 바랍니다.

마지막으로 ‘포커스 온 타비아니 형제’는 이탈리아 모더니즘 영화의 마지막 거인으로 평가받아 온 형제 감독을 기리는 자리입니다. 형 비토리오 타비아니(1929~2018)에 이어 동생 파올로 타비아니(1931~2024)까지 타계한 지금, 우리는 그들의 유산을 다시 마주하게 됩니다. 타비아니 형제는 <성 미켈레의 수탉>에서 혁명적 이상에 사로잡힌 19세기 아나키스트 청년의 내면세계를 몽환적이면서도 충격적으로 묘사함으로써 역사의 고통과 환상이 교차하는 작가적 필치를 펼쳐 보이기 시작했습니다. <알롱상팡>은 나폴레옹 몰락 이후 실존적 방황을 겪는 군인의 시선을 통해 역사와 개인사를 교차시킨 우화이며, <파드레 파드로네> <로렌조의 밤> <카오스>로 이어진 대표작들은 아버지의 지배, 파시즘, 시칠리아 농경 사회 등을 배경으로 줄곧 쉽사리 정의되지 않는 복잡한 성정과 내면을 가진 인물들을 그렸습니다. 이는 단지 회화적인 롱 숏의 성찰적 효과에 머물지 않고 타비아니 형제가 신봉했던 마르크스 주의와 베르톨트 브레히트의 영향에 힘입은 바가 컸고, 정치적 감각을 신화와 현실이 공존하는 마술적 리얼리즘 기법에 담아내는 특유의 미학과 함께 했습니다. 인간 삶을 급진적이고 도전적인 방식으로 담길 원했던 이들의 태도는 <시저는 죽어야 한다>처럼 다큐와 픽션의 경계에서 교도소 죄수들이 셰익스피어를 연기하는 과정을 성찰한 연극 영화에서도 빛을 발합니다. 파올로 타비아니가 형 비토리오의 사후 단독으로 연출한 <레오노라 아디오>는 피란델로의 유골이 고향으로 돌아가는 여정을 따라가며, 삶과 죽음, 예술과 역사에 대한 시적인 작별 인사로 읽힙니다.

이번 ‘월드시네마 2025’를 통해 영화사의 유산들과 현재적 대화를 나누는 계기를 만드시길 바랍니다.

영화의전당 시네마테크 프로그래머 박은지


/ 영화의전당

  Accepted  2025-06-05 13: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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