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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관 연결 사회 | ARTLECTURE

배관 연결 사회


/Insight/
by 김태은
배관 연결 사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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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IGHLIGHT


테리 길리엄 감독의 1985년 영화 <브라질>에서 만연한 배관과 파이프는 단순한 세트가 아니라 미래 정보의 디스토피아적 사회를 지배하는 비인간화되고 전능한 관료제를 상징하고 있다. 이 공간들은 특별한 시각적 모티프일 뿐만 아니라 미래 사회의 특정 측면을 강조하는 은유적 화법으로 사용되었다. 국가 기관과 개인 가정 모두에 두드러지게 보이는 배관들은 생활의 모든 측면으로 침투하는 관료제의 침입적 성격을 상징한다. 최근 개봉한 <성난사람들>드라마에 한 장면이 영화<브라질>의 장면을 오마쥬해서 인상적이다. 각각 쓰임새는 차이가 나지만 개인의 공간에 침입하여 숨겨진 배관을 수리하고 이를 통해 상대방의 공간에 물리적인 힘을 가하는 설정은 인간 사회에 존재하는 네트워크의 본질적인 부분을 상기시킨다. 19세기부터 현재까지의 네트워크 기술과 변화를 토대로 앞으로 다가올 미래의 초연결사회에 대한 고찰을 해보고자 한다.

2023년 넷플릭스 드라마 <성난 사람들> (이성진히카리제이크 슈레이어연출)은 75회 에미상 8관왕에 오르면서 인기와 관심을 한 몸에 받았다또한 방송영화비평가협회가 선정하는 29회 크리틱스초이스에서도 수상을 휩쓸면서 평단의 호평과 대중의 인기를 모두 거머쥐는 성과를 얻었다필자는 미국사회의 이민자들은 어떤 보편적 정서를 가지고 살아갈지 궁금하여 이 드라마를 뒤늦게나마 시청하였다관람하는 도중많이 익숙한 장면이 하나 등장하면서 문득 예전에 보았던 한 영화장면이 소환되고 말았는데 그것은 바로 1985년 개봉한 SF영화 <브라질>(테리길리엄감독)에 등장하는 배관수리공(2)의 등장씬이다.


배관수리공이 등장하는 영화 <브라질>()과 드라마 <성난 사람들>(화면 캡쳐


 

드라마 <성난 사람들>에서 배관공의 등장은 무엇이든 고치면서 돈을 버는 대니 조(Danny Sunghyeon Cho)가 용역 2명을 고용하여 복수의 대상인 에이미 라우가 주거하는 주택 화장실 배관을 망가뜨려 수리를 해주면서 돈을 벌어보려는 수작으로 계획을 세웠지만 에이미 라우(Amy Lau)의 남편인 조지(George)와의 대화를 계기로 실행에 옮기지 않고 복수 계획을 철회하였다하지만 대니 조에게 이미 고용된 용역 2명은 그의 철회계획을 무시하고 에이미의 집에 억지로 진입하려 한다이 시퀀스는 드라마 전체의 서사구조에서 메인 플롯을 이끄는 역할은 하지 않는다하지만 에이미의 집 내부에 접근하는 방식의 수단으로써 배관을 망가뜨리고 기능을 무력화하려는 시도를 하였다는 점에서 영화 브라질에서 그려진 정보화 사회가 개인공간에 배관 장치를 구실로 통제하려는 것과 유사하게 사용되어졌다고 보여진다아울러건달처럼 보이는 배관공 2명의 대사는 반복해서 한 사람의 대사를 다른 동료가 따라하는 방식을 취하는데 이 연출 장면 또한 <브라질>과 <성난 사람들>의 동일한 방법으로 연출되어영화 <브라질>의 배관수리공 시퀀스에 대한 오마쥬가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 정도로 유사한 연출을 보여준다.



영화 브라질 시나리오 스캔본(드라마 성난 사람들 배관공 방문 시퀀스 ()



영화 <브라질>에서 배관공의 등장은 <성난 사람들>보다 매우 중요한 서사의 기능을 가지고 있다이 시퀀스들은 주인공 샘 라우리(Sam Lowry)와 반란군의 주요인물 해리 터틀(Harry Tuttle)의 첫 번째 조우가 이루어지는 순간이면서중앙서비스기관(Central Services)에서 신고를 받고 출동한 배관 수리공에게 반란군이 사용한 배관 부품 ‘27B/6’가 소개되면서 중앙정부국이 어떻게 개인을 통제하는 지가 드러나는 씬이기 때문이다아래 도표는 샘의 아파트에 배관시스템과 관련한 씬들 (#32,#50,#120)을 모아놓아 정리해 보았다



도표1. [배관공 시퀀스 이미지와 설명]


#32. Sam’s Flat (Night)

https://www.youtube.com/watch?v=rtX79lg2354

#120. Sam’s Flat (Night)

https://www.youtube.com/watch?v=teufz17PqoY



불완전한 기술사회_에러

 

해리 터틀은 영화에서 배관공으로 등장하지만 사실 반군의 리더이다그는 정부가 만들어낸 중앙 시스템의 규제와 제한에 반대하는 반항적인 캐릭터이다이 영화에서 배관공의 역할은 사회 구조에 대한 비판적인 의견을 표현하는데 사용된다부품 27B/6를 사용했다는 것은 정부의 시스템에 저항하는 것을 나타내는 것으로 정보화 사회에서의 개인이 대항하는 대안적인 존재인 것이다영화 <브라질>에서 배관은 시스템의 통제와 감시를 상징한다보통 건축에서 배관들은 벽 안에 감추거나 특수한 경우를 제외하고는 드러내지 않는다특히 영화에 등장하는 인물들은 모두 중절모와 코트클래식한 양복을 입는 60년대 의복양식을 하고 있고 개인공간인 아파트도 옛스러운 공간을 재현하였다하지만 동시에 닥스Duct 시스템을 같이 병치해 놓음으로써 개인을 정부기관이 통제하고 있다는 사실을 의도적으로 드러내는 펑크적인 세트 디자인을 나타내면서 독특한 디스토피아적 SF영화의 질감을 살리고 있다크리스마스 이브인 개인의 가정집 천정에 닥스 Duct 배관이 설치된 것과 고급 레스토랑에 거대한 공장 배관들이 설치되어 있으며 정부기관 내부는 모두 작은 배관들로 사무실과 사무실이 서로 정보들을 교환하는데 사용하고 있다아래 영화 프로덕션 디자인 자료들과 영화 스크린 샷들은 영화의 독특한 질감을 통일성있게 가져가고 있음을 나타낸다.(1)

https://cinephiliabeyond.org/duct-soup-the-daffy-dystopian-design-nightmare-of-terry-gilliams-brazil/

 

 


영화 브라질에 표현된 배관 연결사회 세트 (영화장면 캡쳐)



영화<브라질>에서 배관은 건물과 건물아파트 등 대규모 업무 및 주거 공간을 연결하는 중요한 구조물로 묘사된다배관을 통해 여러 가지 공문서와 정보들이 전달되고공적 메시지를 전달하는 주요 통로로서 작용한다이는 현대 사회에서의 네트워크와 유사한 역할을 한다배관의 연결을 통해 현재 우리 사회에서 이메일전화인터넷과 같은 통신망 같은 정보와 의사소통을 가능하게 하며이러한 시스템은 사회의 여러 측면을 연결하고 통합한다영화 중후반부에 고위관리로 승진한 샘은 이 배관을 역으로 막아서 정보가 폭발하여 흩어져 방향성을 잃게 만들기도 한다.



정보를 주고 받는 샘 사무실의 파이프파이프가 오류일 경우가 종종 있다. (영화장면 캡쳐)


 

<브라질>이 그린 미래사회는 배관을 통한 연결이 서로 상호작용하는 네트워크가 아니라 중앙정부에서 일방적으로 통보된다정보나 메시지의 전달이 상위기관에서 하위기관으로의 일방적인 흐름만 있을 따름이다이러한 통제된 정보의 전달은 상호작용성이나 평등성이 부족한 시스템이 된다백남준이 TV를 바보상자라고 하고 비디오 아트 초기에 여러 가지 방법으로 TV를 망가뜨린 것은 바로 이러한 일방적인 정보전달에 대한 문제점과 동일하게 바라보고 있었기 때문이다영화<브라질사회는 정부 기관에서 모든 정보나 메시지의 흐름을 통제하고 지시한다상위기관으로 올라갈수록 이러한 통제와 훈육으로 이루어진 기관임을 잘 나타내고 있다이는 정보나 지시가 일방적으로 하위 단계로 전달되며하위 단계는 이를 비판 없이 수용하고 따르는 것으로 묘사된다상위와 하위 간의 권력 불균형을 보여주며상호작용성이나 평등성이 부족한 시스템이면서 이 시스템은 대책 없는 오류들을 발생시킨다.


이러한 방식이 균등하고 정밀하다면 매우 유효하다고 할 수 있으나 기술적으로 에러가 발생하고 이를 바로 잡지 못할 경우 오류와 혼란은 비참한 결과를 초래하기 마련이다영화 초반에 정보기관에 나타난 작은 벌레 한 마리가 초래한 오타의 결과로 터틀이 아닌 버틀이 적히는 바람에 무고한 가장 한 명이 구속되어 죽는 비극이 벌어진다이를 통해 감독은 미래 사회가 정보를 통해 개인과 집단을 통제하는데믿었던 기술이 오류가 났을 때 벌어지는 개인의 꿈과 희망이 침해받고 있는 것에 대해 강조한다.

 


벌레로 인한 타자기의 오류를 풍자한 장면철자오타로 엉뚱한 사람이 죽임을 당한다

 


영화에서는 공지나 메시지의 전달이 주로 상위 단계에서 하위 단계로의 일방적인 흐름으로 묘사되어 정보나 지시가 하위 단계에 의해 논의되거나 수정되지 않고 단순히 수용되는 것을 보여준다주인공 샘이 꿈 속에서 찾던 이상형의 여성 질(ZILL)은 현실에서는 정 반대로 정부에서 수배를 하고 있는 테러리스트이고 전혀 로맨틱하지 않는 여전사이다샘은 질의 기록을 정부기관에 잠입하여 없애고 둘이서 멀리 자유를 찾아 떠나려는 계획을 세우고 부모님의 힘을 빌려 고위관리로 승진하여 질의 정보에 접근하고 데이터를 삭제해 버린다모든 것이 일사천리로 진행되고 있지만 영화의 결말은 샘의 꿈이 가진 현실과의 괴리만 남을 따름이다. <브라질>,<성난사람들이 두 작품에서 배관공간과 이 공간에 침입하는 배관공의 의미를 다시돌이켜 보자면 공통적으로 배관의 존재는 개인의 공간의 내면을 채우는 기관으로써의 배관이며 외부와의 소통과 연결을 원하는 네트워크가 가능한 목적성을 지닌다그리고 그 숨겨진 내부로의 진입은 불친절하고 때로는 폭력적이고강압적이라는 점이 공통점이다.

 

 

중앙정부와 가정집의 초연결 사회

 

국가 기관과 개인 가정 모두에 두드러지게 보이는 배관들은 생활의 모든 측면으로 침투하는 관료제의 침입적 성격을 상징한다영화 곳곳에 노출된 배관 작업은 국가의 압도적이고 지나친 영향력을 은유적으로 보여준다정부의 존재는 매끄럽고 숨겨진 것이 아니라 부피가 크고 번거롭고 무시할 수 없는 크기로 다가온다이것은 관료제가 어처구니없이 복잡하고 통제적이 되어 개인의 자유와 개성을 방해하는 미래는 테리 길리엄 감독이 상상하는 것과 일치한다이러한 요소들이 생활 공간에 만연함으로써 결국 개인 공간과 사생활의 부재를 시사한다여기서 한 사람의 집에서조차 정부 감시의 손길을 벗어날 수 없다배관은 국가의 비효율성과 무능력의 물리적 상기시킴으로써 가능하다영화 속에서 그들의 크기와 복잡성에도 불구하고 종종 고장 나는 모습이 나타나며이는 코믹하지만 어두운 상황으로 이어진다그러한 체계는 삶을 간소화하고 개선하겠다는 약속에도 불구하고종종 정반대의 결과를 초래한다테러리스트들을 잡아들이고 정보를 통제해 보지만 정작 테러리스트들은 없고 애꿎은 시민들만 잡아드릴 뿐이다결국 테러리스트들은 존재하지 않고 잘못된 기술이 예상치 못한 순간에 뜬금없이 폭탄은 일상 속에서 장소를 가리지 않고 터져 버린다.

 

테리 길리엄감독의 <브라질>에서의 배관을 테마로한 프로덕션 디자인은 이야기 전달의 핵심 요소로서영화의 관료제와 전체주의적 테마를 강화하는 데 사용된다특히파이프와 배관과 같은 디자인 요소들은 개인보다 강력한 국가의 통제와 간섭을 시각적으로 강조하고 있다각각의 계층에 따라 배관의 복잡도두께높이재료가 각기 다르게 사용된다감독은 기계에 의존하는 비효율적인 관료사회에 대한 인식에서 영감을 받아 개인의 독특성과 인간 정신이 침해받고 있다고 보고 샘을 통해 꿈을 꾸는 자유로운 인간상을 제시한다프로덕션 디자인은 의도적으로 1930년대와 1940년대의 미래주의적 요소가 가미된 아르데코 요소들을 포함했으며스팀펑크적인 디자인으로 호평을 받았다.

<브라질>에서 건물의 내부의 환경은 개인의 공간과 자유가 제한적임을 상징하는 비현실적으로 좁고 어지럽혀진 아파트에서부터강제적으로 통제된 사회에서의 개인의 공간을 압도하는 광범위하고 단색의 사무공간에 이르기까지 다양하다이러한 설정들은 단순한 배경이 아니라스토리를 진행하는데 있어서 활발히 참여하며종종 답답함을 조성하고 영화의 주제에 입각한 국가의 범접할 수 없는 존재감을 나타낸다.

 


샘 라우리가 승진한 곳의 근무환경(프로덕션 디자인), 좁디좁은 1인 사무실 공간은 한 책상을 둘이서 사용한다.(영화 스크린 캡쳐)



해리의 죽음은 다소 미스터리하다샘과 함께 정보국요원을 피해 달아나다 샘은 해리의 죽음을 목격한다정확히 말하자면 죽음이라기 보다 소멸되는 과정이라 함이 더 정확할 것이다해리의 신체는 정보국이 발행한 신문에 둘러싸여 신체가 서류더미 속으로 함께 증발해 버린다정보사회에서의 처벌은 언론으로도 충분하며 정보자체라는 것을 은유적으로 나타낸 시퀀스이다영화 프롤로그 씬에서 정보국의 장관이 나와 밝은 미래사회에 대한 인터뷰를 하는 도중에 TV가 폭발하는 장면으로 영화가 시작된다영화에서 종종 공공장소에서 알 수 없는 폭발이 일어나 관객들을 놀라게 한다하지만 폭발음보다 더 놀란 것은 사람들의 무표정한 반응이다시민들은 폭발 테러에 대해 너무 익숙한 일상과 함께하는 무감각한 표정으로 일관한다일방적인 정보통제에 훈육된 계급화된 시민들의 모습이다중앙정부는 테러리스트를 색출하고 보안을 강화한다는 목적으로 개인을 통제하지만사실 불완전한 기술의 실수로 인한 에러가 더 큰 피해로 다가온다실제로 테러리스트는 끝내 영화 속에서 존재하지 않는다잠재적인 테러리스트의 리스트가 정보국에 있지만 모두 거짓된 정보들이다반면 개인의 통제사회속에 샘은 자유로운 꿈을 꾸는 소녀같은 존재로꿈 속 여인을 현실에서 만나는 것을 또 하나의 메인 플롯으로 끌고가면서 통제와 긴장의 정보화 사회와 교차편집으로 이끌어 간다꿈과 현실의 괴리가 이 영화의 씁쓸한 결말을 가져온다영화의 결말은 해피엔딩과 세드엔딩 두 버전이 있고 각각 북미와 유럽에 개봉할 당시 다른 결말을 사용한 것으로 안다.

 

 

블록체인 기술의 사회는 진정한 탈중앙일까?

 

사실 우리 사회에는 역사적으로 많은 배관들이 존재해 오고 있다. 19세기 후반 전기통신을 시작으로 20세기 초 라디오와 텔레비전의 대중매체가 등장하였고, 20세기 후반에 컴퓨터와 인터넷의 발전으로 상호작용이 시작되어, 21세기에 들어서 웹2.0과 소셜 미디어가 상호작용을 사용자 중심으로 촉진하였고 모바일과 스마트 기기로 인해 개인의 일상과 사회적 상호작용은 불가분의 관계가 되었다현재는 빅데이터와 인공지능으로 이른바 사회는 초연결 사회로 진입하고 있다여기에서 블록체인의 탈중앙화는 미래의 대안적인 네트워크 시스템으로 인정받고 있다.

영화 <브라질>의 중앙집권적 정보통제로 인한 디스토피아 사회를 볼 때이와 대비되는 현재 진행 중인 블록체인기술이 가져올 미래 정보사회의 개인정보 기술은 중앙집권적이 아닌 분산 네트워크 시스템으로 서로 상반된 환경으로 볼 수 있다블록체인 기술이 제시하는 분산화된 네트워크 기반의 미래 정보사회는 <브라질>의 중앙집권적 통제의 디자인과는 대조적인 비전을 제시한다. <브라질>이 국가의 기술을 도구로 사용하여 개인을 억압하는 세계를 보여준다면탈 중앙의 블록체인 기술은 개인에게 더 많은 자율성을 주며 투명한 거래와 상호작용을 보장하는 사회를 지향 한다.

그렇다면 과연 블록체인이 다가올 초연결 사회에서 분산된 권력 구조와 향상된 개인의 자율성을 통해 보다 평등하고 자유로운 정보사회를 약속할 수 있을까블록체인 역시 기술의 복잡성과 이해 부족으로 인한 불평등네트워크의 보안 취약성그리고 규제와 법적 프레임워크의 부재는 새로운 형태의 위험을 초래할 수 있지는 않을까혹은 기술적인 결함이나 활용도의 차이로 인해 새로운 형태의 중앙집권화가 나타날 수도 있지 않는가예를 들어블록체인 네트워크의 채굴이나 검증 과정에서 특정 그룹이 과도한 힘을 행사할 수 있는 '중앙집권화의 재구성현상이 발생할 가능성은 없는가결국기술 자체는 중립적이며그것을 사용하는 인간의 의도와 사회적 구조가 기술의 긍정적 혹은 부정적인 영향을 결정한다고 할 때미래 사회에서 기술의 역할을 결정짓는 것은 기술의 성격이 아닌그 기술을 어떻게 구현하고 관리하느냐에 달려 있다는 것을 우리는 알아야 할 것이다.

테리 길리엄 감독은 기술적으로 발전했지만 그 행정 시스템의 복잡함으로 인해 근본적으로 결함이 있는 세계를 강조했다이러한 비판은 현대 기술이 사회에서 역할하는 바관객으로 하여금 사생활정부 통제그리고 만연한 감시와 복잡한 규제 구조에 직면한 개인의 자율성에 관한 논의로 이어지게 한다.

어떻게 보면 영화 <브라질>이 그린 미래는 단순히 80년대 상상한 미래이야기가 아닌 미래사회의 불완전한 기술이 개인을 통제하는 수단으로 쓰일 때 어떤 일들이 벌어지는지에 대한 예언서와 같은 것으로 언제나 우리에게 다가올 수 있는 미래를 예견한 것일지도 모르는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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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김태은_현재 동양대학교 공연영상학부 영상미디어 교수로 재직하며 미디어아티스트, 영화감독으로 활동 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