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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계를 넘어 | ARTLECTURE

경계를 넘어

-젠더프리 캐스팅의 새로운 국면-

/The Performance/
by 손현지
경계를 넘어
-젠더프리 캐스팅의 새로운 국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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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IGHLIGHT


젠더 프리 캐스팅은 배우의 성별과 관계없이 배역을 정하는 캐스팅을 말한다. 젠더프리 캐스팅은 생소한 일이 아니다. 근 몇 년간 다양한 작품들이 젠더프리 캐스팅을 시도하며 관객들에게 폭 넓은 선택지를 제공해 왔다.

이제 젠더프리 캐스팅은 생소한 일이 아니다. 근 몇 년간 다양한 작품들이 젠더프리 캐스팅을 시도하며 관객들에게 폭 넓은 선택지를 제공해 왔다. 처음 젠더프리 캐스팅을 시도하던 시점부터 선봉장 역할을 톡톡히 해 온 연극 ‘오펀스’가 2022-23 시즌 역시 성별에 관계없는 캐스팅을 선보인다.



오펀스의 이번 시즌 캐스트들. ©서울문화투데이




‘오펀스’가 선보이는 젠더프리 공연에는 특별한 점이 있다. 바로 여성 페어의 공연에서만 느낄 수 있는 새로운 해석의 가능성이다. 본디 형제로 설정된 트릿과 필립을 여성 배우들이 연기하게 되었지만 ‘형’ 호칭에는 손을 대지 않았다. 이에 대한 해석은 분분하다. 


우선 ‘형’이라는 호칭 그대로 이들을 형제로 보아도 좋다. 남자 캐릭터로 구상된 인물이니 여성 배우들이 공연한다 해도 이들을 형제로 바라보는 시각 또한 합당하다. 의학 드라마에 출연하는 배우들이 실제 의사라서 의사 캐릭터를 맡는 게 아니듯, 자신이 맡은 캐릭터를 충실히 연기해 내고 있을 뿐이기 때문이다. 주어진 캐릭터가 소년이든 동물이든 식물이든 배우에게는 중요치 않다. 



오펀스 공연 사진. ©레드앤블루




둘째로 ‘형’ 호칭은 그들이 살아남기 위한 방책이었을 것이라는 해석도 있다. 보호자 없이 강도와 소매치기로 생계를 유지하는 트릿과 필립이 살아남기 유리한 조건으로 소년의 행색을 택했으리라는 것이다. 이러한 해석을 적용하면 해롤드가 트릿을 처음 ‘딸’이라고 부르는 신의 의미 또한 새롭게 생각할 수 있다. 소년의 모습을 했지만 소녀임을 알아봐 준 해롤드의 마음이 트릿에게는 일종의 ‘격려’가 되었을 것이다. 이것이 여타 젠더프리 공연과 구분되는 ‘오펀스’만의 특별한 지점이다. 기존 젠더프리 공연들이 경계를 허물고 캐릭터를 확장시키는 요소로서 젠더프리를 선택했다면, 이 작품은 젠더프리 캐스팅을 통해 텍스트에 대한 새로운 시각들을 발굴해 내는 것이다. 경계 너머에 있는 새로운 담론을 찾아내고 발화시키는 대담한 시도에 ‘격려’를 보낸다.



all images/words ⓒ the artist(s) and organization(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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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손현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