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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쟁터의 소풍 – 창작공동체 아르케 | ARTLECTURE

전쟁터의 소풍 – 창작공동체 아르케

-서울연극제-

/The Performance/
by 박진우

전쟁터의 소풍 – 창작공동체 아르케
-서울연극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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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IGHLIGHT


우리가 흔히 떠올리는 전쟁이라고 하여 총과 전투기, 탱크 등을 이용한 무력전쟁이 전부가 아니다. 무언가를 위해 투쟁을 하는 것, 촛불을 들고 한 장소에 모여 시위를 하는 것, 누군가와 적대하여 움직이는 모든 것(갈등)이 전쟁이라고 언급하고 있다. 이처럼 전쟁은 일상에서 찾을 수 있는 다양한 형태를 포함한다고 극은 말한다...

전쟁터의 소풍 창작공동체 아르케
:
서울연극제


p  연극 전쟁터의 소풍포스터 (출처 : 창작공동체 아르케)



전쟁터에서 소풍?          

<전쟁터의 소풍>. 제목만 들으면 굉장히 어색하게 다가온다. ‘전쟁터소풍이라는 어울리지 않는 두 단어의 결합 때문이다. 제목부터 어색한 이 연극은 직접 관람할 때 적지 않은 당혹스러움과 낯선 느낌을 준다. 배우들의 과장된 연기, 양식화된 위생병들의 움직임과 알아들을 수 없는 대사, ‘이라는 독특한 인물, 인물들의 앞뒤가 잘 맞지 않는 듯한 언행들, 전쟁터에서 소풍을 하는 독특한 이야기 흐름 등 많은 지점들이 보는 내내 극을 낯설게 만들었고 가끔씩 웃게 만든다. 하지만 그렇다고 하여 극은 관객을 놓지는 않는다. 즉 관객과 일정 거리를 유지하려 한다. 그리고 극과 일정 거리를 유지하게 된 관객들은 자연스럽게 극에 대해 고민하게 된다. 왠지 모르게 낯설지만 놓을 수 없는 이 연극이 이야기하고자 하는 것이 무언인지에 대하여.



p  연극 전쟁터의 소풍 (출처 : 창작공동체 아르케)



다양한 전쟁의 양식

극의 주인공인 자뽀의 아버지, 떼빵씨는 군인은 용감하고 앞장서서 적을 무찔러야 한다고 이야기한다. 그러면서 자신이 겪었던 기마전을 계속 이야기한다. 하지만 자뽀는 시대가 바뀌었다며 횃불을 들고 적에게 전진하는 작전을 이야기하며 지금의 전쟁은 이렇게 진행이 된다 말한다. 그리고 이런 이야기를 들은 떼빵씨는 작전명이 너무 길다…”라는 말로 대답을 회피한다.
          

대사에서 느껴지듯 세대가 경험한 전쟁은 다르다. 하나의 세대차이처럼 느껴지는 이 대사에는 각자가 겪은 다양한 전쟁의 형태를 언급한다. 떼빵씨는 무력을 포함한 전쟁을 겪었고 자뽀는 횃불을 드는 전쟁을 겪은 것이다. 즉 부모와 자식의 세대차이를 통해 전쟁은 다양한 양식을 포함하고 있다는 메시지를 확인할 수 있다. 즉 우리가 흔히 떠올리는 전쟁이라고 하여 총과 전투기, 탱크 등을 이용한 무력전쟁이 전부가 아니다. 무언가를 위해 투쟁을 하는 것, 촛불을 들고 한 장소에 모여 시위를 하는 것, 누군가와 적대하여 움직이는 모든 것(갈등)이 전쟁이라고 언급하고 있다. 이처럼 전쟁은 일상에서 찾을 수 있는 다양한 형태를 포함한다고 극은 말하고 있다.



p  연극 전쟁터의 소풍 (출처 : 창작공동체 아르케)



전쟁은 의미가 없다

극에서 자뽀와 제뽀는 어째서 전쟁에 참여하는지 조차 모르고 전쟁을 하고 있다. 서로가 서로를 적대시하는 이유도 모른다. 그저 다리미를 고치다가 전쟁터에 가야 한다고 하여 무작정 끌려온 두 사람이다. 그렇기에 이 둘 모두 전쟁에 어떤 목적도 없고 의미조차 없다.

이런 자뽀와 제뽀를 통해 전쟁에 무의미함과 전쟁에(갈등) 참여하는 과정에 대한 비판을 생각할 수 있다. 두 사람 모두 강요에 의해 군인이 되었다. 마치 뉴스나 누군가에게 선동되어 자신의 확고한 의지나 철학 없이 전쟁에 참여한 것으로 보인다. 이것으로 우리 사회에 뉴스 혹은 몇몇 소셜 네트워크의 정보에 의한 흐름에 휩쓸려 여러 갈등에 수동적으로 참여하고 있는 상황들을 생각할 수 있다. 따라서 극은 관객들이 어떤 현상과 문제에 대하여 선동되어 휩쓸리기 보다는 깊은 고민과 사색의 시간을 가지고 자신의 입장을 정하기를 자뽀와 제뽀를 통해 생각하게 만든다.

전쟁은 의미도 없다. 자뽀와 제뽀는 왜 전쟁을 하는지, 전쟁의 목적이 무엇인지 모른다. 과거 기마전을 계속 회상하는 떼빵씨도 적을 물리치는 것, 군인의 덕목만을 이야기 할 뿐 자신이 참여한 전쟁의 목적과 의미를 언급하지는 않는다. 즉 극에 언급된 모든 전쟁에는 의미가 없다. 따라서 극은 관객에게 어떤 전쟁도 의미가 없다는 것을 말하고자 한다.



p  연극 전쟁터의 소풍인물 칼 (출처 : 창작공동체 아르케)



전쟁을 끝내는 방법이란

서로가 전쟁을 원하지 않고 일상으로 돌아가기를 바란다. 떼빵씨는 이것을 바탕으로 서로의 진영에 우리들은 아무도 전쟁을 원하지 않는다라고 전하는 것이 전쟁을 끝내는 방법이라고 말한다. 그리고 전쟁을 끝내는 방법을 안 인물들은 모두 기뻐서 춤을 춘다. 하지만 기뻐서 노래를 틀고 춤을 추던 그들에게 쏟아진 폭격과 총탄으로 그들은 모두 죽고 만다.

전쟁을 끝내는 방법은(갈등을 해결하는 방법은) 의외로 간단하다. 전쟁은 의미가 없기에 전쟁을 원하는 사람은 없다. 따라서 서로가 전쟁을 원하지 않는 것을 확인한다면 전쟁은 끝이 난다. 하지만 전쟁을 끝낼 수 있는 방법을 알고 기뻐하는 인물들이 쏟아지는 폭격과 총탄에 맞아 죽는 것처럼 전쟁을 끝내는 것은 어렵다. 방법은 모두가 알고 있다. 하지만 그 과정은 전쟁을 통해 이익을 취하는 누군가에 의해 어려워진다.

극 중간에 나오는 위생병들은 폭격이 지난 후 등장하여 살아있는 인물들을 보고 시체를 찾지 못해 할 일이 없다며 실망하며 퇴장한다. 그리고 다음 폭격에 모든 인물들이 죽은 것을 확인하고 할 일이 생겼다며 기뻐하는 위생병들을 통해 이를 더 확실히 알 수 있다. 위생병처럼 전쟁을(갈등) 통해 이익을 챙기는 사람들이 존재하고 이들은 전쟁이 지속되기를 바란다. 하지만 자뽀와 제뽀처럼 전쟁의 의미를 알지 못하고 적군을 죽이지도 못하며 전쟁에서 상처받은 아군과 적군을 위해 기도를 하는 인물이나, 떼빵씨와 떼방부인처럼 포로를 친절하고 인간적으로 대하는 순수한 인물들은 전쟁을 끝내기를 바란다. 하지만 순수한 인물들은 모두 죽고 위생병들은 미소를 짓는다. 결국 전쟁은 끝나지 않는다. 그리고 이런 결과를 미리 알고 있기에 이라는 인물은 극 내내 그렇게 슬픈 표정을 짓고 있는지도 모른다.

우리 사회에 많은 전쟁이(갈등) 존재한다. 그리고 많은 사람들이 어떠한 의미와 이유 없이 휩쓸려 전쟁(갈등)에 참여하고 있는지 모른다. 극이 끝난 후 조심스럽게 생각해본다. ‘역시 무언가에 휩쓸려 전쟁에 참여하고 있지는 않을까? 혹은 전쟁에 휩쓸려 참여하고 있더라도 끝을 내기 위해서는 어떻게 해야 할까? 짧은 견해로는 사람들이 하루 빨리 전쟁에(갈등) 의미 없음을 알고 깊이 사색하는 시간을 가져야 한다고 생각한다. 그래야만 의미 없는 전쟁에 휩쓸리지도, 전쟁을 끝낼 수도 있을 것이다. 그렇지 않으면 전쟁을 통해 이익을 취하는 사람들에 의해 전쟁은 끝이 나지 않고 우리는 전쟁에 의해 희생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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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박진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