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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를 융과 데미안 | ARTLECTURE

카를 융과 데미안


/The Performance/
by 손현지
카를 융과 데미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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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어나려는 자, 하나의 세계와 투쟁하라.”


헤세의 ‘데미안’이 카를 구스타프 융(Carl Gustav Jung, 1875~1961)의 분석심리학으로부터 영향을 받았다는 이야기는 널리 알려져 있다. 책장을 벗어나 무대에 오른 ‘데미안’ 역시 융의 흔적이 가득했다.





#캐릭터 프리

뮤지컬 ‘데미안’은 젠더 프리를 넘어 캐릭터 프리에 도전한다. 배우들에게는 정해진 배역이 없다. 배우들은 ‘싱클레어’와 ‘데미안’, 두 캐릭터 모두를 연습하고 그들 중 하나를 랜덤으로 맡게 된다. 오늘 싱클레어였던 배우가 내일은 데미안이 되는 식이다. 카를 융의 이론을 공연 예술에 투영하기에 탁월한 방식이다. 융의 관점에서 보면 데미안과 싱클레어는 한 인격의 조각이며, 작품의 궁극적 지향점은 둘의 합일이기 때문이다. 결국 데미안과 싱클레어를 동시에 품은 두 배우가 무대에서 서로를 만나며 메타적으로 이 작품은 카를 융의 대변자가 된다.


#아니마, 아니무스

융은 한 사람의 무의식 속에 여성과 남성이 동시에 존재한다고 주장하며 이를 각각 ‘아니마’와 ‘아니무스’라 지칭했다. 이번 재연에서는 데미안과 싱클레어가 동성으로 고정되어 있지만 지난 2020년 초연 당시 두 배역의 성별이 다른 혼성 페어를 선보인 바 있다. 싱클레어와 데미안을 혼성으로 조합하는 일은 융이 사용한 ‘아니마’와 ‘아니무스’ 개념을 연상케 한다. 실제 뮤지컬 ‘데미안’의 첫 넘버인 ‘레퀴엠’에서는 ‘아니마’와 ‘아니무스’를 외치는 목소리가 울려퍼진다. 


#그림자

그림자 역시 카를 융이 제시한 개념 중 하나로, 자아의 어두운 부분을 뜻한다. 그에 따르면 사람은 누구나 그림자를 가지고 있으며, 완전히 제거하는 것은 불가능하다. 유일한 방법은 그림자의 존재를 받아들이고 이를 자신의 일부분으로 인정하며 사랑하는 것이다. 뮤지컬 ‘데미안’에서는 그날 데미안 역을 맡은 배우가 데미안과 더불어 피스토리우스, 크로머, 에바 부인까지 1인 4역을 해 낸다. 작품 속에서 싱클레어가 만나는 어두운 세계의 대표 주자인 크로머가 데미안과 같은 형상으로 나타나는 것이 흥미로운 지점이다. ‘같은 얼굴을 한 데미안과 크로머’는 싱클레어가 직면하는 성장의 고통과 기쁨을 이중적으로 보여 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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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손현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