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픽셀의 예술적 잠재력 | ARTLECTURE

픽셀의 예술적 잠재력

-주연으로 올라선 픽셀-

/Insight/
by 최원정
픽셀의 예술적 잠재력
-주연으로 올라선 픽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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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IGHLIGHT


모니터에 보이는 이미지나 문자를 계속해서 확대하면 사각형 모양의 픽셀을 육안으로 확인할 수 있습니다. 바로 이것이 디지털 이미지의 최소단위인 픽셀입니다. 픽셀이란 ‘그림(picture)’, ‘원소(element)’라는 뜻의 합성어입니다. 주어진 컬러 정보를 비트(bit)화 시켜주는 이미지 데이터의 최소 단위이죠. 그 크기는 아주 작아서 점처럼 보이고, 그 점이 무수히 모여 이미지가 형성됩니다. 이 글에서는 픽셀의 시각적 잠재력에 대해 이야기 합니다.

19세기, 사진이 발명되면서 실재보다 더 실재를 만들어냈고, 영화의 발견으로 움직임을 표현하여 시간의 예술을 만들어냈습니다. 이후 자료를 입력하여 처리하고 그 정보를 저장, 검색하여 결과를 출력하는 컴퓨터가 등장했지요. 컴퓨터는 다양한 장르의 문화를 통합적으로 관리하는 획기적인 기술을 선보였습니다. 이미지, 소리, 움직임 등 모든 멀티미디어는 컴퓨터라는 같은 뿌리의 디지털 데이터가 되었습니다. 이 기술은 예술분야에도 적극적으로 개입하여 정보를 전자로 기록하고 끊임없이 재생산하며 빛과 파장으로 표현하는 시대를 대두시켰습니다. 우리가 보는 디스플레이 속 이미지, 영상은 디지털화된 기계값의 물리적인 표현입니다. 디지털이란 사전적으로 데이터를 수치로 치환하여 처리하거나 숫자로 나타내는 일을 말하는 것이지요.


디지털 이미지가 출력기를 통해 표현될 때 물리적 크기에 있어 기본이 되는 가장 중요한 요소가 바로 이미지를 이루는 픽셀입니다. 픽셀이란 ‘그림(picture)’, ‘원소(element)’라는 뜻의 합성어입니다. 이 픽셀이 바로 디지털 이미지의 최소단위인데 주어진 컬러 정보를 비트(bit)화 시켜주는 이미지 데이터의 최소 단위이기도 합니다. 모니터에 보이는 이미지나 문자를 계속 확대하다 보면 사각형 모양의 픽셀을 육안으로 확인할 수 있습니다. 픽셀의 크기는 아주 작아서 모니터 위의 무수한 점으로 보이기도 합니다. 각각의 픽셀은 모두 색깔을 갖고 있습니다. 바로 이 픽셀의 조합으로 이미지가 형성되는 것이지요. 다양한 색감의 픽셀이 모여 표현될 때 나타나는 시각적 효과는 매우 큽니다. 작은 단위가 개별적으로 품고 있는 색감이 나란히 배열되고 선형적 혹은 비선형적으로 움직이는 모습은 그 화려함과 정밀함으로 눈길을 사로잡습니다. 

 


2022년 9월 1일에 본 밀리언 달러 홈페이지 (www.milliondollarhomepage.com)



2005년, 관심 갖지 않던 픽셀의 잠재성을 세상에 알린 것은 밀리언 달러 홈페이지(The Million Dollar Homepage)입니다. 영국의 알렉스 튜라는 학생이 대학교 학비를 벌기 위해 개설한 웹 사이트입니다. 이 홈페이지는 1000x1000픽셀 그리드로 이루어졌는데 이미지 기반 링크가 10x10블록씩 한 화소당 1달러, 최소 판매가격은 100달러에 판매하는 계획으로 만들어졌습니다. 사람들이 화소를 구매할 때 광고, 로고, 피알 이미지를 제공하고 웹사이트에 하이퍼링크를 걸 수 있었지요. 즉 직접적인 광고를  센스있게 내걸 수 있는 핫한 홈페이지였습니다. 이후 언론, 유명인으로부터 인기를 끌며 언론에까지 보도되었고 반년도 되지 않아 모든 화소가 판매되었습니다. 픽셀 조각들이 모여 화려하고, 재치있고, 독창적이며, 재미있는 이벤트를 만들어낸 최초의 픽셀 이벤트였습니다. 



r/space (reddit), 2017 만우절 이벤트



그 이후 2017년, 소셜 네트워킹 사이트 Reddit에서 만우절 이벤트로 r/space라는 그림판 게시판 기능을 추가했습니다. 들어가면 1000*1000 의 빈 캔버스가 보여지고 하나의 계정당 5~20분 간격으로 16가지 색 중 하나로 1픽셀을 색칠할 수 있었습니다. 처음에는 점들이 무질서하게 분포하더니 누구도 예상하지 못한 최종 이미지가 완성되었지요. 텅 빈 캔버스의 픽셀이 컬러로 채워져 가는 순간을 많은 사람들이 실시간으로 지켜봤습니다. 개별 사용자가 만든 다양한 이미지가 집단에 영향을 미쳐 방대한 온라인 협동 캔버스가 구축된 것입니다. 이 이벤트는 72시간동안 진행되었고, 총 참여자 수는 100만명, 최대 동시접속자수는 10만명에 이르는 하나의 축제의 장이 되었습니다. 

   


PIXEL, 2018, 황규태 (출처: 아라리오 갤러리)



점차 픽셀에 주목하는 작업이 늘어났습니다. 사진작가 황규태는 우연히 브라운관의 표면을 확대경으로 들여다보고 픽셀을 발견했습니다. 그 이후 이미 존재하는 사진 이미지, 모니터 등을 골라 촬영하고 확대하고 시각화하는 작업을 시작했습니다. 처음에는 4x5, 8x10 카메라로 확대하여 촬영했고, 컴퓨터가 보편화된 이후에 마우스로 크롭하고 확대하는 작업을 거듭했고 마음에 드는 색과 모양이 나올 때까지 합성했습니다. 확대를 거듭하고, 색과 모양을 합성하자 그 픽셀들은 최소한의 형태와 색채만 남은 추상 색면이 되었습니다. 기존 형상이 완전히 사라지고 추상화를 떠올리게 하는 이미지만 남는 것이지요. 그의 작업은 눈으로 볼 수 없는 것을 ‘볼 수 있게 하는 일’입니다. 무언가를 새로이 만드는 작업이 아니라 이미 픽셀 속에 있던 것을 선택했다는 점에서 레디메이드인 셈입니다. 



Metapixels, 2020, PROTOROOM



디지털 이미지의 픽셀을 낯설게 건드리는 PROTOROOM(김승범, 후니다킴)의 설치작업입니다. 직접 제작한 “메타픽셀 카메라”는 대상의 이미지를 찍는 일반적인 카메라와 다르게 디지털 수면 아래 숨어 보이지 않는 각각의 픽셀에 메시지를 보냅니다. 카메라 셔터를 누르면 메시지가 전송되고 픽셀의 행위가 시작됩니다. ‘만약 붉다면 강해져라, 흘러내려라, 아니면 흩어져라. 계속’ 메시지는 붉은 컬러의 픽셀들에게 생명력을 부여합니다. 아니, 숨어있던 붉은 픽셀이 수면 위로 떠올라 움직입니다. 카메라는 디지털 이미지와 서로 피드백을 주고받게 되는 것이지요. 메시지를 통해 각각의 픽셀들은 능동적인 행위자(actor)로서 존재하게 됩니다. 생태계의 일부가 된 기술, 확장되는 최신 기술의 경계와 다른 끝에 존재하는 대상인 픽셀에 대해서 다시 바라볼 수 있는 작품입니다. 


조르주 피에르 쇠라(Georges Pierre Seurat), 김환기 작가를 통해 점으로 이루어진 놀라운 마법, 점묘법을 익히 알고 있습니다. 선과 면이 아닌 무수한 점을 찍어서 하나의 그림을 완성한다는 점이 무수히 많은 픽셀로 화면을 구성하는 것과 닮아 있습니다. 픽셀의 기술이 색심(색의 가짓수)의 표현을 넘어서 실재의 재현, 움직이는 영상의 퀄리티, 응답 속도에 이르기까지 기술의 범위와 이슈가 점점 넓어지고 있습니다. 이 작은 픽셀의 연구가 현재의 NFT, 메타버스, 실감콘텐츠까지 연결되어 있으니 그 예술적 잠재력은 감히 상상할 수 없는 경지입니다. 픽셀을 아는 자만이 디지털 시각 세계를 다스릴 수 있습니다. 


all images/words ⓒ the artist(s) and organization(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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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최원정(파라다이스문화재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