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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크라이나를 위해 함께합시다(Zusammen für die Ukraine)’ | ARTLECTURE

“우크라이나를 위해 함께합시다(Zusammen für die Ukraine)’

-우크라이나 기금모금을 위한 야외콘서트 & 그림경매 공연 -

/World Focus/
by 래이 리
“우크라이나를 위해 함께합시다(Zusammen für die Ukraine)’
-우크라이나 기금모금을 위한 야외콘서트 & 그림경매 공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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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IGHLIGHT


‘‘우크라이나를 위해 함께합시다(Zusammen für die Ukraine)’는 공연 당일에 아힘 프라이어재단을 통해 유투브로 라이브스트림으로 공유되었고, 지역주민들에게 특별한 감정을 불러일으켰다. 독일에서 살던 우크라이나 사람들은 전쟁이 터지자마자 각자 할 수 있는 한 자선단체나 구호단체를 만들고 우크라이나 피난민들을 돕고 있었다.




전쟁이 터졌을 때, 내가 가져올 수 있는 건 아무것도 없었어요. 

나를 빛나게 해 준 트로피도, 명예는 우크라이나를 떠나올 때 사라지고 말았어요

나에게 남은 건...  손가락 끝에 있는 음악 뿐이었어요. 

......  

<우크라이나 피아니스트 타티아나 Татьяна Ефимова Tatiana Efimov)의 대화 중




지난 2월 24일에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침공했을 때, 독일 정부는 적극적으로 우크라이나의 피난민들을 받아들였다. 독일 정부는 우크라이나의 피난민들을 60만명 이상 받아들였고, 그들이 독일 사회에 잘 적응할 수 있도록 재빨리 여러 가지 사회 지원 제도를 만들었다. 독일 정부는 우크라이나 피난민들을 난민의 신분이 아니라, 독일에서 학교입학이나 일자리를 찾으려는 이른바 실직자가 학교입학준비자의 신분으로 인정해 준다. 그래서 취업, 입학을 위한 지원을 좀 더 쉽게 받을 수 있다. 우크라이나 신분증으로 독일 대중교통을 무료로 이용할 수 있고, 독일 공영 텔레비전 방송은 우크라이나어로 볼 수 있다. 대부분의 공공사이트는 우크라이나어가 제공되었다. 콘서트를 보러온 독일사람들과 우크라이나 사람들 사이에서도 네트워크가 생겼죠. 우크라이나 사람들이 필요한 도움을 콘서트 자원봉사자나 관객으로 온 주민들이 도와주는 경우도 생겼어요. 독일 정부와 시민들은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으로 민주주의 체계가 흔들리고, 지금까지의 사회시스템과 질서유지가 무너질 수 있겠다는 위기감을 피부로 체감하게 되면서 더 적극적으로 우크라이나에 대한 연대성명서를 발표하고 있었다. 






그런데 러시아가 우크라이나와 유럽연합의 공조체제를 무너뜨리기 위해 독일로 공급하는 가스를 20%를 줄이면서, 독일 전체는 패닉 상태에 빠져들었다. 정부는 한여름부터 겨울 보급량을 위해 가스를 저축해야 하고, 시민들은 올 겨울의 난방비가 기하급수적으로 뛸 것을 한여름부터 걱정해야 하는 상황이 된 것이다. 하지만 대부분의 시민들은 시리아 내전이 터졌을 때의  수동적인 독일의 태도를 반성하고, 이번에는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에 대해 적극적인 지원을 하는 것에 동의를 한다. 또한 대부분의 독일 시민들은 독일 또한 전시 상황이라고 인식하고 있다. 



 

민간 우크라이나 구호단체 ‘라루(LaruHelpsUkraine e.V.) 홈페이지 (https://laruhelpsukraine.com/en/)




전쟁 초기부터 독일에서는 독일시민을 비롯하여 우크라이나 이민자들도 구호활동을 독일 전역에서 펼치고 있는데, 지난 6월 11일에 베를린 리히터펠데 베스트(Lichterfelde West Berlin)지역에 있는 파울리너 플라츠(Pauliner Platz)에서 특별한 콘서트가 열렸다. 이 지역 주민들은 이 파울리너 플라츠에서 우크라이나 참전 가족들과 우크라이나 전쟁군인을 위해 이 콘서트가 개최된 것을 특별하게 생각하고 있었다. 이 조그만 광장에는 1717년부터 1919년까지 프로이센 사관 생도단을 기리는 사관 생도단의 비석이 서 있기 때문이다. 

 

독일은 프로이센 시대에 프리드리히 빌헬름 1세 황제의 명으로 1688년에 사관 생도단을 설립하고 엘리트식 군사교육을 받은 장교들을 적극적으로 배출했다. 1918년에 독일이 세계 1차대전에서 패전하고, 1919년에 프랑스에서 베르사이유 평화협정조약을 맺고, 사관 생도단을 해체해야 했을 때, 황제는 이 사관학교를 기념하기 위해 학교 정문에서 직선으로 뻗은 거리를 ‘카데텐벡(Kadettenweg)’이라고 바꾸고, 중간에 다른 거리와 만나는 곳에 기념패를 세웠다. 이 사관 생도단을 교육하던 왕립 프로이센 생도학교는 1967년까지 운영되었는데, 이 사관학교의 마지막 생존자가 1980년에 5톤이 넘는 돌비석 위에 기념문양을 세웠다. 



베를린 리히터펠데 베스트 기념비 

‘왕립 프로이센 사관생도단(königlich preußische Kadettenkorps) / 사진: Räy Lee



지역에서 이 기념비는 항상 논란의 대상이었다. 세계대전을 주도했던 사람들을 기리는 기념비를 마을 한가운데 세우는 것이 도덕적으로 정당한지 의견이 분분했다. 나쁜 일도 역사의 한 사건으로 기념할 수 있다는 의견과 전쟁을 주도했던 사람들을 추모하는 기념비는 없애야 한다는 의견은 지금까지 팽팽하다. 이런 의미로 오랫동안 이 장소는 외면당했고, 쓰레기더미로 방치되다가 지역주민자치회에서 뜻을 모아 이 장소를 사람들이 앉아서 쉴 수 있는 공간으로 만들었다. 그런 가운데 ‘우크라이나를 위해 함께합시다(Zusammen für die Ukraine)’의 제목으 지난 6월에 있었던 마을협동 기금마련 야외콘서트 및 그림 경매 공연행사는 이 지역 주민에게는 특별한 의미를 주었다. 이 장소의 의미가 자선행사를 통해 확장된 것이다. 침략자의 기념비가 있는 장소에 대한 새로운 기억의 전환점을 일으킨 점이다. 전쟁을 일으킨 사람들을 기념하는 비가 세워진 곳에서, 지금 현재 전쟁으로 고통을 겪고 있는 국민들이 이 행사에 참여함으로써 이 곳은 전쟁의 참혹함을 다시 생각하고, 화해와 평화를 기원하는 곳이 되었다. 



베를린 리히터펠데 베스트 파울리너 플라츠 (Lichterfelde West am Paulinerplatz) / 사진: Räy Lee



이 행사는 에스터 리-프라이어(Esther Lee-Freyer)가 기획했다. 그녀는 독일에서 성악가로 활동하면서 ‘아힘프라이어 쿤스트하우스(Kunsthaus der Achim Freyer Stiftung)’재단의 운영자중 한 명이기도 하다. 에스터 리-프라이어가 자선콘서트에 참여할 뮤지션들을 선발하기 위해서, 우크라이나 민간구호단체 ‘라루(LaruHelpsUkraine e.V.)’는 자신의 네트워크망에서 콘서트에 참여할 뮤지션 선발공고를 하였고, 독일 저녁에 체류하고 있는 전문음악가와 아마추어 음악가들이 화상으로 자신의 소개와 연주를 녹화하여 아힘 프라이어 쿤스트하우스로 보냈다. 선발된 뮤지션은 11살 어린이부터 은퇴한 음악가까지 다양한 연령의 우크라이나인들이 참여하였다. 또한 콘서트 사이에는 이 지역에 살고 있는 예술가들이 기부한 그림을 경매하여 구호 물품을 구매할 수 있는 기금을 마련하고자 했는데, 15점의 그림이 모였다. 모든 것이 쉽게 이루어지지는 않았다. 우크라이나를 돕는다는 취지에 그랜드피아노를 무료로 빌려주려던 독일 유명 피아노회사는 야외공연이라는 소식에 도움을 취소하기도 했다. 에스터 리-프라이어는 이 행사의 목적을 3가지로 두었다: 첫째 타국에 체류하는 우크라이나 피난민들에게 동기부여를 주고, 둘째 라이브 스트림을 통해 우크라이나 군인들에게 가족의 안부를 전하는 것이었고, 셋째로 지역예술가들과 우크라이나 예술가들의 협업으로 지역 주민들에게 자발적인 참여를 이끌어 내는 것이었다. 그녀 스스로 사회 환원 활동에 관심을 두고 있었기 때문에, 주위 사람들과 함께 이 계획을 실현하고자 했고, 그리고 참여자 모두 100% 재능기부로 이루어진 이 계획은 성공적으로 이루어졌다.  



에스터 리-프라이어(Esther Lee-Freyer) /

사진: Micahel Homa / AFS 제공



이 행사의 조직과 운영에는 5개의 단체가 자발적으로 참여하였다. ‘아힘프라이어 쿤스트하우스(Kunsthaus der Achim Freyer Stiftung/대표: Achim Freyer)’’재단, ‘아힘프라이어 재단 후원회(AFS Freundeskreis/대표: Rüdiger von Treskow), 민간 우크라이나 구호단체 ‘라루(LaruHelpsUkraine e.V./대표 Liubov Talibova)’, 이 지역의 ‘파울리너 플라츠 지역주민자치회(Nachbarschaftsinitiative Paulinenplatz/대표: Elisabeth & Michael Schroeren)’, 라이온스 클럽(Lions Club/대표: Erberhard Kipshgen)이다. 




에버하르트 킵스하겐 라이온스클럽 회장 // 엘리자베스 슈뢰렌 파울리너플라츠 지역주민자치회 대표 // 뤼디거 폰 트레스코브 아힘프라이어 재단 후원회 대표


마쿠스 호프 & 캔드라 호프 야외콘서트 & 그림경매 사회자  // 카타리나 바움가르텐 & 리우보브 탈리보바 ‘라루’ 우크라이나 민간구호단체 운영팀

사진: Michael Homa / 사진제공 AFS (Achim Freyer Stiftung)




 ‘‘우크라이나를 위해 함께합시다(Zusammen für die Ukraine)’는 공연 당일에 아힘 프라이어재단을 통해 유투브로 라이브스트림으로 공유되었고, 지역주민들에게 특별한 감정을 불러일으켰다. 독일에서 살던 우크라이나 사람들은 전쟁이 터지자마자 각자 할 수 있는 한 자선단체나 구호단체를 만들고 우크라이나 피난민들을 돕고 있었다. 피난민의 대부분은 노약자, 미성년자, 여성, 전쟁에 참여할 수 없는 남성들이었다. 대부분의 독일 시민들은 방송에 나오는 우크라이나를 돕자는 자선기금을 모으는 광고에 상당한 심리적 피로감을 느끼고 있었다. 미디어에서 매일같이 접하는 전쟁 소식은 피부에 와 닿지 않았고, 그들을 도와야 한다는 도덕적 윤리적 강압의 심리적 부담이 커져가고 있었다. 오히려 독일시민들은 전쟁으로 인한 물가상승으로 ‘스태그플레이션(저조한 경제 성장과 물가상승)’의 공포에 빠지고 있는 상태였다. 이런 상황에서 우크라이나 피난민들이 행사의 주체였던 이 야외콘서트와 그림경매 공연행사 ‘우크라이나를 위해 함께합시다(Zusammen für die Ukraine)’는 피부로 체감할 수 있는 기회가 된 것이다. 



행사를 라이브스트림으로 유투브에 송출하고 있는 영상팀 (렉사 A. 토마스 영상감독) / 

사진: Michael Homa / 사진제공: AFS 



전쟁을 겪고 있는 전쟁 피난민들과 예술을 공유하는 3시간의 시간은 특별한 체화 경험의 순간이 되었다. 누구도 전쟁의 고통을 언급 하지 않았다. 하지만 독일주민 앞에서 아름다운 음악을 연주하는 저들의 가족 중 누군가는 공연하는 순간에도 목숨을 담보로 전쟁터에서 싸우고 있다는 것을 모두가 알고 있었다. 따뜻하고 평온한 주말 오후의 날씨, 모두가 잘  아는 클래식 음악과 팝음악을 연주하는 뮤지션들의 평화로운 미소, 전쟁터에서 싸우고 있는 아버지를 두고 피난 온 고등학생의 18번째 생일이 우연히도 공연 당일날이었다는 것은 전쟁의 비극을 더 대비적으로 생생하게 경험하게 한 것이다. 감정적인 순간은 우크라이나 참여자들도 마찬가지였다. 공연복이 없어 폴로티와 청바지를 입고 연주하는 뮤지션, 16년간 음악을 공부하고 18년간 피아노 반주자로 일한 우크라이나 여인에게 남은 건 긴 세월 동안 손가락에 익힌 음악의 선율밖에 없었다. 수많은 콩쿨 트로피와 직업의 자부심은 모두 고향에 두고 와야만 했다. 


 

피아니스트 Татьяна Ефимова Tatiana Efimova / 사진제공: AFS

사진설명 위: 우크라이나 활동 사진 / 아래: 베를린 공연 사진


팝싱어 아나스타지아 룹트소바(Анастасия Рубцова anastasiia Rubtsova) / 사진제공: AFS

사진설명 위: 우크라이나 활동 사진 / 아래: 베를린 공연사진



이날 야외콘서트와 그림 경매는 이 지역에 주민의 가족 마쿠스 호프(Markus Hoff)와 14살의 학생 켄드라 호프(Kendra Hoff)의 사회로 진행되었다. 우크라이나 뮤지션은 연주뿐만 아니라 경매에 나온 그림을 소개하는 사람으로 등장해 행사의 친밀도를 높이고자 했다. 덕분에 그림들은 완판되어 약 8000유로를 모을 수 있었다. 지역 예술가들의 기부와 우크라이나 뮤지션의 재능기부로 모금된 이 금액은 민간 우크라이나 구호단체 ‘라루(LaruHelpsUkraine e.V.)’가 독일에서 필요한 물품 구입과 운송료로 사용하였다. 그리고 이 특별한 야외콘서트 & 그림 경매 행사는 올 가을에 독일 마이닝엔 오페라 하우스(Staattheater Meinigen)에서 특별행사로 행사로 기획되어 마이닝엔 지역 아티스트들과 기금마련을 진행할 예정이다. 




<그림 경매 장면 / 사진: Michael Homa / 사진제공: AFS>



아래는 이 행사준비를 맡았던 프로젝트 매니저 니콜 슈미츠(Nicole Schmitz)와의 인터뷰 내용중 일부이다. 


...

니콜: 이 모든 게 어떻게 시작 되었는지 정확하게 설명할 길은 없지만, 이 행사의 아이디어와 기획은 에스터가 먼저 생각한 아이디어였어요. 에스터가 우크라이나사람들과 네트워크가 있었고, 그리고 여기에 파울리너 플라츠 주민자치회가 있었어요. 거기가 원래 쓰레기 더미였는데, 2년간에 걸쳐 주민들이 자체적으로 기금을 모아서 올 3월에 새로 단장했어요. 거기 서 있는 기념비는 1,2차 대전때 전쟁에 참전했던 침략자들과 죽은 사람들을 기리는 것인데, 지금까지 계속 논쟁이 있었어요. 과거의 역사라고 해도 부정적인 유물을 보전하는 게 맞는가 하는 거였어요. 에스터와 주민자치회의 대표와 얘기를 하다가 새로 단장한 그 장소에서 콘서트와 그림경매 이벤트를 열자고 결정된 것 같아요.  



<행사준비 첫모임 / 사진제공: AFS>



아이디어가 결정되고 나서부터는 주민자치회에서는 야외행사를 위한 장소이용 신청을 했고, 에스터는 행사 참여자와 그림을 모았고, 독일에서 일하고 있는 벨라루스출신 성악가  카타리나 바움가르텐이 행사기금을 우크라이나에 직접 전달할 수 있게 자신이 자원봉사로 활동하고 있는 우크라이나 민간단체인 라루를 연결해 주었어요. 라루단체는 전쟁이 일어난 다음날에 바로 민간구호단체로 만들고 지금까지 할 수 있는 모든 종류의 구호작업을 하고 있어요. 이 단체 멤버는 대부분 베를린에 살고 있는 우크라이나인들이 결성되었는데, 이들은 구호물자가 우크라이나 시민들의 손에까지 직접 전달해주었어요. 중간에 사라지는 구호물품들이 많기 때문에, 라루가 함께 하는 건 큰 도움이 되었어요. 많은 구호물품들이 독일에서 우크라이나로 이동되면서 국경근처에는 대놓고 큰 트럭들을 강탈하는 일들이 많았어요. 그래서 눈치빠르고 현지사정을 잘 아는 사람들의 도움이 필요했는데, 라루가 적격이었죠. 



3시간동안 진행된 ‘우크라이나를 위해 함께합시다(Zusammen für die Ukraine)’ /

사진: Michael Homa / 사진제공: AFS 



그리고 현장에서도 많은 주민들이 도움을 주었어요. 행사장 근처에 사는 주민들은 자신의 마당을 오픈시키고, 행사에 필요한 물건들이나 전기, 인터넷을 사용할 수 있게 해 주었죠. 아힘 프라이어 재단은 행사에 필요한 음료수를 기부했죠. 차들이 다니는 거리는 통제할 수 없었기 때문에, 행사 내내 주민들이 번갈아가며 안전요원 역할을 했어요. 이 기부금모금 행사는 3시간이나 걸렸는데, 놀랍게도 모든 관객들이 처음부터 끝까지 머물렀어요. 더 놀라운 건, 이 모든 준비를 일주일 만에 끝내야 했다는 거죠. 독일에서는 보통 행사준비를 이렇게 짧게 하지 않거든요. 저는 행사준비 경험이 정말 많거든요, 그런데 자원봉사자들이 궂은 일을 마다하지 않고 기꺼이 일한 건 정말 특별했더요. 주말 아침 7시에 나와서 행사장 설치를 해야 한다고 했을 때, 모든 사람들이 기꺼이 나와서 도와주었거든요. 모든 사람들이 이렇게 적극적인 태토를 보인 건 정말 뜻밖이었어요. 



공연장소 파울리너 플라츠 / 사진제공 : AFS 


행사 피날레 ‘우크라이나를 위해 함께합시다(Zusammen für die Ukraine)’ /

사진: Michael Homa / 사진제공: AFS




질문: 이 행사가 끝나고 나서 새롭게 생긴 변화는 무엇이 있을까요? 


우크라이나 전쟁이 더 현실적으로 다가왔다는 점요.. 제가 살고 있는 지역에도 주민자치회가 있고, 우크라이나 전쟁이 터졌을 때, 많은 일을 도왔어요. 저는 자원봉사활동을 많이 하고 있지만, 이번 경우처럼 우크라이나 사람들과 직접 안면을 튼 건 처음이에요. 그래서 우크라이나 전쟁도 더 현실적으로 다가와요. 그 곳에 있던 사람들을 제가 알게 된 거잖아요. 더 이상 피상적인 전쟁이 아닌거죠. 한번 더 얘기하지만, 제가 행사를 준비하면서 만난 우크라이나 사람들은 자신들의 고통과 괴로움에 대해서 일언반구도 하지 않았어요. 우리도 그들도, 전쟁으로 고통당하고 전쟁에 나간 가족 걱정을 하고 힘들게 지낸다는 걸 압니다. 하지만 힘들다고 말해봐야 아무런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우리 모두 아는 겁니다. 아마도 우크라이나 피난민들에게 집을 제공하고 도움을 준 사람들도 이런 감정이지 않을까 싶어요. 



‘우크라이나를 위해 함께합시다(Zusammen für die Ukraine)’ 행사에 참여하는 주민관객들 /

사진: Micahel Homa / 사진제공: AFS



질문: 공연하면서 기억에 남는 일이 있나요? 


행사에 참여했던 우크라이나 피난민들은... 모두 그냥 우리와 다를 바 없는 시민들었어요. 전쟁이 터지고 독일로 피난와서 자신의 의지와 상관없이 그냥 주는 대로 기회가 생기는대로 거주지를 정하고, 먹고 살기 위해서 돈을 벌고 일을 하기 위해 매일 치열하게 사는 사람들인데, 일주일간 연습하러 온 우크라이나인들에게선 그런 삶의 고통이 느껴지지 않았어요. 어느 날인가, 연습하러 온 피아니스트가 저를 보더니 포옹하면서 반갑게 인사하는 거에요. .. 뭐랄까.. 가슴이 뜨거워지는 순간이었어요. 이런 감정은 평생 처음 느끼는 것이었어요. 보통은 제가 만났던 난민이나 피난민들은 항상 어느 정도 거리를 두고 대하는 걸 느꼈는데, 우크라이나 난민들이 들어왔을 때는 달랐어요. 모르겠어요. 독일과 우크라이나가 지리적으로 가까이 있어서 제가 그렇게 느끼는 건지도 몰라요. 아니면 이번 행사에 참여하는 사람들이 모두 예술가여서 모두 뜨거운 가슴을 가지고 있는지도 모르지요. 그뿐만 아니라 여기 파울리너 플라츠 주민자치회도 제가 기대했던 것 보다 더 적극적으로 많은 부분에 있어 행사를 도와주었어요. 행사를 준비하는 우리 모두가 서로에게 애정을 가지고 있었고, 뜨거운 감정이 치솟는 걸 느끼고 있었어요. 

 


아힘 프라이어 재단에서 행사참여자에게 감사장을 전달했다. / 사진: Michael Homa / 사진제공: AFS


모금액이 적힌 수표를 들고 기념사진을 찍은 행사참여자들 / 사진제공 AFS



이런 격정은 어디에서도 경험할 수 없었던 것이었어요. 아마도 이 행사에 참여한 우크라이나 예술가들이 모두 전쟁 피난민이라는 사실과 그들이 겪고 있는 운명이 어쩌면 내가 겪을 수도 있다는 생각 때문일수도 있겠죠. 매일마다 미디어를 통해서 키에프, 오데싸, 차코브에서 일어나는 전쟁의 참상을 방송으로 보고 있어요. 끔찍한 장면들이에요. 그들도 우리처럼 평범하게 살던 사람들인데, 전쟁으로 아무것도 정리하지 못하고 독일로 피난온 사람들이에요. 그런데 그들에게서 비참한 슬픔의 에너지가 느껴지지 않았어요. 행사 내내 사람들 눈에는 눈물이 맺혀 있었어요. 아무도 얘기하지 않았지만, 먹먹한 감정이 모든 사람들의 가슴에 자리잡고 있었어요. 그래서 그런지 행사기금도 생각지도 않게 많이 모을 수 있었습니다. 앞서 말한 것처럼 이 돈은 구호단체 라루에게 넘겼고, 라루는 모든 기금의 집행을 투명하게 처리하고 공개할 예정입니다. 



구호기금으로 마련된 물품을 우크라이나로 운반하는 증명사진 / 사진제공 AFS

*우크라이나 국경에서는 강도와 약탈이 빈번하기 때문에 기록사진을 남기는 것이 중요하다.


구호물품이 우크라이나 시민에게 전달되는 순간을 기록하고 있다 / 사진제공: AFS 



*운반 자원봉사자는 우크라이나 아내를 둔 러시아인으로, 목숨을 걸고 구호활동을 한다..

우크라이나 민간단체 라루의 대표 리우보브 탈리보바도 우크라이나 남편을 둔 러시아인이다.



라이브스트림 기록영상: https://www.youtube.com/watch?v=FockUvGg6WA

티저영상 




‘우크라이나를 위해 함께합시다(Zusammen für die Ukraine)’ 참여자들:

아티스트: 

Thérèse Marie Berger l Hans Dierks l Achim Freyer l Svetlana Grecova l Heike Manleitner l Christine Pöttker l Susanne Tischewski l Rita Ziegler MUSIKER Дирда Андрій l Голубова Анастасія l Katharina Baumgarten, Кардаш Карина l Наталія Куприненко l Татьяна Ефимова l Анастасия Рубцова l Оксана Шевчук l Юлія Любачевська l Esther Lee l Савонюк Ганна l Jeffrey. Jr Ching l Оксана Зубрицька l Олексій Чупіков


지역 주민 자원봉사단: 

Marina Baidus l Lutz Bogmann l Andion Ferandez l Familie Friedrich l Friedrich Grotjahn, Kendra & Birte & Markus Hoff l Michael Homa l Teresa Katzky l Eberhard Kipshagen l Familie Kottmann l Stefan Krauss l Willi Kruthoff l Tom Langlotz l Esther Lee l Barbara Petri l Viktoria Rad l Katrin Richter l Nicole Schmidt, Elisabeth & Michael Schroeren l Liubov Talibova l Martin Tillenberg l Susanne Trautsch l Rüdiger von Treskow, Anja & Ralf Weiss l Stephanie Wilhelms TECHNIK Nicolas Liebau l Lexa A. Thomas l Uwe Ziegenhagen 


지역후원단체: 

ALNATURA an der S-Bahn Lichterfelde-west l BLUMEN am S-Banhhof licherfelde- west l Buchhandlung, Bodenbender l CAFÈ FUCHS CURTIS l EDEKA l FRAU LÜSKE l IL GRANO l KRISTALL 2 RESTAURANT l OSCHE RESTAURANT MACEDONIA l RESTAURANT ZEUS l 

in Schweizer Viertel ; DM l BIO MARKT l CHI DANG BLUMANN l REWE l TABAK & PRESSE SHOP l CAFÉ ENJOY NEIPE l HOT GRILL



all images/words ⓒ the artist(s) and organization(s)

☆Donation: https://www.paypal.com/paypalme/artlecture

글_래이 리(Räy Lee)_연출가, 시노그래퍼, 공연단체 ’벨린 바이프로덕트Berlin Byproduct’ 예술감독, 독어권 공연창작연구소 ‘벨린수’ 대표. 한국과 독일에서 다양한 공연장르-연극·오페라·무용·음악극·다원예술-에서 컨템퍼러리 공연 창작과 연출 활동 중이다. 한독 공연 교류를 인정받아 DAAD상을 수상했고, 베를린 공연단체 오퍼디나모베스트( 2005~2015) 창단 멤버, 공연작품집 『Stadt als Bühne도시무대』 출간했다. (독일출판사 Hatje Cantz, 201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