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통적이지만 현대적인 현의 소리, 리마이더스

한국 전통음악의 전통적인 음악어법을 통해 이 시대에 부합하는 전통음악을 추구하는 노름마치예술단이 신진국악인들을 발굴하는, 국내 최대의 전통음악 등용문이라 불리는 ‘청춘열전 출사표’에서 은상을 수상(2020)하며 데뷔한 리마이더스가 지난 4월 정규앨범을 발매했다. 

사진 출처 = 보그 코리아

리마이더스는 즉흥 음악을 기반으로 새로운 음색이나 주법을 개발하여 창작을 실행해 나가는 신진 국악팀이다. 가야금 연주자 박지현과 거문고 연주자 김민영으로 구성되었는데, 두 연주자는 전통음악을 오래, 깊이 공부하였으며 그들은 그들의 음악을 ‘시나위’의 계보를 잇는 것이라 표현하였다. 여기서 ‘시나위’란, 우리 전통음악에서 즉흥성을 가진 가장 대표적인 음악으로, 미국의 재즈음악과 비슷하게 여겨지는, 예술가의 기량이 매우 중요한 음악이다. 한편, 리마이더스(ReMidas)라는 팀명은 대중들에게 전통을 상기시켜 주겠다는 의미인 ‘리마인더(Reminder)’와 창작자의 의미를 담기 위한 ‘마이더스(Midas)의 손’이라는 말을 가져와 합쳐 만들어졌다.

리마이더스의 두 연주자는 즉흥음악을 기반으로 연주자 중심의 새로운 창작 음악을 만든다. 이들이 즉흥음악을 기반으로 창작하는 뛰어난 기량이 한몫을 하는데, 먼저 거문고 연주자 김민영은 여러 예술가들과 즉흥음악을 연주, 공부해왔으며 3중주곡 ‘광야’를 작곡하고 연주하며 창작자의 면모를 발휘하였다. 또한 가야금 연주자 박지현은 일전에도 소개한 적 있는 가야금 앙상블 헤이스트링(HeyString)을 통해 직접 공연을 기획, 창작, 연주하며 기반을 다졌고, 여러 연주와 수상 경력을 통해 실력을 인정받았다.

[청춘열전 출사표] 리마이더스–상승 (ReMidas - Rise)

위 영상은 리마이더스가 처음으로 창작한 ‘상승’이다. 리마이더스에 따르면 ‘상승’은 삶 가운데서 마주하는 정체기, 그리고 경험과 노력을 통해 이루어내는 성장에 대한 염원을 담은 곡이다. ‘시나위’의 계보를 잇는 정신을 지닌 그룹답게 솔로로 연주하거나, 물고 나오거나, 동시에 연주한다. 고루하다는 편견이 여전히 존재하는 전통음악이, 고작 가야금과 거문고 이 두 악기만으로 낼 수 있는 소리인가 의심이 들 정도로 역동적이다. 마치 거대한 독수리 한 마리가 철새 떼를 몰고 있는 느낌을 받는다. 

영상을 통해 알 수 있듯, 이 그룹의 음악이 특별한 이유는 관악기의 추가 편성 없이 현악기로만 구성되어 연주를 한다는 점이다. 보통 관악기의 선율이나 창자의 목소리가 음악의 주인공 즉 주선율을 맡는 경우가 많으며, 현악기는 종종 그들의 사이를 메꾸는 역할을 맡는다. 그러나 리마이더스는 두 명의 연주자가 5분에서 10분가량의 음악의 주체가 되어 가야금과 거문고를 연주한다. 연주자가 두 명이라고 해서 음악에 빈틈이 느껴지지 않는다. 그것이 이들의 음악을 더욱 특별하게 만든다.

전통음악을 기반으로 새로운 음악을 창작해내는 신진 국악팀 리마이더스. 그 누구보다 스스로를 채찍질하여 음악을 만들어내는 리마이더스의 음악적 성취와 꿈의 실현을 글로 나마 응원하며 소개 글을 마친다. 더불어 이들의 존재감이 보다 드러나는, 개인적으로 이들의 음악 중 가장 좋아하는 곡인 ‘The Whip’의 영상을 남긴다.

[정동마루 시리즈 청춘만발] 리마이더스 ReMidas – The Whi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