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이 위에 원을 하나 그려보자. 그 위로 손을 떼지 않고 반복해서 원을 그려보면, 처음과 마지막을 구별할 수 있을까? 언뜻 같은 자리를 맴도는 것 같지만, 선은 겹쳐지며 쌓이고, 점점 더 깊어져 간다.
매일 같은 하루를 보내고, 같은 길을 걷고, 같은 행위를 반복하는 순간들. 우리는 때때로 그것이 무의미하다고 느낄지 모른다. 하지만 멈춰 있는 것처럼 보이는 그 순간들 속에서도 시간은 흐르고, 쌓이며, 흔적을 남긴다. 《무수히 반짝이고, 부서지는》은 보이지 않는 시간의 축적과, 반복 속에서 만들어지는 의미에 대한 이야기다.
평면에서 원은 단순한 동그라미지만, 입체에서는 구가 되고, 원기둥이 되며, 때로는 나선형으로 이어진다. 무수히 쌓인 원들은 서로 얽히고, 반짝이다가도 사라지며, 형태를 바꾼다. 겹겹이 쌓인 시간과 기억은 결국 깊이가 되고, 무의미해 보였던 행위들은 쌓여 우리만의 고유한 흔적이 된다.
이 공간 속에서 당신의 시간과 기억은 어떻게 쌓여왔는가?
흐르는 시간 속에서 쌓이고 변화하는 순간들을 함께 떠올려 보길 바란다.
- 작가노트 中
☆Donatio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