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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랑의 달>, 나의 전부였던 너 | ARTLECTURE

<유랑의 달>, 나의 전부였던 너


/Art & Preview/
by 유수미

<유랑의 달>, 나의 전부였던 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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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 오는 어느 저녁, 상처로 가득한 열 살 소녀 사라사는 공원에서 우산을 내밀어 준 대학생 후미를 따라간다. 행복했던 순간은 머지않아 지나가 버리고, 세상은 사라사와 후미에게 각각 유괴된 아이와 유괴범이라는 낙인을 찍는다. 시간이 흐르고 재회한 둘은 우리가 생각하는 사랑의 모습과는 다소 다르지만 서로의 손을 잡고 함께하는 삶을 만들어 나간다. 세상은 이들을 안타깝게 바라보고 비난하기도 하지만, 세상의 시선에 굴복하지 않고 사랑을 키워나가는 모습은 밝게 떠 있는 달처럼 가장 빛나는 사랑의 형태라고 해도 과언이 아닐 듯하다. 다소 어두운 소재를 다루는 작품임에도 불구하고, 서로에게 버팀목이 되어주며 결핍을 채워가는 모습은 관객들로 하여금 진한 여운을 남긴다.



<아지트> / 수미

 

내가 있을 곳은 어디에도 없었다

그 누구도 나를 반겨주지 않았고

언제나 외톨이로 지내왔으니까

 

그때, 너를 만났다

따뜻하고 듬직한 손길이

내 손에 닿은 순간

몸속에 온기가 퍼지는 듯했다

 

너가 속한 모든 곳은

나의 아지트였고

너의 손길이 닿은 모든 것은

나를 미소 짓게 하는 것들이었다

 

하지만 세상은 의심에 익숙해져 버린 나머지

너와 나를 편견 어린 시선으로 바라보았다

 

유일한 아지트라고 생각했던 공간은

발을 들일 수 없는 공간으로 탈바꿈했고

유일한 사람이라고 생각했던 너는

절대 만나면 안 되는 사람으로 치부되었다

 

울고 싶었고

서러웠고

외로웠다

 

아침에 눈을 뜨면 너가 생각났고

다른 사람과 있어도 너가 생각났고

뭘 하든 너라는 존재는 내 곁을 맴돌았다

 

그래서 너를 다시 찾아갔다

세상이 뭐라고 이야기하든

너는 내 전부나 다름없으니까

 

다시 만난 어느 밤

우리는 하얀 달을 바라보며 약속했다

서로가 보고 싶어질 때면 저 달을 바라보자고

같은 곳을 보고 있는 것 자체가

함께 있다는 증거이기도 하니까

 

그렇게 서로를 잊지 말자고

천상의 약속을 하며

손을 마주 잡았다

 

그때 그 아지트는

나를 미소 짓게 했던 것들은

이젠 볼 수 없을지 몰라도

 

내 마음속에는

너와 함께한 기억들이 있다

그 추억들을 마음속 아지트에

언제까지나 보관하고 싶다

 

작가의 말: 무엇이라고 확정 짓기 어려운 관계지만, 두 사람은 서로에게 아지트 같은 존재가 아니었을까. 서로가 있어야 비로소 안정이 된다면 그것이야말로 운명이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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