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글에서는 일상에서 음악을 찾아내는 작가를 살펴보도록 하자. 프랑스 현대 미술가 Céleste Boursier-Mougenot는 자연과 일상에서 온 소리를 조각과 결합한 설치 작품을 선보인다.
오늘날의 우리는 넘쳐나는 미디어 콘텐츠에 둘러싸여 있다. 길거리, 대중교통, 산, 지하 등 그 어디에서든지 음악을 듣고 영상을 볼 수 있다. 길 위의 사람들은 두 귀에 이어폰을 끼우고 목적지를 향해 걸어간다. 기술의 발달과 미디어 콘텐츠의 다양화로 인해 우리 주변에는 항상 영상과 음악이 넘쳐난다. 우리는 지루할 새 없이 언제나 무언가를 보고 듣는다. 특히나 음악은 더더욱 언제 어디서나 즐길 수 있는 것이 되었다. 그러나 이 손쉬운 즐거움은 바람 소리, 새소리, 낙엽 밟는 소리 등 일상의 작은 소리를 놓치게 만든다.
이번 글에서는 일상에서 음악을 찾아내는 작가를 살펴보도록 하자. 프랑스 현대 미술가 Céleste Boursier-Mougenot는 자연과 일상에서 온 소리를 조각과 결합한 설치 작품을 선보인다. 1961년에 프랑스 니스에서 태어난 Céleste Boursier Mougenot는 작곡가이자 조형 예술가로서 오랫동안 활동해왔다. 프랑스 남부의 작은 베니스로 불리는 도시 Sète에서 창작활동을 이어오고 있다. Céleste는 1985부터 1994년까지 작가이자 감독인 Pascal Rambert의 회사 Side One Posthume Théatre의 작곡가로 활동 후 그는 작품을 제작할 때 항상 음악적인 부분을 고려하면서 작업을 하였다.
TransHumUs
그는 2015년 프랑스 파리의 Palais de Tokyo에서 전시하고 같은 해 제56회 베니스 비엔날레에서 프랑스를 대표한 작가로 선정되어 ‘rêvolutions(혁명)’이란 주제로 프랑스관에서 작품을 선보였다. 그는 놀라움을 만들어 내는 것을 좋아한다고 한 인터뷰에서 이야기한 것과 같이 이 비엔날레 전시 또한 관객들에게 놀라움을 선사하고 있다. 전시의 주제 rêvolutions은 합성어이다. 프랑스어로 혁명의 정확한 스펠링은 révolution이다. 그는 동사 꿈꾸다 rêver의 앞 두 알파벳과 복수형 s를 붙여 rêvolutions을 만들어 혁명의 또 다른 형태를 꿈꾸는 것, 많은 이들이 꿈꾸는 것을 이야기하고 있다. 혁명을 통해 자유와 평등을 획득한 나라답게 너무나도 프랑스적인 단어를 사용하여 전시 주제로 사용하였다.
TransHumUs, Venice Biennale, 2015
베니스 비엔날레의 프랑스관에 설치된 그의 작업은 5m 높이의 대형 소나무 3그루가 뿌리째 놓여 있고 이 나무들은 눈에 보이는 속도로 스스로 전시장 내부를 옮겨 다닌다. 나무는 자연을 나타냄과 동시에 삶, 일상의 상징이며, 살아 있는 나무의 삶은 순환하며, 인간의 순환 더 나아가 자연의 순환으로 확장할 수 있다. 또한, 움직이는 나무들은 기술을 더욱 분명 하게 관객의 눈앞에서 움직이고 있다 잘 들어보면 이 기계들의 소리가 하나의 오케스트라처럼 연주하고 있다. 이 나무들의 움직임 또한 무작위로 이루어지는 것이 아니라 나무에 연결된 감각 센서를 통해 나무가 태양에 반응하는 신호를 움직임으로 나타내었다. 그는 모터를 단 나무 삼림확장의 가능성을 전시를 통해 실험해보고자 하였다. 나무가 움직이면서 공간 전체에 울리는 소리 또한 나무에서 나온 신호를 전기적 소리로 변환하여 내뿜는 것이다. 기술과 결합한 자연이 만들어내는 움직임과 소리가 나무의 살아있음을 관객의 눈앞에 분명하게 보여주고 있다. 이것은 생물의 물질대사를 기술적, 예술적으로 구현한 것이다. 또한, 이 작품은 Céleste 혼자만의 힘으로 제작된 것이 아니라 생물학자, 로봇학자와 같은 다양한 분야의 전문가들과 함께 협업하여 완성되었다. 작품의 제작 과정부터 구현된 모습까지 전부 순환과 삶의 흐름과 연관되어 있다는 점이 흥미롭다. 물론 기술이 결합하거나 규모가 큰 작품들은 대부분 협업을 통해 제작된다. 그러나 이 협업의 과정 또한 작품의 의도와 잘 맞물려 드러나는 경우는 드물다. 이 거대한 모터 달린 나무의 움직임들은 살아있음을 증명함과 동시에 관람객들에게 인간과 자연에 대해 혹은 서로 주고받는 관계에 대한 사고의 경험을 제공한다.
Clinamen
Céleste의 작업 중에서 소리와 가장 잘 결합한 작품은 Clinamen 라고 말 할 수 있다. 그의 대표작 중의 하나이며, 일상의 소음을 작품화시켰다. 작품의 구성은 간단하다. 물 위에 하얀 도자기 그릇들이 서로 부딪치며 땡그랑 소리를 내는 것이 전부다. 이 작품은 1997년 그가 포틀랜드에서 수영장과 홍수에서 영감을 받아 시작한 작업이다. 처음의 시도는 어린이용 고무 수영장이었고, 그는 이 작업을 Clinamen 이라고 불렀다. 이 작업에서 작품의 제목이 중요하다고 말하고 있다. 그는 Clinamen 의 개념이 에피쿠로스로부터 기인했다는 것에 놀라웠다고 한다. 이 단어는 고대 자연철학의 용어로 기울어져 비껴감 혹은 벗어남을 뜻하며 고대 철학자 루크레티우스가 허공 속에서 원자들의 운동을 통해 새로운 세계가 만들어진다는 원리를 설명하기 위해 도입한 개념이다. Céleste는 이 개념을 시각과 청각을 이용하여 재현하였다. 그는 조각과 음악 사이에 긴밀한 상관관계가 존재한다고 생각한다. 연주하는 사람들을 볼 때 꽃이 만개하는 듯한 느낌을 받는다고 한다. 이러한 인상은 그에게 매우 강렬하게 남아 있으며, 행위로 인해 소리가 나는 일련의 과정들은 항상 시각적인 이미지와 함께 존재한다. Clinamen 또한 물 위에 떠다니는 그릇들이 충돌하는 시각적 이미지와 그로 인해 발생하는 소리 청각적 요소가 어우러져 그가 말한 사건과 함께하는 소리에 집중하게 된다. 이 작업은 꽤 섬세한 작업이다. 작가가 원하는 소리를 만들기 위해 물의 온도까지 신경 써서 제작하였기 때문이다. 또한, 원자들은 하나의 작은 곡선으로 이루어져 있기에 볼의 형태 또한 원형으로 선택되었다. 이 그릇들은 물 위에서 흐름에 따라 운동하는데 물의 중앙에서는 직선으로 움직이고, 오른쪽과 왼쪽으로 흐르는 움직임은 다시 곡선이 된다. 이 움직임 또한 그에겐 다양한 변주의 한 장면으로 흥미롭게 인식하였다. Céleste는 작업 Clinamen을 완성하기 위해 여러 차례 실험을 계속했다. 그가 원하는 소리를 만들어 찾을 때까지 물의 온도까지 변화시키면서 정밀하게 그 소리와 움직임을 조절하였다.
Clinamen, National Gallery Victoria de Melbourne, 2013
From Here to Ear
전자 기타의 쟁쟁거리는 소리와 새들의 지저귐이 공간 밖으로 삐져나온다. 일정한 음률이 흘러나오는 것이 아닌 불규칙한 소리가 공간 밖으로 삐져나온다. 전자기타는 누워있고, 천장에는 새집이 매달려 있으며, 바닥에는 모랫길과 풀 그리고 새 모이가 놓여있다. 새들은 공간을 이리저리 가로지르며 기타 줄을 튕겨 음악을 만들어내고 있다. 작가는 어렸을 때 녹음기로 모든 소음을 기록하였다고 이야기한다. 그때부터 그는 자연과 도시에서 발생하는 소리에 큰 관심을 기울여 왔다. 그리고 그 소음들 속에서 음악성을 발견해왔다. 그는 작업이 스스로 소리를 내도록 상황 혹은 사건을 연출한다. 녹음된 음악을 틀거나 지시에 의해 소리를 만들지 않는다. 작가 스스로 원하는 소리가 나올 때까지 상황을 연출할 뿐이다. From Here to Ear의 첫 번째 버전은 1999년 뉴욕의 Contemporary Art Center에서 전시하였다. 이후 형태의 변화를 주며 여러 버전의 작품을 전시하였다. 작품은 하나의 공연이 되며, 전시 때마다 다른 음악을 들려주게 된다. 전시공간에서 이루어지는 여러 반응 관객과 새들 간의 혹은 새의 움직임으로 생겨난 음악에 의해 상호 작용을 하며 하나의 음악을 창조한다. 상황에 의해 우발적으로 발생하는 소리 들을 허용하는 것은 존 케이지의 4분 33초의 퍼포먼스와 같은 맥락에서 해석할 수 있다. 4분 33초 동안 아무 연주 없이 주변의 소음을 작품으로 끌어들여 하나의 음악을 만들어 낸 것과 같이 Céleste의 작업 또한 연주 할 수 있는 퍼포머들(새)을 상황 안에 놓아둠으로 발생하는 우연적인 소리를 작품화시킨 것이다. 사건과 소리는 언제나 함께한다. 또한, 그것은 ‘살아있음'과도 연결된다. 연출된 상황 속에서 발생하는 우연의 소리 그것들은 모두 음악이 되고, 일상에서 발생하는 소음 또한 음악이 된다. Céleste는 생활 속 모든 사건 속에서 음악적 요소를 찾아내고 그것들을 시각화하여 보여주는 실험을 계속해서 하는 것이다. 그의 작업을 통해서 우리는 일상의 소리를 되돌아보고 그 속에서 음악을 발견하는 예술적 경험을 체험할 수 있다.
From Here to Ear v.19, musée des beaux-arts Montréal, 20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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