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니스의 옷만드는 예술가 포르투니

글. 홍성연

화가, 판화가, 사진작가, 무대 디자이너, 수집가, 인테리어와 오브제 디자이너, 발명가 등... 다양한 직업을 가진 마리아노 포르투니(Mariano Fortuny)는 혁명적인 인물이였습니다. 포르투니는 화가 마리아노 포르투니 이 마르살(Mariano Fortuny y Marsal)의 아들이며 할아버지도 화가였기에 자연스럽게 화가로서 예술 생활을 시작했습니다. 오늘날 베네치아의 미술관에는 마리아노 포르투니의 그림 약 150점이 포함되어 있으며, 이는 그의 예술가로서의 다양한 시도를 보여줍니다. Mariano Fortuny의 작품특징은 다양한 문화와 장소의 스타일이 한데 어우러져있는 독특한 조합을 추구한다는 것입니다. 특히 이러한 조합은 그가 디자인한 포르투니램프는 전기램프로 그가 받은 동양적 영감을 여실히 보여주는 작품입니다. 그는 또한 음악, 연극, 오페라에도 관심이 많았으며, 그의 석사학위로 1904년 무대미술 프로젝트 논문 ‘Eclairage Scenique’로 포르투니 돔(Fortuny Dome)을 발명 했습니다. 이는 간접 조명 시스템으로 이전에는 없었던 조명 효과를 구현할 수 있게 하였고, 이 기술은 이후 AEG가 인수하여 추가적인 개발이 이루어져 무대 제작부분에서 활용됩니다. 포르투니는 1901년에 처음으로 이 간접 연극 조명 시스템에 대한 특허를 신청했고 1902년에는 연극 분야 연구를 계속하고 포르투니 돔을 완성하기 위해 파리로 이주했습니다. 이시기에 포르투니는 프랑스에서 그의 아내이자 뮤즈인 헨리에트 니그린(Henriette Nigri)만났을 것으로 추정합니다.

왼쪽부터] 포르투니의 그림, 포르투니 램프, 포르투니가 개발한 포류니 돔

그는 모든 예술가는 그 모든 것이 될 수 있고, 그래서 디자인에 경계가 없어야 한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런 그를 가리키는 다른 유명한 키워드는 베니스, 천연염색, 실크직물, 주름입니다. 패션디자인 분야에서 성공한 그는 옷이 예술 형식이라고 믿었습니다. 그는 직물을 주름잡을 수 있는 기계를 발명하고, 그의 드레스는 모두 손으로 염색하고 만들었습니다. 그래서 그의 옷들은 모두 미묘한 차이가 있었습니다. 당시의 유행하던 크리놀린이나 코르셋은 건강과 미적 이유로 반대하는 여론이 형성되면서 여성복에는 변화가 일어나고 있었습니다. 포르투니는 당시 유행하던 스타일 라인에 반기를 들었던 디자이너 중 한명입니다. 그는 1906년부터 드레스와 직물 디자인 작업을 판매하기 시작했으며, 처음에는 베니스의 Palazzo Orfei에 작은 매장과 작업장을 열었고 나중에는 런던, 파리, 뉴욕에 매장을 열었습니다. 그는 드레스의 모양, 색상, 질감의 단순하고 불필요한 디테일이 없는 것이 특징인 델포스 드레스를 만들어냈습니다. 1907년에 출시된 델포스는 길고 짧은 소매의 가운이 느슨한 주름으로 걸려 있는 델포이 전차병(기원전 475~470년)의 잘 알려진 청동에서 이름을 따왔습니다. 그 형태는 6세기의 고대 고려 조각품에서 발견되는 의상과 비슷합니다. 고대 로마와 그리스에서 영감을 얻은 몸에 밀착되어 여성 몸의 자연스러운 곡선과 모양을 강조하는 입기 편안한 드레스를 만들었습니다. 델포스 드레스는 형태가 자유롭고 정교하여 코르셋 없이도 아래에 있는 여성의 아름다움을 드러낼 수 있어 집에서 입기 위한 캐주얼한 옷으로 의도되었지만, 포르투니의 미학을 사랑하는 여성들의 지지를 받으며 여성 패션의 해방을 상징했습니다.

이러한 스타일을 만드는데는 숙련된 재송사인 그의 아내 헨리에트의 도움이 있었습니다. 그 둘은 이후 1934년까지 그들은 델포스(Delphos)드레스와 직물에 인쇄하는 새로운 방법을 포함하여 20개 이상의 특허를 파리에 제출했습니다. 1909년 특허에서 '고전 가운에서 파생된 일종의 의류이지만, 그 디자인은 너무나 모양이 있고 배열되어 있어서 쉽고 편안하게 입고 조절할 수 있습니다(a type of garment derived from the classical robe, but its design is so shaped and arranged that it can be worn and adjusted with ease and comfort)‘라고 설명되어 있습니다. 이렇게 미세하게 주름진 실크로 만들어져 통풍이 잘되며 여성이 가볍게 착용할 수 있는 드레스입니다. 일부 드레스에는 실크 끈에 무라노에서 생산된 수제 유리 구슬로 고정되어 있습니다. 이는 유리구슬이 무게를 실어 드레스의 모양을 유지하고 몸 위로 흘러내리게 하기 위함입니다.

이것들은 또한 실용적인 목적을 달성하여 실크의 극도로 가벼운 무게를 누르고 드레스의 특정 부분을 제자리에 고정하는 데 도움이 되었습니다. 아무도 그의 미세한 주름을 재현할 수 없었고 , 그의 드레스처럼 수년 동안 모양을 유지한 사람도 없습니다.

왼쪽부터] 델포스 드레스의 디테일, 목, 실루엣, 그리스 청동상 / 드레스 끝의 유리구슬

그의 작품의 소재 개발에도 적극적으로 예술가적 면모를 보여주었습니다. 그는 고대 방법을 사용하여 직물에 사용할 염료와 안료를 직접 제조했습니다. 그는 이러한 염료로 벨벳과 실크에 인쇄를 시작했고, 자신이 발명한 프레스를 사용하여 패턴을 새긴 나무 블록으로 염색했습니다. 그는 주로 이국적인 문화권의 오래된 장식적인 문양을 가져와 매우 "현대적인" 장식 스타일로 재해석해 직물에 인쇄한 후 원래의 수공예품을 모방하고 재창조했습니다. 그의 주요 활동무대인 베니스는 서양 문화와 동양 문화가 만나는 국제 도시였습니다. ​​이러한 배경 때문에 그는 고대 그리스와 이탈리아 르네상스 의상에서 일본 실크, 북아프리카와 중동의 자수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배경과 시대의 직물을 접합니다. 따라서 그는 이에 영감을 받아 다양한 직물에 인쇄를 실험했으며 단순한 대각선 줄무늬 면 천에서 틴, 태피터, 실크 거즈 및 벨벳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직물을 개발합니다. 그는 이 소재들을 가지고 델포스 드레스 위에 입을 호화로운 망토 및 크노소스 숄이나 또는 인쇄된 실크나 벨벳으로 만든 재킷, 튜닉이나 케이프를 디자인하였습니다. 이러한 개인의 독특한 소재를 개발하기 위한 인쇄시스템을 위해 그는 역사적 참고 자료를 사용했습니다. 그는 사진을 이용하여 직물 디자이너로서의 작업을 위해 자료를 수집했습니다. 그는 전문 사진작가가 아니였지만, 그럼에도 자신의 가족, 친구등 주변 인물들에서부터 여행이미지들과 베니스의 구석의 이미지들을 남겼습니다. 결국 그의 작업들은 높은 퀄리티의 작업물들은 그에게 사진가라는 명칭을 더해주었습니다.

왼쪽부터] 1935년 Mariano Fortuny가 Fortuny 의류를 입고 그린 Henriette Fortuny

/ 델포스 드레스위에 실크가운 / Fortuny의 벨벳 / 델포스 드레스와 다양한 스타일의 겉옷들

그밖에도 포르투니 의상을 전시하기에 적합한 환경을 재현하기 위해, 포르투니가 자신의 작품을 보여준 것과 같은 20세기 초의 재봉사 인형이 사용하고, 드레스의 주름을 유지하기위해 모자상자와 같은 드레스상자를 이용하는 등 창의적인 행보를 이어갔습니다. 이처럼 다양한 시도를 통하여 그들은 우리 주변의 현실을 개선하고 풍요롭게 하는 데 필요한 삶의 궁극적 목표를 전달하며 예술가로써의 소명을 전달했습니다. 지금도 베니스에는 포르투니의 작품들은 그가 사용하던 아틀리에를 뮤지엄으로 바꾸어 그의 작품들을 전시하고 있습니다. 포르투니 박물관에는 옷, 직물, 시험 인쇄, 소재 및 장식용 옷 컬렉션 등 포르투니의 뛰어난 작품들로 구성됩니다. 그는 베니스와 전 세계에 전례 없는 창의적인 유산을 물려주었으며, 이세이 미야케, 요지 야마모토 등 현대의 디자이너들에게까지 영감을 주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