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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ear Earth' 예술은 지구를 구할 수 있을까. | ARTLECTURE

'Dear Earth' 예술은 지구를 구할 수 있을까.

-'친애하는 지구에게: 위기의 시대, 예술과 희망' (Dear Earth: Art and Hope in a Time of Crisis)-

/World Focus/
by 아치
'Dear Earth' 예술은 지구를 구할 수 있을까.
-'친애하는 지구에게: 위기의 시대, 예술과 희망' (Dear Earth: Art and Hope in a Time of Crisi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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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IGHLIGHT


지금, 런던 헤이워드 갤러리에서 '친애하는 지구에게: 위기의 시대, 예술과 희망' (Dear Earth: Art and Hope in a Time of Crisis)이라는 환경 주제 전시가 진행중이다.

지금, 런던 헤이워드 갤러리에서 '친애하는 지구에게: 위기의 시대, 예술과 희망' (Dear Earth: Art and Hope in a Time of Crisis)이라는 환경 주제 전시가 진행중이다. 아티스트 Otobong Nkanga의 '돌봄은 저항의 한 형태' 라는 말에서 영감을 받았다고 알려진 이 전시는, 전 세계에서 15명의 예술가와 그 작업을 초대하여 생태계와 생태계의 상호의존성, 인간과 자연의 정서적 연결을 탐구한다. 전시를 보다 보면 지난 몇 년간 런던에서 있었던 수 많은 환경 관련 전시를 떠올리지 않을 수 없다. 서펜타인 갤러리의 Back to Earth (2022), 바비칸 아트센터의 Our Time on Earth (2022), 테이트의 A Clearning in the Forest (2022), 캠든 아트센터의 The Botanical Mind (2020), 로열 아카데미의 Eco Visionaries (2019) 와 그 외 모르고 지나쳤을 수 많은 전시가 작금의 환경 문제를 전면에 내세우며 등장했었다. 한국에서는 부산현대미술관의 2021년 전시, 지속가능한 미술관: 미술과 환경 (2021)이 기억난다. 미술 전시의 엄청난 탄소배출 이슈를 직, 간접적으로 다뤘다는 점에서 인상깊었던 전시였다. 

 

다만, 이들 전시는 대체로 비슷한 언어를 구사한다는 공통점이 있는데, '환경 문제에 응답하여' '환경 문제에 대한 공감대 형성' '미래 세대에 대한 대안의 제시' '희망의 발견' 등 긍정적이지만 애매모호한 말을 전시 서문에서 자주 찾아볼 수 있다. Dear Earth의 전시 큐레이터이자 헤이워드의 수석 큐레이터인 레이첼 토머스(Rachel Thomas)의 말을 인용하자면 아래와 같다. 

 

"Dear Earth는 주요 환경 문제와 우리와의 관계를 성찰하고, 재설정할 수 있는 설득력 있는 방법을 제공하고자 합니다. 우리 시대의 주요 문제 중 하나인 환경 문제에 대해 다양한 레벨에서 관심을 끌 수 있도록 기획했으며, 우리 시대의 가장 압도적인 주제인 환경 문제에 대해, 절망이 아닌, 적극적이며 상상력을 발휘할 수 있는 방식으로 영감, 희망, 회복력을 키우고자 하는 전시입니다."  

 


Installation view of Jenny Kendler, Dear Earth: Art and Hope in a time of Crisis. Photo: Mark Blower. Courtesey the Hayward Gallery



사실 미술계에서 환경에 대한 논의는 오래전부터 있었다. 1960년대 현대 환경 운동이 급격하게 팽창하며 70년대를 전후로 하여 환경문제에 대한 논의가 활발하게 이루어졌다. 그렇다면 60-70년대 예술신의 환경에 대한 논의와, 지금 나타나는 환경에 대한 전시들은 무엇이 다르며 어떤 점이 차별화되었냐고 질문하면 대답하기가 쉽지 않다. 다만 지금의 환경 문제가 이전의 어떤 예술과도 다른 점은, 이 문제가 지금 우리의 삶에 전방위적인 영향을 미치고 있으며, 여기에 대응하기 위해 즉각적인 조치가 필요하다는 점일 것이다. 현재 환경 문제의 심각성을 고려할 때, 지금은 행동을 위한 공동의 노력이 필요한 때이다. 예술과 행동을 결합하고, 관객을 적극적으로 참여하게 만드는 것이 현재 (적어도 이 문제에 있어서는) 예술의 역할이 아닐까 생각해본다. 


 

Lea Bridge Library Pavillion 2022, Photo copyright Jim Stephenson 2022



그런 의미에서, 요즘 내가 더 관심을 가지는 부분은 갤러리의 환경 관련 전시보다 참여형 예술을 하는 아티스트 그룹이나 디자인, 건축회사들이다. 많이 알려졌지만 2015년 터너프라이즈 우승자인 아티스트 컬렉티브 어셈블(ASSEMBLE)은 철거 쓰레기같은 재료를 재활용하고, 버려진 주유소, 고속도로 밑의 조각땅 같은 버려진 공간을 이용한 지역 재생 프로젝트와 커뮤니티 아트 프로젝트로 주목을 받았고, 현재에도 여전히 흥미로운 프로젝트들을 진행중이다. 런던 베이스 건축회사인 스튜디오 위브(Studio WEAVE)는 커뮤니티와의 긴밀한 소통을 기반으로 한 디자인으로 유명하다. 리 브리지 도서관 파빌리온 (Lea Bridge Library Pavillion, 2022)는 기존 도서관에 까페와 커뮤니티 공간을 더하고, 도서관 정원 공간을 더 잘 활용하기 위한 통로를 디자인한 소규모 건축 프로젝트이다. 이들은 건설 과정에서 탄소배출량을 줄이기 위해 런던시가 관리하는 공원과 도로에서 잘려져나간 나무들을 사용해 건설 목재와 가구들을 제작했으며, 완공 후 권위있는 건축상인 리바 내셔널 어워드 (RIBA National Award winner 2023)를 받았다.

 

갤러리 벽을 뛰어넘어 직접 사회와 소통하는 프로젝트들이 더 소중하게 다가오는 때가 있다. 환경 관련한 어떤 전통적 갤러리 전시보다, 지역 사회에서 가능한 영역을 개척해나가는 예술계의 행동주의자, 건축가, 엔지니어, 디자이너와 행정가들이 이뤄나가는 것들에 좀 더 주목하게 되는 요즘이다. 


all images/words ⓒ the artist(s) and organization(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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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아치_전시 기획도 하고, 작업도 하고, 밭도 갑니다. 공간에 관심이 많으며, 현재 런던에 거주하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