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거로 가는 미래 여행 (Travel to Past in the Future)
"우리는 여전히 여전히 삶의 질을 유지할 수 있습니다. 모든 국가가 초국가적인 미래지향적인 행동을 한다면 지구도 범균형적인 사회가 되는 기회가 올 것입니다.“

ä(애) ö(외) ü(위)는 독일어임을 가장 잘 나타내 주는 모음들이다. 이 발음들은 a,o,u와 i어느 사이에서 나와야 해서 애매모호하고 까다로운 소리를 내야 한다. 콜렉티브팀 äöü(애외위)와 김정선(Jung Sun Kim)은 우리사회의 애매모호한 틈새를 비집고 파헤치는 작업을 한다. 2022년 12월에 올린 퍼포먼스는 ‚미래비전‘에 관한 것이었다.
äöü(애외위)은 퍼포먼스 듀오 콜렉티브팀이다. 재미있게도 이 팀이 결성된 장소는 달리는 기차안이었다고 한다. 장소와 장소를 잇는 것은 사회공동체의 다양한 이슈에 접근한다는 의미도 된다. 듀오팀 멤버인 Pätriciä Bechtöld와 Jöhännes Kärl는 2018년 독일 중부 도시Gießen과 Böchüm 를 잇는 열차 안에서 창단하였다. 예술의 다양한 양식을 수용하여 ‘연극, 퍼포먼스, 설치예술‘를 포괄적으로 이용한다. 다양한 언어들과, 예술, 일상의 경험과 다양한 이론에서 받은 영향을 콜라쥐하고 애니메이션화하여 새로운 이야기형식과 공간성을 찾는다.

이들과 깊은 협업 파트너인 김정선(Jung Sun Kim)은 독일과 한국에서 작업하는 공연아티스트이다. 그녀는 안무가적 관점에서 다양한 장르의 아티스트들과 작업한다. 춤과 무용의 구조를 깨고 다양한 작업형태를 실험하지만, 어디까지나 그녀의 작업적 기반은 안무에 바탕을 두고 있는 것이다. 무엇보다 신체의 물리적 성질과 모든 자각사이에서 일어나는 진정한 움직임과 상호작용‘에 지대한 관심을 가지고 있다. 그리고 내재되어 있는 신체의 잠재력을 관찰하는 것에 관심있다.

세 명의 협업자들은 퍼포먼스 ‚ONCE UPON A TIME THERE WAS A FUTURE’ 옛날 옛적 미래에서는)‘ 제목으로 지난 2022.12.10일, 뒤셀도르프 FFT에서 공연을 보였다. 이들은 지난 2년간 집중적으로 50, 60년대 미래비전을 나타낸 자료들을 방대하게 조사하면서 밀레니엄시대 이후를 어떻게 가정했는지 탐구하였다.

공연 시작 전, 세 명의 퍼포머(Pätriciä Bechtöld, Jöhännes Kärl, 김정선)는 미래여행가이드로 등장하여 관객들을 퍼포먼스 장소로 안내한다. 공연장 내부와 외부에서 일어나는 퍼포먼스를 통해 관객들은 과거 50,60년대에서 앞으로 올 (지금은, 이미 지나간 밀레니엄의) 미래를 어떻게 추측했는 지 경험하고, 21세기의 미래는 어떤 모습을 갖출 지 생각하는 시간을 가졌다.
퍼포먼스 장소 내부에는 시대가 지나간 TV 몇 대, 슈퍼 8 영상기, 카세트 레코더등이 설치되어 있고, 여러가지 영상, 녹음파일, 밀레니엄시대를 예상하는 미래만화, 다큐멘터리등 풍부한 자료를 볼 수 있었다. 반짝이는 은색 옷을 입은 퍼포머가 화면에 등장하기도 하고, 비키니 형태의 미래의상을 입은 여성들, 세계 최초의 달 우주여행 등 이제는 과거가 되어버린 당시의 미래를 상상하는 영상들이 돌아간다.
관객들은 자유롭게 공연장 내부를 돌아다니며, 50, 60년대에 인류가 어떻게 미래를 탐구했는지 듣고 보고 생각한다. 이 미래들은 미래이지만, 지금 현재의 과거가 되어버린 미래인 것이다. 관객들은 시간의 흐름을 거슬러 올라가며, 과거와 현재 미래의 의미를 재정립한다. 미래는 현재의 미래일 것이고, 현재는 미래의 과거라면, 과거는 현재의 미래였던 것이다.
미래의상을 입고, 머리가 이상한 화초로 변하거나 외계행성에서 입을 것만 같은 유니폼으로 사람을 안내하고, 고릴라 인간으로 분하는 변화무쌍한 퍼포머의 가이드를 따라오던 관객들은 마지막에 스스로 미래의 자신에게 엽서를 쓴다. 아마도 그 엽서를 받은 관객들은 며칠 뒤에 날라오는 엽서를 보며 자신의 과거가 보낸 메시지를 받고 놀랄지도 모른다.


ONCE UPON A TIME THERE WAS A FUTURE는 2년간의 많은 리서치와 자료조사에서 나온 방대한 정보를 조리있게 잘 전달하였다. 특히나 시간의 흐름의 거스르는 과거의 미래를 들여다 보는 것이 현대인들에게 왜 중요한 지 섬세하고 똑똑하게 표현하여 현지언론의 극찬을 받았다.
이 공연은 50년대와 60년대 인류가 꿈꾸었던 미래비전에 살고 있는 우리가 과거로 여행하여 우리의 미래를 상상했던 우리의 과거를 체험하는 퍼포먼스이다. 과거에서 경험한 미래여행을 통해 어쩌면 우리는 미래를 꿈꾸지 않는 게 나을지도 모르겠고, 현실에 충실하는 것이 미래를 긍정적으로 창조하는 것이라고 깨달아야 할지도 모른다.

세 명의 퍼포머 - Pätriciä Bechtöld & Jöhännes Kärl (äöü) / 김정선(Jung Sun Kim)은 관객들에게 가까이 다가가지만, 그들이 불편하지 않게 친근한 거리를 유지한다. 그리고 담담하게 말한다:
"우리는 여전히 여전히 삶의 질을 유지할 수 있습니다. 모든 국가가 초국가적인 미래지향적인 행동을 한다면 지구도 균형적인 사회가 되는 기회가 올 것 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