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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언제나 베이스를 본다 I Always Look at a Base | ARTLECTURE
  • 나는 언제나 베이스를 본다 I Always Look at a Bas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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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ACTORY 2(팩토리 투)의 2018년 두 번째 전시 <I Always Look at a Base>는 일본의 아티스트이자 가구 디자이너인 마키시 나미와 회화 작가인 김수영이 함께 한다.

 

마키시 나미는 2009년 갤러리 팩토리에서 첫 전시를 가진 이후 이번이 네 번째다. 2009년 <Lauan Shelves: Poetics in the Ordinary>으로 현재 팩토리의 대표 에디션 작업인 라왕 셸브 시리즈의 시작과 함께, 2012년에는 마키시 나미가 운영하는 Luftworks의 동료 디자이너인 사토코 다케시마(Satoko Takeshima)와의 2인전 <Luft Exhibition2012>, 그리고 2016년 라왕 셸브 시리즈의 일환으로 <Interval> 전을 가졌다. 라왕이라는 소재로 대표되어 온 마키시 나미의 작업 영역은 토야마의 디앤디파트먼트 총괄 공간디자이너이자 가구 뿐만 아니라 그릇을 비롯한 다양한 생활용품까지, 우리의 일상생활과 관련된 것 중 반드시 필요한 것 모두에 이른다.

 

이번 <I Always Look at a Base> 전시는 기존의 작업들이 선반, 책장 등에 집중되었던 것과 다르게, ‘베이스(base)’라고 통칭되는 다양한 기능의 가구를 선보인다. ‘101a base 1’, ‘101a base 2’ 등으로 이름 붙여진 ‘베이스 시리즈’ 네 점의 작업은 언뜻 보기에 각각이 스툴, 탁자, 책상, 그리고 선반처럼 보이지만, 마키시 나미는 각 작업에 ‘A base for flowers(꽃을 위한 베이스)’, ‘A base for sculptur(조각을 위한 베이스)’, ‘A base for books(책을 위한 베이스)’, ‘A base for stones(돌을 위한 베이스)’라는 부제를 달아 두었다. 이전의 작업이 ‘라왕 셸브 시리즈’라고 칭하며 라왕이 가진 소재의 아름다움과 속성에 집중했다면, 이번 작업은 아마도 가구 혹은 우리 일상을 채우는 소품의 기본적인 기능과 공간 속에서의 역할에 집중하는 것은 아닌가 짐작해볼 만하다. 평소 마키시 나미가 실제 일상의 공간에서도 꼭 필요한 것만 잘 정리해놓고 생활한다는 점에서 이번 꽃, 조각, 책, 그리고 돌이 작가의, 그리고 더 나아가 우리의 일상에 어떤 정물(still life)로 또 하나의 풍경을 만들지 기대되는 지점이다.

 

김수영 작가는 건물 파사드의 반복되는 요소들을 ‘공간각(space perception)’으로서 구축한 작업을 해왔다. 이러한 작업은 2013년의 <Invention> 시리즈를 통해 작업이 이루어진 공간에서 반복과 변주가 주된 요소였던 점을 염두에 두었던 것에서 출발한다. 우연히도 바흐의 변주곡(Invention)이 하나의 주제가 선율, 리듬, 화성에서 다양하게 변주를 일으키는 것처럼 (애초 작업 의도의 출발점은 아니었으나) 김수영 작가의 작업은 작품의 제목에서도, 또한 그 구성과 내용에서도 바로크 음악의 절제되지만 무한하게 뻗어나가는 변주를 연상시킨다. 이번 팩토리 투에서 선보이는 두 점의 회화 작업은 푸가(fugue), 그중에서도 바흐의 <Art of the Fugue>에서 영감을 받았다고 작가는 설명한다. 모듈과 변형이 푸가 안에서 이루지는 것을 보면서, 김수영 작가는 악보(평면)이 소리(파동)로, 그 소리가 공간에 퍼지는 동안 “비가 사선으로 떨어지는 느낌”을 받았다고 하는데, 이는 비라는 물질성과 떨어지는 청각적 감각과 반복되지만 저마다 다른 사선의 시각적 어울림이 무한한 상상을 일으킨다. 하나의 모듈이 마치 세포분열을 일으키는 듯한 이번 작업은 캔버스 위의 질감으로 더욱 현란하게 변화해 관람자에게 즉각적이지는 않지만 반복해서 작업을 집중해 볼 수밖에 없는, ‘신경’의 예민한 결들을 하나하나 끄집어내지 않을까 한다.

 

“오늘은 어제와 다르다.
어제와 오늘은 같지 않다.
오늘이 어제와 같을 수 없다.
어제의 오늘은 반복이 아니다.
오늘은 어제의 반복일 뿐이다.
어제와 오늘은 연장선에 있다. 
오늘은 어제의 또 다른 연장선이다.
어제와 오늘은 다르지 않다.

 

빛과 그림자를 머금은 면면의 조형 효과는 불특정적인 주제부를 재현한다.
서사가 사라지고 형식만 있는 주제부를 비논리적으로 반복한다.
주제부의 외형적 확장은 밝고 어두움을 망각하고 회화적 평면성을 가진다.

 

현실의 도시풍경을 외적 데생으로 표현하면서, 동시에 내적 데생을 바랬을지 모른다. 그리고 그 사실은 지금도 유효하다. 단지 약간의 변동이 있다면 서사 대신 불특정적인 주제부가 그 자리를 대신한다는 것이다. 나는 이를 표현하기 위해서 관찰의 대상을 외적 데생보단 내적 데생에 비중을 두고 있다.” 

 

- 김수영 작가노트 중 

 

<I Always Look at a Base>에서 마키시 나미의 가구는 마치 회화 속 하나의 정물화의 요소 하나하나들이 저마다의 최소의 단위, 혹은 가장 기본이 되는, 혹은 다른 것을 돋보이게 하기 위한 보조 장치로서 역할 하는 한편, 김수영 작가는 회화라는 예술의 매우 기본적인 물질성과 평면성을 놓치 않으면서 그 속의 다양한 요소들을 음악, 그중에서도 규율과 모방의 반복의 기본 단위가 되는 것에서 확장하는 푸가를 통해 시각과 공간에 간섭하는 방식으로 설치될 예정이다. 이처럼 서로 다른 두 작가의 작업이 하나의 공간에서 어떻게 서로의 베이스(base)가 될 지도 기대되는 전시이다.

 

글. 이경희

  Accepted  2018-03-31 11: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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