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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통을 품다 강용면 전 | ARTLECTUR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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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연의 응고, 아원고택에서의 큰 화해(和解)’

 

최병식/미술평론가, 경희대 교수

 

철학은 그의 위대한 전통을 거부함으로써 그 전통에 충실하게 된다고 말한다.

하버마스(Jurgen Habermas, 1929- )의 말이지만 일반적으로 전통에 대한 예술의 자세를 논하는 말이자, 작가 강용면의 저변을 함축하는 한마디이다.

실제 강용면이 자주 쓰는 문구는 옛것을 통해 새 것을 안다(溫故而知新)”는 공자의 말이다. 깊은 갈래는 다르겠으나 두 뜻이 그리 다르지 않다고 생각된다. 청년기부터 20여 년간 그의 작업은 소재, 색채, 사상 등에서 전통을 기반으로 하는 재해석, 기록, 웅변의 과정이 있었다. 미니멀리즘과 민중미술의 여러 형식들이 명멸하는 과정에서도 그의 작업은 언제나 독자적이었고, 신선한 전복이 있었다. 강용면스럽게 재해석된 원색조의 작업이나 대규모의 군집 물체들은 작업량과 절대성에서도 자신의 개성적 방식과 세계관을 견지하였다.

 

초기 그의 전통에 대한 애착과 담론의 시작은 1980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오방색과 불교소재, 십이지, 무신자료 등을 많이 사용하였고, 목각작업에 몰입하면서 양자가 일체화된 다양한 작업을 선보인다. 그 중 역사원년시리즈는 대표적인 경향으로서 강렬한 원색조 컬러에 무신개념의 아우라를 내뿜는 등 독자성으로 주목을 받기 시작했다. 당시 그의 작업은 내용적 근간이 전통이라고 한다면 목각은 형식적 이었다. 두 가지의 관점은 때로는 평행선으로, 때로는 복합적으로 전개된다.

 

한편 최근 10여 년간 그의 작업은 초기의 전통, 역사 등에 대한 관심들과 방법적 범위에서 새로운 시도로 폭을 넓혀나간다. 시대적 이슈와 문제, 사회적 담론과 정의 등은 최근 그가 갖는 또 다른 주제들이다. 작업형식 또한 목각을 넘어서 다양한 형태의 자유로운 기법을 실험하고 도전한다. 형식의 일탈, 독자적 기법이 제기되면서 2010산수도〉〈낮춤등 추상성이 짙은 작업들이 등장하며 이후응고와 같은 작업으로 변모를 시도한다. 거대한 덩어리, 드리핑 방식으로 행위 된 작업들은 과거 전통 시리즈와 더불어 영역과 형태의 확장이라는 새로운 국면을 맞게 된다.

 

250년 시간을 머금은 아원고택전시는 특별한 의미와 형식이 있다. 무엇보다도 강용면이 오랫동안 품어왔던 전통에 대한 재해석으로부터 비롯된 최근 작업들과, 역사와 시대적 문제의식을 담는 작품들이 한옥고택, 자연과 조화를 이루기 때문이다.

태조로는 그의 온고이지신의 생각과 비판적 사고가 가장 잘 반영된 작품이다. 전주의 한옥마을을 세로로 직렬하여 배치한 기법도 흥미롭지만 상징적인 태조로의 획일적인 도로와 황색차선은 즉물적인 형태로 응축하여 풀어낸 한옥의 현실과 도시정책, 전통과 현대가 충돌하고 있는 현실적인 과제를 말하고 있다.

 

대작현기증은 최근 몇 차례에 걸쳐 발표되고 있다. 서사시 같은 작업형태로서 1만 명이 넘는 사람들의 초상을 집합한다. 물론 이러한 집합은 한 개인 강용면이 맺어온 인연의 표상들이지만 수많은 미니어처로 밀집된 초상의 실현으로 보다 현실감 있는 사실적이고 즉물적인 현실감을 연출한다. 다의적인 해석이 가능하겠지만 작업노트에서 그는 위인, 민초, 민심 등으로 이어지는 역사의 파노라마와 웅변하는 현실을 언급하였다.

 

역사 속 위인들, 불의에 항거한 민초들, 근현대사 인물에 촛불을 들고 나선 지금의 국민들까지 더해 오늘날 민심을 전하고 싶어서다.”

 

현기증은 이번 전시에서 목각으로 된 인체 조각들이 동시에 디스플레이 되면서 그 의미는 더욱 강조되었다. 대조적인 모습, 개별적 존재의 인식, 개인과 대중, 대중과 개별자들의 참 존재, 가족 등에 대한 성찰이 오버랩된다. 기법적으로는 상당히 섬세한 사실성으로 아우라를 형성한다. 과정은 스컬피 모형으로 레진 케스팅을 거치지만 여전히 초기부터 심취해온 목각에서 다져진 세부적인 리얼리티가 녹아있다.

 

강용면의 사실성은 환영적 상징이나 기호화되는 등의 작업방식과는 다르다. 보다 즉물적이고, 직접적이며, 대중 누구나 그의 메시지를 체험할 수 있다.또는조왕으로 불리우는 작업은 그가 발표해온 가장 즉물적인 주제이다. 이 작업은 1998년 시작하여 4-5가지 버전으로 제작되었다. 기층민, 서민들의 가장 절대적인 밥, 밥이 갖는 신성함과, 가치, 의무, 권리 등이 함축되었으며, 가장 쉽고 직접적인 방식으로 웅변하는 퍼포먼스이다. 2005년 국회 앞에 설치된 작업에서 더욱 큰 의미를 지니지만 다양한 컬러와 화려한 형태로 변화하면서도 그 본질은 변함이 없다. 그의 즉물적 방식은 아버지에서도 대두병을 통해 약주를 즐겨하셨던 아버지의 추억, 사랑, 연민 등의 복합적인 모습을 단적으로 말해준다.

 

4월의 눈물〉〈응고로 나타나는 최근 작업들은 이미 2018년 개인전에서도 독특한 가능성을 보여주었으나 이번 작업에서는 더욱 충만 된 심연의 응고가 집적되어있다. 굳이 두 작품을 구분할 필요는 없다.

세월호사건의 울분과 안타까움, 절규, 계층 간의 갈등, 아우성, 진보와 보수의 진영논리, 지배와 피지배, 정의와 불의를 말하는 강용면의 비판적 사고는 강도있는 현실 참여적 입장이다. 쌓였던 발언은 수많은 터치를 통해 분출되었으며, 역동적 덩어리로 우뚝 선다. 작가로서의 삶이 갖는 철저한 고독과 비탄, 극복, 창조의 길 또한 복합적으로 웅변하고 있다. 형태는 꿈틀거리는 심장, 생명력과 같은 비정형이다.

 

문제가 있는 곳에 예술이 있다.

당신이 처한 곤경은 예술적 창의의 원천입니다.”

 

쉬빙(徐冰)의 말이지만 강용면 역시 시대의 아픔을 지나치기 보다는 창의의 원천으로 생각하고 보다 적극적인 발언을 쉬지 않고 있다.4월의 눈물〉〈응고작업과정에서는 폴리 카보네이트를 활용한 가마작업과 젤 형태의 재료화를 무수히 실험하면서 시도하였다. 특히 응고는 최근 작업을 대표하면서 한 차원 다른 에너지를 보여준다. 이번 아원고택전은 전혀 맞닿지 않을 듯한 세상의 함성과 대자연, 그리고 한옥이 손을 맞잡은 형국이다. 응고의 한옥과 자연사이, 물위의 배치는 파격적 조우와 긴장이 있으며, ‘큰 화해(和解)’가 있다.

  Accepted  2019-07-10 21: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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