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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cansorial | ARTLECTURE
  • Scansoria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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옥상과 바다 사이에서

 

Scansorial〉은 이준지 작가의 첫 프로젝트로, Unoccupied GAPS라는 공간의 성격과 밀접하게 연결되어 시작된 프로젝트다. 우리는 감정이라는 비물질적 구조를 어떻게 전시라는 형식 안에 담아낼 수 있을지에 대해 오래 대화했고, 이번 전시는 그 대화의 하나의 응답이자 실험이다.


‘Scansorial’이라는 제목은 원래 수직 구조물을 타고 오르는 동물의 습성을 뜻하지만, 작가에게는 그것이 일종의 존재 방식이기도 했다. 끊임없이 위를 향해 나아가는 감각, 혹은 그렇게 움직이지 않으면 무너질 것 같은 내면의 긴장이 작업의 출발점이 되었다.


이번 전시는 도시라는 물리적 환경 속에서 우리가 감지하게 되는 정서적 압력, 불안, 생존의 조건 같은 감각들을 공간 구조로 치환하려는 시도를 담고 있다. 예컨대, 전시장 입구의 검은 선은 단순한 시각 요소가 아니라숨쉴 수 있는 높이를 상징하며, 전시장 전체를 하나의 임계 지대처럼 설정한다. 관객은 아래로 진입하면서도 끊임없이 위쪽으로 당기는 감각과 마주하게 되고, 그것은 단순한 신체 경험이 아니라 정신적 수행의 과정처럼 다가온다.


Scansorial〉은 복잡한 구조와 장치들로 이루져있지만, 그것이 전하고자 하는 핵심은 단순하다. 이 공간 안에서, 우리는 우리가 가진 감각의 범위와 그것이 구성되는 구조를 다시 확인하게 된다. 그것은결과로 설명되는 것이 아니라과정으로 느껴지는 것이고, 익숙한 세계를 잠시 비틀어 보는 하나의 틈이다. 


도시의 고도, 바다의 수위, 정서의 압력, 반복되는 오름의 충동이 모든 것은 결국 지금, 나는 어디에 서 있는가를 질문하게 만든다. 이 프로젝트는 바로 그 질문을 위해 만들어졌다.

정찬용

 

 

 

 

이준지는 도시 환경에서의 모순된 감각을 포착하고 경계 간 초월을 가능케하는 조건을 상상하며 이를 비디오와 설치로 시각화한다. 이번 개인전의 제목인 ‘scansorial’은 본래 고양이와 같이 수직 공간을 기어오르는 동물의 습성을 뜻하는 생물학적 용어로, 이준지는 고도의 변화에 따른 서로 다른 심리적, 신체적 반응이 혼종하며 현실과 무의식이 교차하는 감각 구조로서 ’scansorial’을 읽어낸다. 여기서오른다는 행위는 단순한 물리적인 고도의 상승을 담지하는 것을 넘어 생존과 도피, 인식과 초월, 기억의 압축과 왜곡으로 이어지는 복합적인 지각의 운동이자 치열한 수행이기도 하다.

 

전시는 해수면 상승이라는 전지구적 기후 위기와 더불어 도시 내부에 축적되어온 정서적 오염이라는 두가지 층위의 위기를 연결짓는다. 해수면과 건물 옥상의 경계면이 수평을 이루며 하나로 자연스레 수렴되는 가상의 조건에서 도시의 수직적 도식은 전복되고 감각의 지형 또한 새롭게 구축된다. 지난한오름끝에 도달하게 되는 옥상과 수면 위의 공기는 탈주와 도피라는 일시적 대응으로 마주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이준지는 하나의 방향성을 갖고 목적지를 향해 높이 오르는 대신, 고도라는 조건을 변주시키면서 신체를 감싸는 외부와 그에 대한 반응이 전환되는 인지적인 수행을 꾀한다. 여기서 행위자이자 동시에 수행자는 시간과 공간을 온 몸으로 투과하며 정체되지 않은 불안정함 속에서 정체성의 유동을 경험한다. 물리적, 심리적 고도의 변화에 의해 허물어지는 견고한 감각은 결국 완결된 사유를 이루는 모든 선결조건들을 재배치하고, 옥상과 해수면 사이에서 낯선 호흡법을 무한히 더듬어갈 수 있는 동력으로 작동한다.

  Accepted  2025-06-20 09:14

*This program is subject to change by the Organizer's reasons, so please refer to the website or the Organizer's notice for more information.
All images/words © the artist(s) and organization(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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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ctivity Area : Personal Places

The Launcher


UNOCCUPIED GAPS are a place where some substance or object can exist or where something can happen.
공간은 어떤 물질 또는 물체가 존재할 수 있거나 어떤 일이 일어날 수 있는 장소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