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胃,Die>
우리는 완벽한 몸을 위해 완벽한 매뉴얼을 따른다.
전문가의 식단을 따라라, 아이돌과 배우처럼 먹어라 닭가슴살 100g 사과 한쪽, 커피를 물보다 더 마셔라 등
마치 사회는 절대적인 진리인 것 처럼 다이어트 공식을 제시하고, 우리는 그것을 맹목적으로 따른다.
하지만, 이러한 매뉴얼은 우리의 위를 갉아먹는다.
불규칙한 단식은 위를 더욱 유연하게 한다. , 배고픔은 익숙해져야 하는 감각이다. 등의 말들은 마치 합리적 조언과 방법인듯포장되어 퍼져나간다. 하지만 그 결과는 기능을 잃고 버려진 위, 망가진 신체, 건강보다 우선시된 '미'라는 개념인것이다.
《胃,Die》는 극단적인 다이어트 방법들이 만들어낸 현실을 반어법적으로 표현한 작업이다. 위(胃)의 죽음을 직관적을로 드러내면서, 완벽한 매뉴얼을 따르다 결국 생존할 수 없게 된 신체의 흔적을 기록한다. ‘이렇게만 먹으면 빠진다’는 명령문들이 끝내 소멸한 위의 결과물이 되고, 다이어트 성공 후 남은 것은 빈 껍데기뿐인 몸임을 보여준다.
전시장에 놓인 비석들은 사회의 강박적인 미의 기준을 좇다가 희생된 위(胃)들, 그리고 결국 건강을 잃고서야 깨닫게 되는 아이러니를 담고 있다. 우리는 이 과정이 얼마나 불합리한지를 알면서도, 여전히 같은 방법을 반복하고 있다.
이 전시는 단순한 다이어트 비판이 아니라, 이상을 강요하는 사회적 구조에 대한 질문이자 미(美)를 향한 강박과 신체의 희생, 그리고 우리가 당연하게 받아들여 온 기준을 다시금 돌아보게 만들 것이다.
- 한강 작가 작가노트 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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