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산근대역사박물관은 군산 근대미술관에서 소장품전 《너머의 세계》의 전시 기간을 2025년 3월 30일까지 연장하여 개최한다. 군산근대역사박물관은 본관 및 분관에서 군산의 근대문화 및 해양문화를 주제로 한 다양한 전시를 선보인다. 박물관 분관 중 하나인 군산 근대미술관은 등록문화유산인 ‘구 일본제18은행 군산지점’의 건물을 보수·복원한 전시관이다. ‘구 일본제18은행 군산지점’은 일제강점기 일본으로 곡물을 반출하고 토지를 강매하기 위해 설립된 금융기관이다. 이와 같은 건물의 역사성과 장소성을 반영하듯, 미술관은 전시 공간을 크게 두 개로 구분하여 기획전, 초대전 등의 미술 작품 전시와 일제강점기, 18은행 등을 주제로 한 상설 전시를 진행한다.

포스터
소장품전 《너머의 세계》는 ‘창문 너머의 자연’과 ‘시선 너머의 삶’이라는 두 개의 소주제 아래 자연과 삶의 모습이 담긴 서화, 서예, 유화, 한국화, 조각 등의 작품 13점을 선보인다.

전시 전경
“각각의 역사적 대상 안에서 모든 시간은 서로 조우하며 충돌하거나 유연하게 각자 서로의 바탕이 되고 갈라지거나 얽히기도 한다.”
프랑스의 미술사학자이자 철학자인 조르주 디디 위베르만(Georges Didi-Huberman)의 문장을 인용한 서문을 통해 예고하듯이, ‘시선’에 초점을 맞춘 본 전시는 관람자와 작가-작품 간의 상호주체적인 만남의 장을 조성함으로써 예술을 통한 관람자/작품 세계의 확장을 꾀한다.

전시 전경
조중태(1902-1975), 이용휘(1937-2016), 황성하(1891-1965), 심상윤(1877-1948), 황욱(1898-1993), 이삼만(1770-1847), 하반영(1922-2015), 박종대(1941-2011) 등 전북 출신이거나 전북을 중심으로 활동했던 작가의 시선이 담긴 다양한 작품은 전시 장소인 군산 근대미술관, 그리고 미술관에 방문하기 위해 걸어왔던 거리 풍경과 함께 어우러지며 ‘군산’이라는 낯선 도시에 대한 낭만적인 감흥을 불러일으킨다.

전시 전경
출품작 중 하반영의 <양극의 삶>(2012), <자연 속의 인간>(2012), <비자없는 나그네>(2001) 등의 작품에 관심이 있다면 미술관 옆에 있는 장미갤러리 방문을 권한다. 갤러리 1층에서는 하반영 작가의 작품을 상설 전시하고 있으며, 2층에서는 지역 작가 전시회를 개최하니 군산/전북 지역의 미술에 관심 있다면 함께 관람해도 좋을 듯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