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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미니멀리스트가 아니다. | ARTLECTURE

나는 미니멀리스트가 아니다.

-도널드 저드-

/People & Artist/
by 정유진
나는 미니멀리스트가 아니다.
-도널드 저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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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IGHLIGHT


저드 작품은 관객의 상상 공간을 제공한다. 이를 위해 예술가는 작품을 창조하는 이가 아닌 사물을 만드는 이가 되었다. 전통적인 회화나 조각 틀에서 벗어나 실제 3차원에 집중한다. 그러나 회화의 주요 요소인 색을 버리지 않고 사각형의 반복 속에서 3차원적 회화의 원근법을 보여준다. 저드는 '제3의 사물'이라는 것을 제시하면서 회화와 조각의 경계를 허물었다.

도널드 저드 Donald Judd는 (1928년~1994년) 미국에서 태어나 2차 세계대전 이후 서양 예술사에 중요한 영향을 끼친 작가이다. 우리는 그를 미니멀리스트라고 부른다. 

리처드 뮐하임(Richard Wollhein)은 저널 <아트 매거진 Arts Magazine> 1965년 10월 호에 ‘미니멀 아트’라는 용어를 사용했다. 리처드 뮐하임은 ‘미니멀리즘 예술’ 용어를 지난 50년 동안 전통적인 예술이라는 감각에서 여겨지지 않았던 것이라고 말했다. 

기존 형식주의와 모더니즘에 대해 반발하는 분위기가 나타나고 1960년대 중반 미니멀리즘이 대두 되고 1960년대 후반 주변 환경과 함께 작품이 결합하는 설치 형태가 주목 받는다. 1960년대 후기 산업 사회로 들어오면서 기계화, 문명화가 가속화되었다. 저드의 명성은 1960년대 후반부터 알려지기 시작한다. 


도널드 저드, 무제, 1972, Presented by the American Fund for the Tate Gllery 1992,
© Donald Judd Foundation/VAGA, New York and DACS, London, 2004



1972년 제작한 이 구리 상자는 뚜껑이 없다. 내부는 붉은색이다. 붉은빛을 발산하는 효과를 내기 위해 붉은 카드뮴을 칠했다. 빛은 밝은 구리에 반사된다. 빛, 색상, 공간, 재료를 결합해서 감각적인 효과를 표현했다. 평면에서 나오는 색을 거부하고 조작적 요소를 사용해 색을 표현했다.

작가의 감정을 제거해 단순한 색상과 선을 제작한다. 회화처럼 캔버스 테두리에서만 있는 것이 아닌, 캔버스 밖 3차원 공간을 활용한다. 작가를 작품 속에서 배제하기 위해 공장에 제작 발주하는 미술 방식을 활용했다.

기하학적 형태 사물의 부피와 표면, 입방체(그리드)를 활용한다. 단순한 직각 형태가 나란히 배치되면서 전체적으로 통일감을 준다. 알루미늄, 강철, 합판, 콘크리트, 유리 등  산업 재료로 만든 입방체를 반복적으로 놓는다.



도널드 저드, 무제, 1961
© Donald Judd Foundation/VAGA, New York and DACS, London, 2004



​도널드 저드는 로히어르 판 데르 베이던(Rogier van der Weyden), 티션(Titian), 앙리 마티스(Matisse), 조셉 알버스(Josef Albers), 마크 로스코(Mark Rothko), 바넷 뉴먼 (Barnett Newman)의 작품들을 보며 색을 공부했다. 저드는 항상 색에 대해 의문을 가지며 색이야말로 가장 영향력 있는 힘의 현상이라고 생각했다. 

“앤디 워홀의 가장 최고 요소는 바로 색이다.”[1] -도널드 저드 

저드는 1961년부터 붉은 카드뮴 오일을 사용했다. 저드가 이 색을 선호한 이유는 이 색이야말로 가장자리, 선, 질감 등을 잘 나타낸다고 느꼈기 때문이다.



도널드 저드, 무제, 1963년
© Donald Judd Foundation/VAGA, New York and DACS, London 2004




저드는 전통적인 미학적 판단을 거부하고 조각을 보는 새로운 방법을 시도했다. 이 작품은 나무 위에 금속 파이프를 얹었다. 파이프는 양쪽 공간을 연결하며 열린 공간이다. 저드는 3차원 공간으로 새로운 가능성을 열었다.

어떠한 오브제가 벽에 붙어있던지, 바닥에 놓여 있든지 상관없이 저드는 그 오브제의 내적, 외적 공간을 새롭게 정의하는 것에 흥미가 있었다.

1963년 <박스 Boxes> <연속 Progressions> <쌓기 Stacks>라는 중요한 단어들을 시작으로 이후 30년간 작업한 저드의 화두였다. 

1965년 출간된 [Arts Yearbook 8]에 실린 에세이에서 저드의 작업은 특수한 오브제 (Specific Object)이라는 용어로 표현되었다. 저드는 모든 일루전(illusion)을 일으키는 요소들을 제거하면 자연스럽게 그 사물의 사물성(Objecthood)이 드러난다고 했다. 오브제만 남는다고 본 것이다. 사물성의 추구는 표현주의에서 시작해 네오 다다를 거쳐 미니멀리즘에서 완전한 실현을 보였다. 저드는 자신을 미니멀리스트로 불리기를 원하지 않았다. 물성, 공간, 색, 이 세 가지가 비주얼 visual 예술가의 중요한 면일 뿐이라고 말한다.



도널드 저드가 수잔 버크 월터에게, 1964년, Galvanized iron and blue lacquer on aluminum 76.2x358.1x76.2cm ⓒ Judd foundation



첫 번째 단층짜리 박스 구조 작품인 이 작품은 미국 캔자스시티 시 현대미술 소장가인 수잔 버크 월터(Susan Buckwalter)에게 헌정한 작품이다. 유닛 네 개가 일정한 간격을 두고 정확히 재어 놓은 듯 일렬로 있다. 

저드는 도금된 아연, 알루미늄, 스테인리스 스틸, 황동, 구리 등으로 작업하기 위해 전문 금속 제작자에게 재료를 의뢰했다. 예술가 작업실에서 손으로 만드는 작업을 제거했다. 이 과정은 당대 개념 예술가 세대에게 떠오르는 중요한 변화였다. 이들은 어떤 물질화로부터 벗어나, 아이디어 자체로만 존재하는 작품을 만드는데 관심이 있었다. 



도널드 저드 Untitled(Dss 155), 1967 © Simon Lee Gallery




​'진행 progressions'이라고 하는 단순한 숫자 순서를 따르는 측정, 벽에 황소 코 모양의 돌출부, 바닥에 직접 설치한 박스 형태 작품들 등 이 조각적 어휘들은 저드의 다양한 작품 버전을 완성할 때마다 기본적인 토대가 되었다.

저드는 사망 할 때 까지 금속과 색깔이 있는 플렉시글라스(Plexiglas)와 합판(Plywood)을 사용한 다양한 작품을 만들었다. 저드는 반복과 공간이 가지는 관계를 중요하게 생각했다. 



도널드 저드, 무제, 1967, Lacquer on galvanised iron, Twelve units, 22.8x101.6x78.7cm, 각각의 유닛은22.8cm 간격
ⓒ 2019 Judd Foundation/Artists Rights Society(ARS), New York



저드는 1968년 뉴욕 소호에 5층짜리 작업실 겸 주거를 위해 5층짜리 건물을 샀다. 몇 년 후, 치와와(Chihuahuan) 사막과 적은 인구가 거주하는 텍사스 마파(Marfa)에 머물렀다. 뉴욕과 텍사스 모두 작업 공간이 되었다. 래리 벨(Larry Bell), 존 챔벌레인(John Chamberlain), 댄 플래빈(Dan Flavin) 등 동료와 함께 자신의 집에서 시간을 보내기도 했다.

텍사스 마파 격납고에서 시작한 프로젝트는 점점 커져서 결국 디아 예술 재단(Dia Art Foundation)의 후원을 받아 큰 복합 건물 박물관으로 탄생해 작품을 영구히 설치할 수 있었다. 대지와 격납고에 놓인 작품들은 대자연과 어우러지고 햇빛을 받아 자연스럽게 그림자를 만든다. 그가 공간 자체를 중요하게 여겼다는 점을 보여준다.



도널드 저드, 무제, 1990 Tate
© Estate of Donald Judd/VAGA, New York/DACS, London 2019



후기 작품들은 초기 작품에서 색 사용에 대해 비판 받았던 논쟁들을 잠재웠다. 1983년 여러 색이 있는 알루미늄 벽 작품을 만들었다. 이 작품은 색의 혼합을 작품 세계로 끌어들이는데 성공적이었다. 




도널드 주드 무제, 1991 Cor-ten steel, painted back, 4 units, each 39 1/4 x 39 3/4 x 19 5/8
ⓒ photo by David zwirner archive



저드가 형태를 스케치해서 공장에 넘기면 공장은 스케치대로 알루미늄 작품을 만든다. 이는 예술가 손끝에서 작품이 처음부터 끝까지 창조되는 것이 아닌 예술가 주체의 죽음이며 예술의 ‘아우라’가 사라지는 과정이다. 






저드 작품은 관객의 상상 공간을 제공한다. 이를 위해 예술가는 작품을 창조하는 이가 아닌 사물을 만드는 이가 되었다. 전통적인 회화나 조각 틀에서 벗어나 실제 3차원에 집중한다. 그러나 회화의 주요 요소인 색을 버리지 않고 사각형의 반복 속에서 3차원적 회화의 원근법을 보여준다. 저드는 '제3의 사물'이라는 것을 제시하면서 회화와 조각의 경계를 허물었다.



참고문헌
[1] Arts Magazine on the occasion of the current exhibition New York Stable Gallery 1964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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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유진 Gravity Effect 미술비평공모 수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