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드로잉 샤워 Drawing Shower 관아갤러리(충주) / video, color / 00:03:00 / 2020
<어떤 곳도 아닌 곳>展이 대전 예술가의 집에서 5월 18일 시작으로 24일까지 개최됐다. 전시는 지난 2019년 이응노미술관 아트랩대전 5번째 작가였던 김영웅 외 9인이 참여해 일상공간과는 다른 낯선 장소를 은유적으로 표현한 이색전시가 펼쳐졌다.
김영웅 작가는 한글 의태어를 통해 작가 자신의 내면에 내재한 정서적인 감정을 유희의 감성으로 승화하며, 한글의 새로운 가치를 발견하는 작가다. 또랑또랑, 촘촘히, 한층 한층, 한 땀 한 땀 등 사람의 행동을 묘사하는 의태어에서 작품의 모티브를 얻으며, 단어가 주는 재미있고 생동감 넘치는 느낌을 시각적으로 풀어가고자 한다.
또랑또랑의 순간들 DdoRangDdoRang’s Moments 이응노미술관(대전) / 포맥스에 펜, 실, 연필 등 / 가변설치 / 2019
이미, 김 작가는 이응노미술관에서도 <땀땀의 질서;DDamDDam’s Rule> 라는 주제로 재밌고 유희적인 드로잉전시를 선보인 바 있다. 재미만큼이나 생동감 넘치고 작가의 미묘한 감정의 차이를 표현해내며, 마치 악보를 보고 있는 것처럼 무언의 외침이 작품 속에서 울려 퍼지듯이 시각과 청각이 교감하는 청년작가답지 않은 고차원적인 전시를 선보였었다.
즉흥 줄무늬 Mpromptu Stripes 아이소핑크에 펜, 연필, 오일 파스텔 등 / 가변설치 / 2019
작가의 작품, 인터뷰, 전시 어느 한 곳에서도 빠지지 않는 “땀땀이”.
<땀땀이>는 작가가 만들어 낸 허구의 생명력쯤으로 작품에서는 화면 위에 펜, 물감, 포맥스, 천, 실 등으로 이루어진 덩어리 하나하나로 명암이 없이 오직 선의 형상으로 대상을 표현해가는 그 무엇이며, 격식이나 체계 따위에서 벗어나 작가의 무의식 속에서 오로지 작가의 손 흐름에 의해 추상적으로 나타나는 거침과 완만한 경계의 반복적인 형태라 할 수 있다.
이 <땀땀이>는 점과 선에 의해 시각적으로 변화하는 조형적인 표현 형태에 의미를 두면서, 그것을 통해 새로운 대상을 묘사하고 변형하는데 기초로 삼고 있다. 무채색의 동그란 원, 이 점이 연장(延長)되면서 연결과 결합으로 짜임 구조를 형성하는데, 결과적으로 평면에서 일차원적으로 찍힌 한 점에서 주변에 있는 또 다른 점의 형태와 영향을 받으면서 상호 연관성을 가지며, 반복과 교차를 활용하여 추상적인 형태로 화면을 구성하는 것이다. 특히 점, 선, 면의 하모니가 만들어 낸 의태어의 선율, 리듬감과 운동성은 여러 점과 선이 모여 만든 단위들로 움직임의 효과가 상승시키면서 작가의 시각적 유희를 하나 더 얹힌 흔적의 형상성과 시각성을 조형화한다.
물결 시리즈(Daily Draw) Wave Series (Daily Draw) 이응노미술관(대전) / 천, 종이, 펜, 혼합매체, 실 등 / 가변설치 / 2017-2019
최근 작가의 작품을 살펴보면, 이 땀땀이들이 점차 사람과의 관계, 공간, 흔적, 기록 등으로 영역을 확장하면서 표현원리로부터 점을 점층적으로 변화하여 다양한 율동을 표현하고 화면의 전체적인 부분과 연관시키면서 순간의 감정, 정서의 표현으로 이어지고 있음을 찾아볼 수 있다. 무엇보다도 재료에 있어서 그동안 펜, 연필, 실과 같은 드로잉 중심의 작품 표현재료였다면, <드로잉 샤워>와 같은 과감한 미디어 매체를 작품에 사용하는 등의 계속해서 다양한 실험과 시도를 선보이면서 작가 스스로 자신만의 색깔을 찾아가고 있는 듯했다.
김영웅 작가는 지난달 단체전이 끝났음에도 바쁜 여정을 소화하고 있다. 곧 남은 전시 일정이 있기 때문이다. 과연 어떤 땀땀이들의 작품으로 우리에게 다가올지 기대가 되는 가운데 첫 일정은 올해 11월 27일 아트스페이스 128이 될 듯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