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테마파크와 확장현실(1) | ARTLECTURE

테마파크와 확장현실(1)


/Site-specific / Art-Space/
by 신대식
테마파크와 확장현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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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IGHLIGHT


새로운 기술들의 등장으로 OO현실은 마치 ‘기계x현실’과 결합해야만 느껴지는 무언가처럼 생각되는 게 요즘이다. 그래서 왜 취득했는지 모를 관광통역안내사의 기질을 살려, 최근 미국에 다녀오며 느꼈던 진정한 ‘확장현실’ 경험을 적어보고자 한다.

진심을 다해 동심을 지켜! <Pixer Place Hotel>


5월을 기준으로, 아마 한국인 중엔 이곳을 다녀온 팀이 10팀도 안 될 것 같다. 그만큼 정보도 없고, 예약도 쉽지 않았던 곳인 Pixer Place Hotel이었다. 제목에서 보다시피 여러분이 아는 그 픽사다.



픽사를 상징하는 픽사스탠드



코로나를 기점으로 호텔산업은 정말 많이 성장했다. 어떤 특별한 날에도 섣불리 가지 못했던 과거의 호텔과는 달리, 바캉스라는 말은 사라진 분위기고 호캉스라는 말은 더 통용되고 있다. 시그니엘 서울은 높고 인천 파라다이스는 넓다. 나 역시 여러 호캉스를 다녀봤지만, 여기는 정말로 독특한 경험이 될 수 있는 곳이자 호캉스가 될만한 곳이다. 현재도 약간의 가오픈 상태로, 몇몇 층은 수리 중에 있다.



카운터에 걸려있는 <몬스터 주식회사> 캐릭터들



픽사는 월트디즈니 소속의 자회사로, 토이스토리로 유명해져서 몬스터 주식회사, 인사이드 아웃, 소울, 업(UP) 등 다양한 애니메이션이 사랑받고 있다. 그런 픽사가 디즈니랜드 내 새로운 호텔로서 등장했다는 건, 디즈니작품만큼 픽사가 사랑받는 컨텐츠가 많아졌다는 얘기이기도 하다.



왼쪽부터 업 / 라따뚜이 / 토이스토리 / 니모 / 소울 / 코코 / 인사이드아웃



객실 내에는 그야말로 픽사컨텐츠가 가득하고, 작은 바디필로우도 심볼을 잘 새겨두었다. 저녁에 조명을 켜두면 작품을 비추는 은은한 조명이 곁들여져 정말 꿈속에 나올 것 같은 분위기를 자아낸다.



픽사 스탠드와 호텔 카드키 등 모든 컨텐츠가 픽사의 컨텐츠로 이루어져 있다.



정말 사소한 것 하나까지도 픽사의 컨텐츠들로 이루어져있다. 하다못해 샤워캡을 감싸는 케이스부터 가운까지도 온갖 픽사 컨텐츠로 가득하니, 여기에 진심이라면 이보다 꿈 같은 곳이 있을 수 있을까.


하루종일 픽사와 함께


사실 난 픽사의 열렬한 팬은 아니지만, 함께 간 여자친구가 픽사, 그 중 몬스터주식회사의 설리를 너무나 좋아해서 찾아오게 됐다. 허나 여느 호캉스보다 더욱 매력적이었던 건, 예술 컨텐츠를 건물에 적용해 마치 그 안에 있는 ‘확장현실’처럼 느껴졌다는 게 매력적이었다.



로비 라운지에 있는 <엘리멘탈>



우리가 컨텐츠로 바라본 애니메이션은 그 안에서 끝날 수밖에 없다. 애니메이션은 애니메이팅 기술로 구현된 판타지다. 스토리보드는 실제를 둘 수 있으나, 애니메이션이라는 테크닉에서 나오는 예술성은 다시 느끼기가 어렵다. 그래서 그 컨텐츠의 연결고리를 놓치지 않기 위해 디즈니랜드가 있고, 지브리 테마파크가 조성되는 것이다. 나 역시 이 호텔을 돌아보며 나도 모르게 픽사의 매력에 스며드는 것을 느껴버렸다. 내가 갔던 호캉스 중 가장 매력적인 곳이다.



<인사이드 아웃>의 인기 캐릭터, 빙봉



단순히 건물만 픽사가 있는 것이 아니다. 방문하는 많은 사람에게 작고 가벼운 이벤트가 진행된다. 정해진 캐릭터가 나오는 건 아닌 거 같고, 랜덤으로 캐릭터가 등장하는 거 같은데, 마침 외출을 하려다 빙봉 캐릭터를 만나게 됐다. 아이들과 함께 춤추고 노래하는 모습이 얼마나 인상적인지. 우리나라에서는 보기 드문 예술적 충격이었다.




<소울>의 분위기를 갖춰 즉흥연주 중인 예술가



정말 치밀하다. <소울>을 봤다면, 이 장면은 더 설명하지 않아도 무슨 느낌인지 알 것이다. 더빙을 하셨던 배우분일까? 노래도 정말 잘하시고, 피아노 연주 실력은 말할 필요가 없다. 우리는 이제 동심을 어느 정도 잃었기 때문에, 특급 호텔에 퍼포머들이 어느 수준이 되어야 이렇게 공연할 수 있는지 안다. 중간에 연주를 하다 애드립(기교 연주) 및 질문도 한다.

당신을 스파크하게 하는, 행복하게 하는 것이 무엇인지.




난 소름끼치게도, 영상 말미에 나오는 것처럼 ‘LOVE’라고 외쳤다. 그렇다. 사랑은 모두가 할 수 있고 가장 행복한 것이기 때문이다.



<소울> 등장인물들.

각 층마다 애니메이션으로 된 벽이 장식되어 있다.



들어가는 객실이 우연히도 <소울>과 관련있는 벽이어서 그런지, 퍼포머의 연주는 상당히 매력적이었다. 분위기에 맞춰서 인터렉션까지 하니, 이보다 확장현실스러울 수 있나.



차가운 건물에 예술의 색을 덧대


이 건물은 과거 디즈니 그랜드 캘리포니아 호텔&스파 리조트라는 이름을 가진 건물이었다. 이번에 픽사 플레이스 호텔로 교체하면서 내외부의 디자인을 픽사 컨텐츠로 바꾸어 리뉴얼한 건물이라고 볼 수 있다. 이전 디즈니 리조트는 그저 가족들의 휴식과 여유를 가질 수 있는 리조트였다면, 픽사 플레이스 호텔은 픽사를 향한 동심을 철저히 보호해주는 하나의 예술작품과 같았다. 눈이 닿는 곳마다 픽사의 캐릭터들이 반겨준다. 가끔은 애니메이션 속 모습처럼 직접 움직이고 행동하기도 한다. 어른이 되어 어느 정도 고생하는 예술가들이라는 걸 알면서도, 너무나 높은 퀄리티에 속고 싶은 마음이 들 수밖에 없다. 대문자 T인 나 역시도 이 호텔의 매력에 빠져 참으로 아쉬움을 뒤로 한 유일한 호텔이기도 했다.



어른들도 이런데, 아이들은 어떨까. 만약 여러분이 BTS의 팬이라면, BTS로 도배된 호텔에 묵는 것이 어떤 기분이겠는가. 아이들에게는 상당한 예술적 충격을 선사할 것이다.


all images/words ⓒ the artist(s) and organization(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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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신대식_문화예술경영 석사, 연극학을 전공하고 IT업에서 근무 중인 혼종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