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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악 퍼포먼스 = 베를린 운하가 가진 음악을 탐험하는 프로젝트 | ARTLECTURE

음악 퍼포먼스 = 베를린 운하가 가진 음악을 탐험하는 프로젝트

-berlin westhafen – hafenbecken I und II – umschlagplatz klang (UA)-

/The Performance/
by 래이 리
음악 퍼포먼스 = 베를린 운하가 가진 음악을 탐험하는 프로젝트
-berlin westhafen – hafenbecken I und II – umschlagplatz klang (U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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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IGHLIGHT


저는 투영되는 음악을 만들고 싶습니다” -작곡가 다니엘 오트-


아무도 같은 공연을 볼 수 없고, 아무도 같은 음악을 들을 수 없다.

너무도 베를린스러운, 베를린같은 음악 퍼포먼스 공연!

15개의 실내악 그룹이 베를린 운하의 서쪽에 위치한 항구에서 오늘 금요일(6 10)부터 3일간 음악 퍼포먼스를 공연한다. 관객은 유랑하듯이 넓은 항구를 돌아다니며 항구의 소음과 뮤지션들의 음악을 조합하여 듣게 된다. 관객들은 공연장 외부에서 들리는 소음이 예술음악과 얼마나 조화롭게 얽히는 지 경험하고, 자신만의 새로운 음악과 스토리를 발견하게 되는 것이다.

비가 온다면 그것조차 공연의 요소로 활용하는 베를린 항구의 선적 사운드 퍼포먼스 <베를린 베스트하펜 - 하펜베켄 I&II>




© kultkom – Kerstin Wiehe



“가난하지만, 그래도 섹시합니다(Arm, aber sexy)”


이 말은 베를린 시를 설명하는 유명한 슬로건이다. 베를린의 전 시장 클라우스 보베라이트 (Klaus Wobereit, 2001-2014년 재임)가 즐겨 사용하던 문구이다. 이 문구는 ‘베를린은 가난하지만, 섹시한 도시(Berlin ist zwar arm, aber trotzdem sexy)”라는 이미지를 전 세계인들에게 심었고, 베를린은 2000년도에 오히려 돈에 구애받지 않는 자유와 문화예술의 도시로 유명해졌다.  


지난 십년 사이에 베를린도 세계 경제의 흐름에 속박당하게 되었고, 그로 인해 가파른 물가상승으로 여러 사회적 문제들이 생겨나고 있지만, 여전히 베를린은 자유의 도시로서 히피정신과 개인의 개성적인 자유로움이 통용되는 도시라고 말할 수 있다. 


분단 시기때 동베를린과 서베를린에서는 각각 공공기관들을 짓고 운영하다가, 독일이 재통일되면서 분리되었던 베를린은 하나의 독일의 수도로 다시 합쳐졌다. 이로 인해 같은  기능을 가진 건물들은 자연스럽게 축소되었는데, 폐쇄되는 건물들은 대부분 문화유적지로 지정되어 다른 용도로 다시 재활용되기도 하였다.  


그 중의 한 건물이 “베를린 베스트하펜 Berlin Westhafen (Bahala)”이다. ‘‘베스트하펜"은 베를린의 내부를 흐르는 운하를 연결하는 항구였고, ‘Bahala’는 이 항구가 개통될 당시 최종적으로 항구의 운영권을 인수한 회사의 줄임말이다. 




<© visitBerin, Foto: Mike Auerbach, https://www.visitberlin.de/en/westhafen-west-harbour-behala >



‘베스트하펜(Westhafen)’이라는 단어는 서(West)쪽에 위치한 항구(Hafen)라는 뜻으로, 말 그대로 베를린 서쪽에 위치한 항구였다. 1914 - 1923년까지 공사가 진행된 ‘베스트하펜'은 운영이 어려워지면서 Bahala회사가 운영권을 인수하기 시작했고, 점차 여러 건물을 인수하면서 회사의 덩치를 키워 나갔다. 그러다가 프란츠 아렌스 건축가가 설계했던 여러 창고건물을 1929년에 인수하였는데, 그 중 한 건물이 문화유적지로 지정되어 보호되고 있고, 여전히 항구창고로서 건물의 역할을 다하고 있다. Westhafen 시설은 세계 제2차 대전때 60% 이상이 파괴되었다가 재건되었다. 



© kultkom – Kerstin Wiehe


© kultkom – Kerstin Wiehe



오는 금요일부터 일요일까지 이 곳에서는 베를린의 항구를 기점으로 베를린 지역을 탐험하는 음악 퍼포먼스 극이 공연된다. 제목을 번역하자면 “베를린 항구의 선적 사운드”라고 할 수 있을 것 같다. 오리지널 공연명은 <berlin westhafen - Umschlagplatz Klang>이다. 말 그대로 퍼포먼스가 일어나는 장소에서 들리는 음악/사운드와 눈에 보이는 정경을 관객들이 스스로 탐험하는 공연이다. 

스위스 출신의 작곡가 다니엘 오트(Daniel Ott)와 독일연출가 엔리코 스톨첸부르크(Enrico Stolzenburg)는2019년부터 강물 프로젝트를 해 왔는데, 이번이 3번째 공연이 된다. 

운하는 유럽의 문화사에서 중요한 역할을 하였다. 그런 배경에서 작곡가와 연출가는 수백 년의 수로 역사와 사람들을 연결하여 그것을 소리로 표현해 보고자 했다. 

음악창작에 있어 작곡가는 특히 역사적 지리적 요건들도 고려하였는데, 제 2차세계 당시의 역사적 이야기와 베를린의 수로가 동유럽과 서유럽을 연결하고 있다는 것을 착안하여 쇼팽의 음악을 인용하기도 하였다. 

이 공연은 본연의 기능을 잃어버린 베를린의 항구시설에 문화적인 요소를 통하여 이 장소와 베를린 시 자체에 새로운 활기를 불어일으키겠다는 의도를 가지고 있다. 그리고 베를린에서 각개전투하며 독립공연예술계에서 활동하는 뮤지션들의 힘을 합치는 거대한 협업 프로젝트의 새로운 시도이기도 하다. 또한 힘든시기에도 베를린 도심에서 현대 음악 제작의 중요성을 강조하는 공동 작업을 만들어서 국내외적으로 협업의 가능성을 확장하고자 하는 기획의 의미도 있다.  무엇보다 이런 대형 프로젝트는 베를린에서만 가능하기도 한데, 베를린에는 독립뮤지션들과 공연예술가들이 많이 포진되어 있고, 활발한 교류를 하고 있기 때문이다.  클래식음악에서 실험음악에 이르는 전문음악가와 앙상블의 작업 밀도는 다른 지역보다 현격하게 높은 편이고, 무엇보다 협업을 통해서 자신들의 장르를 강화하려는 열망과 시도는 아주 강하다.






© kultkom – Kerstin Wiehe



공연에 참여하는100명이 넘는 뮤지션과 퍼포머들은 악보의 음표만 연주하는 것이 아니다.  연주자는 악보의 음표를 기반으로 하여, 자신이 연주하는 장소에서 일어나는 것들에 대해 반응하면서 음악을 연주한다는 것이다. 이런 동시대 음악 퍼포먼스극의 특징은 표준악보가 없다는 것이다. 연주에 필요한 모든 것 - 악보, 장소, 풍경, 사운드, 소음 등 -은 참고자료일 뿐이다. 연주자는 베를린 서운하 항구와 강물위에 포진되어서 연주를 하는데,  관객들은 퍼포먼스가 진행되는 동안 정해진 구역 내에서 자유롭게 돌아다니면서 각자의 베를린의 정경과 소리를 채집할 수 있다. 

공연은 3부로 나뉘었는데, 첫번째 주제는 ‘건축', 두번째 주제는 ‘기계', 세번째 주제는 ‘물'이라는 구성되었다. 음악, 사운드, 노이즈등과 같은 각종 소리와 음악과 퍼포먼스를 보면서 관객들은 항구와 그 근처 지역을 예술적으로 탐험하게 된다. 관객들은 매일, 매번 다른 공연을 경험하며 적극적인 관람을 하는데, 공연의 마지막 피날레에서는 모든 뮤지션과 관객들이 한 장소에 모여서 공연의 끝을 함께 연주하고 감상한다. 공연은 관객들이1,2부에서 주관적 연주와 각자 경험한 장소의 이미지들을 가지고, 한 장소에서 연주되는 음악 또한 다양한 이야기의 결말을 찾아내도록 의도하였다. 음악이 큰 부분을 차지하는 만큼, 음악가는 소리 전달자가 되어 음악연주를 통해 “항구, 건축물, 빛, 물 등의 현장의 기계 소리”와 대화를 해 나가는 매개체가 된다.  




© kultkom – Kerstin Wiehe



이 공연이 성사될 수 있었던 것은 이 건물을 소장한 Bahala 회사의 협조가 아니었다면 어려웠을 것이다. Behala는 나치시대에 강제노동수용소를 운영한 적이 있었고, 독일통일 이후에 과거 강제노동 보상과 여러가지 보상정책을 실행하는 ‘기억과 책임 그리고 미래'라는 재단에 가입하여 과거보상정책에 참여하기도 하였다. 좀 더 자세한 정보를 알고 싶다면, 아래에 프로젝트 웹사이트와 단체소개 웹사이트 주소를 클릭하면 된다. 

프로젝트 웹사이트:


프로젝트 그룹 <Kulturkontakte_e.V.>

단체명을 해석한다면, 문화접촉 비영리협회라고 할 수 있다. 베를린에서 2002년부터 다양한 사회문화예술의 맥락을 가지고 다양한 협업공연을 함께 지속해 온 비영리 예술가 협회이다. 문화예술기획사 ‘k&kulkom’의 대표인 케어스틴 비에(Kerstin Wiehe)가 주도하여 이 협회를 만들었다. 주요 멤버는 도시기획자인 한스 요크 바르스(Hans-Jörg Bahrs), 연출가 코넬리아 헤거(Cornelia Heger), 문화기획자인 카티야 루커(Katja Lucker), 시각예술가인 다비드 로이터(David Reuter), 드라마투르그 옌스 슙베(Jens Schubbe)와 조연출 카타리나 타르얀(Katharina Tarjan)이다.  

이 협회의 목적은 모든 사회 문화 영역에서 문화분야 종사자와 예술가 간의 교류와 협력을 하고, 신진 종사자들의 작업을 도움으로써 사회적 문화적 연결을 활성화 하는 것이다. 나아가서 국제 문화 교류를 하고, 다른 독일연방 주에서도 유사 문화 프로젝트의 활성화를 목표로 삼고 있고, 현재 협회 회원은 약 20명이다.





all images/words ⓒ the artist(s) and organization(s)

☆Donation: https://www.paypal.com/paypalme/artlecture

글_래이 리(Räy Lee)_연출가, 시노그래퍼, 공연단체 ’벨린 바이프로덕트Berlin Byproduct’ 예술감독, 독어권 공연창작연구소 ‘벨린수’ 대표. 한국과 독일에서 다양한 공연장르-연극·오페라·무용·음악극·다원예술-에서 컨템퍼러리 공연 창작과 연출 활동 중이다. 한독 공연 교류를 인정받아 DAAD상을 수상했고, 베를린 공연단체 오퍼디나모베스트( 2005~2015) 창단 멤버, 공연작품집 『Stadt als Bühne도시무대』 출간했다. (독일출판사 Hatje Cantz, 201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