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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시대성: 경계 허물기 & 매체의 향연 | ARTLECTURE

동시대성: 경계 허물기 & 매체의 향연


/Insight/
by 김성희
동시대성: 경계 허물기 & 매체의 향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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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IGHLIGHT


예술이 진화하고 있는지 발전하고 있는지에 관해서는 쉽게 결론을 내릴 수 없을것이다. 예술과 기술의 융합이 또 다른 예술의 형태와 매체를 만들어(invention)내는 것은 사실이나, 여전히 예술의 가치와 의미는 한 가지 단어와 문장으로 정의 내리기엔 시대는 빠르게 다양한 방향으로 흘러가고 있다.

1. 동시대적 특성: 혼종성, 경계 허물기, 다양한 담론의 중첩

동시대의 특성을 논하는 것이 무슨 의미가 있을까 싶기도 하다. 결국엔, 모든게 예술이 되고, 모든이가 예술을 할 수 있다는 조셉 보이스(Joseph Beuys)의 사상이 실천되고 있는 시대가 아닐까 싶다가도, 여전히 무겁고 어려운 사회, 정치적 담론들을 예술로 승화시키는 작가들의 작품들을 보다보면 동시대 예술이란 알다가도 모를 일이다.    

한쪽에서는 모 연예인들의 작품을 두고 백화점 문화센터 수준이다 그들을 작가라 하지말라! 저게 예술작품이냐!와 같은 발언으로 인해 논란이 생기고, 한쪽에서는 기술과 예술의 융합, 동시대적 사회 담론을 통한 실천적 예술이 한창이다. 이렇게 혼란의 상태에서 결국엔 이것도 저것도 예술이 되어버리는 시대가 도래하지 않을까 싶기도 하다. 

미국에서는 Black Lives Matter이후로 흑인 예술가들의 작품과, 흑인을 다룬 작품들이 한창 주목을 받았다. 올해 작고한 스타 큐레이터  오쿠이 엔위저(Okwui Enwezor)는 나이지리아 출신의 큐레이터이자 평론가, 작가, 시인, 미술사 교육자이다. 2008년 한국 광주 비엔날레 디렉터와, 2015년 베니스 비엔날레 감독을 역임하기도 했다. 그는 2019년 55세의 나이로 세상을 떠났다. 그가 남긴 수많은 전시들은 인종, 정치 그리고 미술사 속에서 세상의 변화에 집중한다. 탈식민주의(Post colonialism)과 인종(race) 그리고 전쟁과 같은 동시대 속에서 가장 중요한 키워드에서 출발하여 미술사에 중요한 전시들을 남기고 떠났다. 전시 ⟪Is Grief and Grievance: Art and Mourning in America⟫는 오쿠이 엔위저가 세상을 떠나기 전 남긴 마지막 전시이며, 서구 사회에서 세대를 통해 전달되는 흑인들의 ‘트라우마’와 ‘서브컬처’를 다루는 작가들의 작품으로 구성되었다. 이러한 전시는 현재 사회현상과 맞물려 유색인종 스타 큐레이터가 작고하기 전에 기획한 미국의 사회상을 담은 전시로서 큰 관심을 받았다.



현재 , 페미니즘을 두고 ‘페미머니’라는 용어가 생겨날 정도로 어떠한 특정 담론을 이용한 작품과 콘텐츠들이 주목받는 현상들을 한번쯤은 고찰해봐야 할 것이다. 언제나 그렇듯, 담론은 자본주의와 결탁하여 가장 강력한 무기를 탄생시키고, 그 무기를 이용하는 많은 예술가와 철학가들은 부와 명예를 얻는다. 이것은, 동시대 예술의 특징만은 아닐것이다. 세계는 이렇게 흘러왔으며, 그 세계속의 또 다른 세계를 형성하는 예술가들은 사회 담론의 영향을 받아 자신의 작품세계를 구축한다. 

예술이 진화하고 있는지 발전하고 있는지에 관해서는 쉽게 결론을 내릴 수 없을것이다. 예술과 기술의 융합이 또 다른 예술의 형태와 매체를 만들어(invention)내는 것은 사실이나, 여전히 예술의 가치와 의미는 한 가지 단어와 문장으로 정의 내리기엔 시대는 빠르게 다양한 방향으로 흘러가고 있다. 



2. 매체의 향연: 아트와 테크놀로지 그리고 전통적 매체의 호흡

앞서 언급한, 아트와 테크놀로지는 현재 가장 중요한 주제이다.  기술의 다양한 방식과 예술이 합쳐져 상상으로만 존재했던 다양한 이미지들이 실현되고 있다. 하지만, 전통 매체 회화, 조각과 같은 매체들은 여전히 원본의 아우라를 생산하며, 자신만의 길을 조용히 걸어가고 있다. 회화의 위치 와 역할에 대해 논의하는 것이 어떤 의미가 있을까 싶다. 회화는 회화다. 그림은 여전히 자신의 가치를 지키며, 가장 고유한 작품을 만들어 낸다. 무엇이 낫고, 무엇이 가장 동시대적인지 논할 필요조차 없다. 디지털 매체는 막대한 자본과 결합하여 새로운 콘텐츠와 이미지를 생산한다. 이것에 맞춰 새로운 담론이 등장하고 변화하는 세상을 글로써 설명한다. 젊은 기획자로써 기술과 예술의 결합은 매우 흥미롭다. 원래도 사이보그 담론과 매체철학과 같은 분야에 큰 관심을 가지고 있었고, 디지털 기기의 변화에도 관심이 많기 때문에, 최근 크립토 커렌시, 블록체인 그리고 NFT와 같은 새로운 형태의 자산과 투자, 기술, 예술은 예술의 경계(boundary)를 확장시키고, 우리의 삶은 조금 더 빠르고 세련되게 만들어준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여전히 콜렉터들의 수집 대상은 그림과 사진 그리고 작은 조각품들이다. 회화가 가지고 있는 원본성과 표현력은 ‘흔적’을 남기지만, 기술은 그렇지 못하다. 기술의 미래지향적 상상력은 순간의 흥미를 끌어내지만 여전히 고전예술이 전해주는 ‘감동’을 전해주기엔 부족해 보인다. 어쩌면, 이 시대에 걸맞는 또다른 ‘감각’과 ‘감정-감성’이 생겨날지도 모르지만, 디지털 세대인 MZ세대들도 그림을 수집하는 걸 보면 그림이 전해주는 작가의 감각은 기술이 대체할 수 없는 영역 일지도 모른다.

이번 전시에도 영상,설치, 사진 그리고 기계적 요소가 들어간 작품들과 회화, 판화, 꼴라쥬 작품들을 같이 배치된다. 그 이유는 명백히, 모든 매체를 끌어안고 싶은 기획자의 의도 아닌 의도이다. 우리는 무언가가 주목받으면 그 무언가에만 집중하기 시작한다. 하지만 동시대에 존재하는 모든 요소와 매체들이 ‘동시대 예술’를 형성하는 것이다.  이 전시에 AI 담론과 관련 작품들이 들어오면 어떨지 생각해본다. 그렇게 된다면, 회화부터 시작해 AI까지 다룰 수 있는 매우 흥미로운 전시가 될지도 모른다. 하지만, 기술 장치들을 활용하는 영상과 설치 작품까지만 우리가 수용할 수 있는 ‘사람’이 만든 작품이자 전시가 되지 않을까 생각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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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김성희.수호나눔&수호갤러리 프로젝트 매니저로 기획일을 하며 소소한 글을 쓰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