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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롭게 탄생한 아라리오 뮤지엄 인 스페이스 | ARTLECTURE

새롭게 탄생한 아라리오 뮤지엄 인 스페이스


/Site-specific / Art-Space/
by E앙데팡당
새롭게 탄생한 아라리오 뮤지엄 인 스페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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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IGHLIGHT


아라리오 뮤지엄 인 스페이스는 건축사무소였던 옛 공간사옥의 건축적인 아름다움을 살리면서 새로운 전시공간을 만들어낸 미술관이다. 현대 미술작품들과 옛스러운 공간의 조화를 통해서 미술전시의 새로운 장을 형성한 아라리오 뮤지엄의 매력에 빠져보는 건 어떨까.

건축사무소, 미술관이 되다.

아라리오 뮤지엄 인 스페이스는 故 김수근 건축가가 만든 옛 공간사옥을 리모델링하여 지어진 미술관이다. 옛 공간사옥이 아라리오 재단에 매입되면서 공간사옥의 역사성과 문화적 훼손의 우려도 있었지만 건축적이고 문화적인 가치가 인정되어 문화재로 등록되면서 옛 공간사옥을 보존할 수 있었다.* 이에 아라리오 재단은 최대한 기존의 건축물 구조는 건드리지 않고 건축적 특징을 그대로 유지하면서 이와 어울리는 현대미술작품들을 전시하여 새로운 전시공간을 만들어냈다.



아라리오 뮤지엄 인 스페이스는 어떻게 변신했을까?




아라리오 뮤지엄 인 스페이스 외부

  




여러분이 아라리오 뮤지엄을 찾아가서 가장 먼저 마주하는 것은 담쟁이넝쿨로 둘러싸인 외관일 것이다. 이것은 故 김수근 건축가가 주변 한옥과의 조화를 위해서 꾸민 것이다. 옛 공간사옥을 기억하는 사람이라면 이 건물이 미술관으로 바뀌었는지도 모를 만큼 외관은 그대로 보존되어 있다. 





아라리오 뮤지엄 인 스페이스 내부

 



들어가자마자 느낄 수 있는 것은 붉은 벽돌로 이루어진 내부구조이다. 붉은 벽돌 역시 故 김수근 건축가가 자연친화적인 느낌과 주변 한옥과의 조화를 위해서 선택한 자재이다. 건물 내부도 옛 공간사옥의 모습을 잘 보존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전시는 한 공간에 한 작가의 작품들로 구성되어 있고, 사람의 신장을 기준으로 설계된 크고 작은 방들에 각각의 작가들의 작품이 전시되어 있다. 이것은 여러 구역으로 나누어져 있는 옛 공간사옥의 건축적 특성을 고려한 것이다. 또한 건물 전체가 하나의 큰 흐름으로 이어져 있어, 한번 한 공간에 들어가면 건물 밖으로 빠져나오는 것은 쉽지 않다. 이는 화이트 큐브 전시에 익숙한 사람들에게 특정 작가의 전시공간을 찾으며 전시를 보는 묘미와 전시공간의 신선함을 느낄 수 있게 할 수 있다. 



아라리오 뮤지엄 인 스페이스 내부



  

아라리오 뮤지엄 작품들은 화이트 큐브 전시의 탁 트인 큰 전시공간 속에서 마주하는 작품들과는 확연히 다른 느낌이었다. 작품들이 딱딱하고 따분한 것으로 다가오지 않았고 붉은 벽돌이 주는 옛스러움과 꼬불꼬불 연결되어 있는 전시공간이 새로운 세계를 탐험하는 느낌이었다. 이 공간을 나가면 다음 공간에는 어떤 작가의 작품들이 어떻게 전시되어 있을까? 라는 호기심이 들었다. 전시 구성을 예측할 수 있는 다른 전시들과는 달랐다. 물론 팜플렛에 전시 구성이 소개되어 있지만, 직접 이 공간을 가 보지 않는 이상 전시공간을 상상하기는 힘들다. 화이트 큐브 전시에 지루함을 느낀 사람이라면 이 공간이 매력적으로 느껴질 것이다. 





  


아라리오 뮤지엄 인 스페이스는 건축사무소의 모습을 최대한 보존하였는데, 이러한 모습은 뮤지엄의 인테리어에서 볼 수 있다. 빛 바랜 비닐장판, 곰팡이 슨 벽지, 건축사무소에서 쓴 책꽂이, 전기 콘센트, 천장 페인트가 바로 그 예이다. 이것은 작품들과 어울러져 관람객에게 이질감을 주지 않고 전시장소의 신선함 더한다. 심지어 특정 인테리어는 작품과 조화를 이루어 하나의 작품으로 보이기도 한다. 


  

아라리오 뮤지엄 인 스페이스는 건축물과 작품 사이의 균형과 조화를 위해 기존 공간의 용도나 구조에 맞추어 작품을 전시했다. 이를 보여주는 예는 게빈터크의 <또 하나의 부랑자>이다.



게빈터크의 <또 하나의 부랑자>

  



이 작품은 부랑자와 같은 모습의 자화상을 만든 것으로, 작가의 명성에 대한 도전을 하며 예술가의 명성이란 오직 이름 속에서만 존재하는 것임을 강하게 어필하는 작품이다. ** 이 작품을 아라리오 뮤지엄 인 스페이스가 옛 공간사옥이었을 때 관리인의 휴게실로 쓰였던 공간에 배치함으로써 건축물의 공간적 배경을 고려하여 작품을 전시했음을 알 수 있다. 주거지 없이 이리저리 떠돌아다니는 부랑자의 모습과 옛 공간사옥의 맨 위층 구석의 작은 방인 관리인의 휴게실의 모습이 닮았기 때문이다. 지낼 곳이 없어 휴게실을 집처럼 쓰는 관리인의 모습이 부랑자를 연상시킨다. 세월이 흘러 휴게실의 인테리어가 낡게 되고 이를 아라리오 뮤지엄이 그대로 유지를 하면서 작품과 어울리는 공간이 자연스럽게 연출되었다. 빛 바랜 장판과 곰팡이 슨 벽지는 게빈터크의 작품을 더욱 돋보이게 해준다. 




  

권오상의 <더 스컬프처 2>도 옛 공간사옥의 공간 에 맞추어 전시되어 있다. 이 공간은 아라리오 뮤지엄 인 스페이스가 건축사무소일 당시에 차고로 썼던 공간으로, <더 스컬프처 2> 작품과 잘 어울린다. 

 

이 작품은 권오상 작가의 '더 스컬프처(The Sculpture)' 연작 중 하나이고 슈퍼카 '람보르기니 무르시엘라고'를 소재로 했다. '가장 현대적인 무언가를 청동이라는 가장 전통적인 소재로 만들어보자'라는 작가의 생각이 주황색으로 칠해진 거대하고 납작한 덩어리로 실현된 작품이다.*** 이는 옛 공간사옥의 전통적인 공간이 현대미술작품들과 어우러져 미술관으로 새롭게 탄생한 아라리오 뮤지엄 인 스페이스 공간과 잘 어울린다. 


  

이렇듯 아라리오 뮤지엄 인 스페이스는 건축사무소였던 옛 공간사옥의 건축적인 아름다움을 살리면서 새로운 전시공간을 만들어낸 미술관이다. 현대 미술작품들과 옛스러운 공간의 조화를 통해서 미술전시의 새로운 장을 형성한 아라리오 뮤지엄의 매력에 빠져보는 건 어떨까. 이 공간에 여러분들을 초대한다. /berry 07





* 아라리오 뮤지엄 인 스페이스 팜플렛

** 검색어 "게빈터크", http://www.chungnamsisa.com/detail.php?number=7560, 접속일 2020.07.21.

*** 검색어 "더 스컬프처2", https://www.fnnews.com/news/201606271723378670, 접속일 2020.07.29.



all images/words ⓒ the artist(s) and organization(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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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 앙데팡당_이화여자대학교 미술사학과 동아리 앙데팡당 입니다. 전시 감상문 북칼럼 화가나 작품에 대한 수필 등 다양한 주제와 장르의 미술사 관련 글을 연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