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트, 퀀텀을 만나다

James Bridle, A State of Sin, sculptural objects and sensors with embedded SIM cards connected to LED dis-plays (dimensions variable),

webpage (random.jamesbridle.com), 2018 ©iMAL

입자물리학자 José Ignacio Latorre는 양자역학을 비롯한 모든 과학 이론의 본질은 호기심에 있고, 호기심은 가능한 모든 편견에서 벗어나 탐구를 가능케 하는 중요한 요소라고 했다. 예술에 있어서도 탐구는 훌륭한 예술 작품을 창조해 나가기 위해 거쳐가야 하는 첫번째 단계일 것이다. 예술가는 창작에 대한 모든 가능성을 열어둔 채로 끊임없이 영감을 주는 대상을 찾고 호기심을 매개체로 하여 스스로 답을 구하는 질문을 만들어낸다. 그리고 이러한 질문에 대한 답을 찾아가는 과정에서 창의적인 아이디어를 떠올리며 그에 따른 결과물로서 예술 작품을 탄생시킨다. 만약 영감을 주는 대상이 자연 현상이라면 과학자는 현상을 설명하는 과학적 이론을 만들어내겠지만 예술가는 최종적인 결과물로서 자신의 감각을 이용하여 나타내는 예술적 표현 방식을 택할 것이다. 

| 탐구하고, 본질을 묻고, 발견하라. - José Ignacio Latorre                

한편 21세기 이후 과학기술의 급진적인 발전과 함께 예술의 형태와 표현의 다원화도 빠르게 진행되어가고 있다. 이에 따라 현대 예술과 과학기술의 관계는 예전에 비해 더 밀접해졌으며 현대의 예술가들은 과학을 보다 근본적으로 이해하고 예술 작업에 적용해야 할 필요성을 점점 더 크게 느끼고 있다. 그리고 과학자들이 자연을 바라보는 시각과 해석의 관점이 원자보다 작은 미시 세계에서부터 수십억 광년의 우주에 이르기까지 더욱 깊고 어려워지고 있는 가운데 과학이 현대 예술과의 협력을 통해 예술적인 표현의 도움을 얻는다면 일반 대중들에게 과학을 쉽게 이해시킬 수 있는 계기를 마련할 수 있을 것이다. 현재 이 같은 예술과 과학의 상호 작용을 통한 창의적 길로의 모색은 세계 최대 입자 물리학 연구소인 CERN에 의해 주도적으로 이루어지고 있다. 그리고 그 중심에는 물리학, 그 중에서도 양자역학을 이해하기 위한 예술적 접근을 시도하는 예술가들이 있다.  

전시장 입구 ©Mr오로라

- 현대 예술, 양자를 만나다

지난 3월 5일 브뤼셀의 몰렌베크(Molenbeek) 지역에 위치한 iMAL에서 "양자: 보이지 않는 것을 찾아서" 전시가 개최되었다. 이 전시는 미디어 아트 센터인 iMAL이 2년만에 새 건물로 이전한 후 선보인 첫 번째 전시로서 예술가들과 CERN의 과학자들의 협업으로 만든 작품들을 공개했다. 본 전시는 FACT(런던), CCCB(바르셀로나), iMAL(브뤼셀), LU(낭트), CERN(스위스)으로 구성된 ScANNER(the Science and Art Network for New Exhibitions and Research)에 의해 공동 제작되었다. 유럽 순회 전시로서 FACT에서 2018년 11월 22일에서 2019년 3월 3일까지 첫 번째 전시를 시작해 CCCB(9/4/2019 - 24/9/2019)에서 두 번째 전시를 성공리에 마쳤고 현재 iMAL에서 진행 중인 세 번째 전시 이후에는 2020년 6월 프랑스 낭트 LU(lieu unique)에서 마지막 전시를 앞두고 있다. iMAL 전시에 대한 본 기사는 3월 5일에서 3월 8일까지 열렸던  "양자: 보이지 않는 것을 찾아서"의 오픈 위캔드 전시 관람과 3월 12일에 진행되었던 iMAL 관계자들과의 인터뷰를 통해 얻게된 전시와 기관에 대한 정보를 통해 쓸 수 있었다. 현재 iMAL은 코비드-19로 인해 임시 휴관인 상태이다.

hrm199(Haroon Mirza/ Jack Jelfs), one1one, Single-channel HD video with10-channel sound (8:30mins); custom made video synth;

installation environment, 2018 ©iMAL

- 양자: 보이지 않는 것을 찾아서

"양자: 보이지 않는 것을 찾아서" 전은 CERN의 Arts@CERN 책임자 Mónica Bello와 큐레이터 José-Carlos Mariátegui가 주최하고 입자물리학자인 José Ignacio Latorre의 과학적 도움을 받아 이루어졌다. 전시장에는 10명의 예술가들과 과학자들의 협업으로 만들어진 작품들과 양자 실험실의 일부 오브제들이 함께 전시되어있다. 이들은 각기 다른 방식으로 물리학이 과학의 영역을 넘어 우리 일상에 끼치는 영향을 탐구하고 우주의 기본 법칙들에 대한 탐험으로 양자 세계에 대한 접근을 시도한다. 이곳에서 관객들은 영상, LED, 뮤온 구조물, 형광 드로잉 등 다양한 매체로 구성된 복합적인 공간으로 초대되어 다양한 형태로 보여지는 과학과 예술의 세계를 경험할 수 있다. 물리학에서도 가장 어려운 개념이자 분야인 양자역학을 예술가들의 눈으로 표현한 이번 전시는 대중들이 양자물리학에 한 걸음 가까이 다가갈 수 있는 계기가 될 수 있기를 기대한다.

Yunchul Kim,Cascade, Three sculptural elements. Argos: Geiger-Müller tube, glass, aluminum, micro controller (480 x 400 mm);

Impulse: non-pulsating pumpsolenoid valve, mircro controller, acrylic, aluminium (2300 x 2000 mm); Tubular: PDMS, micro tube (dimension variable), 2018 ©iMAL

Juan Corté, Supralunar, Custom-built mechanisms in perspex (dimensions variable); Arduino; LED lights, 2018  ©iMAL

Diann Bauer, ScalarOscillation, twochannel video with quadraphonic sound (6:40 mins), 2018 ©Mr오로라

- CERN의 국제 콜라이드 레지던시 어워드

전시에 참여한 10명의 예술가들은 CERN과 FACT가 주최한 국제 콜라이드 레지던시 어워드(Collide International Residency Award)를 통해 선정된 예술가들이다. CERN은 2011년 예술과 과학을 연결하는 선도적인 예술 프로그램인 Arts@CERN을 설립하였고 3년 전부터는 국제 콜라이드 레지던시 어워드를 통해 예술가들을 선정하여 과학자들과의 협업을 지원하고 있다. 선정된 예술가는 연구소에서 과학자들과 엔지니어들의 조언을 받으며 작업할 수 있는 3개월의 기간이 주어진다. 더 많은 정보와 레지던시 참여 방법은 Arts@CERN 사이트(https://arts.cern/news)에서 확인할 수 있다. 

- 브뤼셀의 미디어 아트센터 iMAL

iMAL(interactive Media Art Laboratory)은 1999년 Yves Bernard에 의해 건립된 미디어 아트 센터로 브뤼셀 몰렌베크(Molenbeek)에 위치해 있다. 2020년 리모델링 후 새로 개관한 본 센터는 아트센터(전시장)와 FabLab(디지털 제작소) 및 Media Lab(아트레지던시)로 구성되어 있다. iMAL은 창시자의 건립 목적인 컴퓨팅 기술과 네트워킹 기술을 이용한 예술 창작의 비전을 이어가고 있다. 또한 몰렌베크(Molenbeek)는 브뤼셀의 낙후된 꼬뮨(Commune) 중 하나로 iMAL은 이곳 지역 시민들과의 소통과 교육을 중요한 이념으로 여기며, 지역 사회의 발전을 위해 센터가 보유한 디지털 기기를 이용한 워크샵과 관련 기술 교육, 그리고 예술 프로그램 등을 통해 청소년과 지역 주민들에게 양질의 예술 경험과 기술 교육을 제공하고 있다. 더 많은 정보는 https://www.imal.org에서 확인 가능하다.

FabLab 담당자 Xavier가 유럽지역개발기금(ERDF) 2014-2020의 일환으로 선정된 iMAL의 디지털 아트를 통한

몰렌베크 지역의 사회 통합(InclusionSociale) 프로그램인 PROJET CASTII(http://castii.be/)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Mr오로라

전시 카달로그들 ©Mr오로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