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시는 소설가 김애란의 동명 소설에서 포착한 질문을 단초로, 말과 글이면서 신체이자 정령, 실체이자 관념, 그리고 체제이자 문화인 언어를 함께 들여다봅니다.
전시포스터
백남준아트센터가 2월 27일부터 선보이는 이번 기획전 <침묵의 미래: 하나의 언어가 사라진 순간>은 8명의 참여 작가들로 하여금, 오늘날 신자유주의 사회에서 언어의 약탈과 소멸 현상, 오해와 이해를 거듭하는 관계, 문자의 바깥에서 벌어지는 비언어적 의사소통의 다양성을 탐색할 예정입니다.
“나는 누구일까. 그리고 어찌될까.” 어떤 언어가 스스로의 행방을 묻는 소설의 물음에서 시작된 전시는 결국 자신과 다른 존재에 대한 인식이기도 합니다. 우리의 불안이 과연 다른 종, 다른 대상, 다른 언어로부터 비롯하는지, 미래에 하나의 목소리만 남는다면 그 불안은 과연 사라질 것인지 질문합니다. 전시장을 찾은 관람객들이 소멸하는 언어의 풍경에서 세계의 다양한 존재자들과 접촉하기를 기대합니다.
한편, 지배 언어가 낳는 계급과 소외, 생존 도구로서 인권과 직결된 언어의 힘을 시각예술로 함께 제시할 것입니다. 전시는 일상에 서서히 스며들어 자리한 이 같은 문제들을 환기함으로써 눈에 보이지 않는 언어의 실체와 다양성을 새로이 바라보고자 합니다.
* “침묵의 미래”는 소설가 김애란의 2012년 발표 단편소설 제목으로, 저자의 동의를 받아 전시 제목으로 사용합니다.
(c)안젤리카 메시티
더 컬러 오브 세잉(2015), 3채널HD비디오, 25분
Angelica Mesiti
The Colour of Saying(2015), Three-channel HD video, 25 minutes
courtesy of the artist and Anna Schwartz Gallery
(c)김우진
완벽한 합창(2019), 4채널 HD비디오, 5분 12초
The Perfect Harmony, 2019, 4 channel HD video installation, 5m12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