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전 안에는 두 외계 신의 신상과 설화집이 있다. <고래>와 <바이러스>는 두 신을 가리키는 가장 널리 알려진 이름이며, 이 밖에도 ‘케투스’, ‘탄주어’, ‘리바이어던’, ‘검은 죽음’, ‘손님마마’, ‘괴질’ 등 다채롭게 호명된다. 신들은 심해와 미시세계라는, 오래된 집의 여러 곳 중 외계만큼 낯선 어느 방에서 왔다. 이 세계 내부에 위치한 어디쯤이면서 지표면에서 384,000km 떨어진 달보다 생경한 곳이다. 아득한 곳에서 탄생한 이들은 인류의 상상 속에서 바다의 주인, 보이지 않는 형벌, 신성하고 사악한 기운이자 초자연적 권능을 누리는 은밀한 존재이다. 오랜 시간과 넓은 지역에 걸쳐 두 신은 인간의 영혼에 뚜렷한 흔적을 남기게 된다. 특별한 경외와 제사가 뒤따랐으며, 동시에 신을 사냥하는 여러 기술 또한 발명되었다. 그들을 연구하고 관리하는 수완이 발전된 이후 신들 중 상당수는 센터와 실험실이라는 새로운 집에 거주한다. 사로잡힌 신들은 꽤 세속적earthly 대상이기도 해서 신과 관련된 수많은 상품이 지천에 널릴 정도이다. 오래된 집이 태초에 언제 어떻게 생겨났는지 명확히 확인된 바는 없다. 세계라는 수수께끼는 여전히 베일에 가려져 있고 인간과 인간을 둘러싼 모든 존재는 서로의 삶에 깊숙이 얽혀있을 뿐이다. 수십 억 년 후 태양과 함께 모든 것들이 다 타버리기 전까지 얼마나 오랫동안, 우리는 우리의 사냥 당하는 신들과 이곳을 공유하게될까? <오래된 집과 낯선 이웃>은 그 전 어느 시점에 이들을 기리는 공상적 제의이다. (전시서문_김연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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