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중업 다이얼로그》전은 한국 현대건축의 신화적 인물인 건축가 김중업을 조망한다. 하지만 이 전시는그 동안 김중업에 관한 피상적인 진단과 신화화된 측면과는 거리를 두고, 예술과 건축의 관계를 매개로 그동안 논의되지 않았던 다양한 맥락 속에서 작가와 그가 남긴 유산을 살펴보는 전시다. 김중업의 타계30주기를 기념하기 위해 마련된 이 전시는 한국 현대건축 전시를 꾸준히 기획해온 국립현대미술관이김중업건축박물관과 공동으로 준비했다. 건축가 김중업의 생애 전반을 조망하는 첫 대규모 전시로서, 김중업건축박물관의 소장품과 국립현대미술관의 아카이브, 그리고 건물주로부터 대여한 자료들과 사진 및영상 신작으로 구성했다.
1922년 평양에서 출생한 김중업은 르 코르뷔지에 아틀리에서 실무를 한 뒤 한국전쟁 이후 초토화된 한국땅에서 한국적 모더니즘을 구현하고자 한 건축가다. 그는 임시수도 부산에서 만난 예술가들과의 네트워크를기반으로 한국 문화예술계 중심에서 활동하며 예술가들을 후원하고, 그들과의 협업을 오랜 기간진행하였다. 한국에서 최초의 건축 전시회를 열기도 한 김중업은 전시라는 문화양식을 일찍부터 이해하고실천한 사람이다. 그는 건축을 건물로 한정하지 않고 담론의 문제로 보고 예술 매체에 대한 깊이 있는 탐구를진행했다. 그러한 사유의 흔적은 그가 남긴 이미지 아카이브에서 발견할 수 있다.
이 전시는 역순으로 진행되는 김중업의 작품 연대기를 첫 번째 대화의 시작으로 연다. 그리고 '세계성과지역성', '예술적사유와 실천', '도시와욕망', '기억과재생' 등 4개의 주제로 그간 김중업과 그의 작품에관해 주변부에 머물렀던 문맥들을 펼쳐보이고자 한다. 특히 이번 전시는 그간 논의가 부족했던 김중업의후기 작업들과 한국의 중요한 예술가들과의 협업 과정, 도시에 대한 그의 생각들을 살펴보는 기회가 될것이다. 《김중업 다이얼로그》는 이제 막 촉발되기 시작한 한국 건축가 연구의 출발점으로서 건축, 예술그리고 우리 사회의 다양한 관계망들과 대화의 장을 여는 단초가 되리라 기대한다. <국립현대미술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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