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rtspace LAF 2025 기획자 공모 선정 전시
<질병의 이면: 진화와 치유>
전시기간 | 2025.08.16.(토) - 09.06.(토)
운영시간 | 11:00 - 18:00, 일, 월 휴관
전시장소 | 아트스페이스 라프
(서울시 서대문구 북아현로 63, b1)
기획ㅣ정해인
참여작가ㅣ최승화, 최은영
질병은 인간의 삶을 위협하는 고통의 순간이자 존재의 본질을 되묻게 하는 근원적 경험이다. 이 전시는 질병이라는 통증의 언어를 통해 인간의 신체와 정신, 그리고 감각의 층위를 다시 바라본다. 나아가 그것을 단순한 이탈이나 손상이 아닌 진화와 치유의 장으로 전환시킬 수 있는 사유의 계기를 제안한다. 이번 전시는 암이라는 고통스러운 질병을 직접 경험한 두 작가, 최은영과 최승화의 작품 세계를 중심으로 구성된다. 각각 ‘진화’와 ‘치유’라는 상이한 관점을 통해 질병에 대한 고유한 해석과 대응을 시도한 이들의 작업은 관객이 자신의 경험과 감각을 투사하며 질병의 의미를 성찰하도록 이끈다.
따라서 이 전시는 평면과 입체, 회화와 조형이 서로 다른 감각적 언어를 유지하면서도 마치 작가들의 작업 방식인 킨츠키나 콜라주처럼 하나의 흐름 속에서 공존하는 방식을 취한다. 마주해야만 하는 상처, 피하지 않을 흔적과 같은 최은영 작가의 평면 작업이 전시장 벽면을 따라 펼쳐지고, 그 공간의 가운데에는 내면의 치유 과정을 물질적으로 형상화한 최승화 작가의 조형 작업이 놓인다. 마주한 상처와 복원되는 감각, 고통과 생명력 사이의 간극은 작품 간의 리듬을 통해 서서히 메워지고, 관객은 그 틈에서 질병을 새롭게 이해하는 통로를 발견하게 된다.
《질병의 이면: 진화와 치유》는 질병을 경험한 몸과 마음이 새로운 방식으로 세계를 감각하고, 말하고, 존재를 드러내는 전시이다. 이는 질병의 흔적을 감추는 대신 그것을 공유함으로써 삶의 또 다른 가능성을 모색하려는 시도이다. 이 전시는 그 언어를 감각과 시선의 층위로 풀어내며 질병을 ‘산다는 것’에 가까워지는 방식으로 다시 써 내려간다.
최은영 작가는 질병을 인간의 진화적 서사 안에서 읽어낸다. 상처는 더 단단한 피부를 남기고, 고통은 새로운 생존 전략을 발명한다. 작가에게 있어 질병은 퇴보가 아닌 변이이며, 멈춤이 아닌 또 다른 형태의 생명력을 생성하는 전환점이다. 작가의 작업 속에서 우리는 생명을 향한 끈질긴 적응의 흔적과 진화의 아름다움을 마주하게 된다.
최승화 작가는 질병을 직면하며 부서졌던 균형을 되찾아가는 과정을 사유한다. 몸과 마음이 따로따로 회복되는 것이 아닌, 내면의 감각들이 복원되고 재조율되는 과정을 통해 진정한 치유가 이루어진다. 그의 작업은 파편과 재구성의 언어를 통해 고통의 순간을 감추지 않고 오히려 그것을 있는 그대로 응시함으로써 회복과 정화를 가능하게 한다.
정해인(기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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