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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악의 또 다른 언어 | ARTLECTURE

음악의 또 다른 언어


/Artlecture/
by 허연재
음악의 또 다른 언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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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IGHLIGHT


예술가들의 작품들을 보면 음악과 미술은 땔래야 땔 수 없다. 음악은 그들에게 영감의 원천이며 시각 언어를 구성해 나가게 하는 힘이다.

다양한 미술 형식 중 추상 미술에 대한 이야기를 할 때 공중에 붕 떠 있는 듯한 느낌을 받는다. 추상 미술은 작가가 자신의 내면의 감동을 펼쳐낸 결과로 나타나는 것이기도 하고 감상자의 감정을 움직이기 위한 장치로 비춰지기도 한다. 무엇이 먼저이든 작가의 손끝에서 떨어져 나간 순간부터 작품은 작품 자체로서의 온전한 주체성이 만들어진다.

그 추상적 언어를 어떻게 이해하고 해석할까 하는 것이 난감할 때가 있다. 미술관에서 이런 추상 미술작품을 마주하면 그냥 곁눈질하고 지나쳐버린 경험을 한적이 있지는 않은가? 필자 역시 가끔은 더 가까이 다가가지 않고 지나쳐 버린 적이 있다. 작품은 자신을 알아달라고 비장하게 쳐다보지만, 알 수 없는 다른 언어로 내게 말을 걸어오니 그냥 무시해 버린다. 하지만 미술 작품을 음악에 비유해서 보기 시작하면 마음이 한결 편안해진다.

추상미술의 대가인 바질리 칸딘스키가 그림을 그리게 된 이유는 회화의 색이 그에게 말을 걸어왔기 때문이다. 칸딘스키는 원래 법학자의 길을 걸었던 인물이었는데 모스크바에서 열린 모네의 <건초더미> 작품을 보고 깊은 감명을 받게 된다. 모네의 <건초더미>는 형태도 단순하고 주제 역시도 매우 지루한 것이기에 특별할 것 없어 보인다. 하지만 칸딘스키의 시야에 들어온 것은 색채들이었고 그 다양한 색채들이 움직이는 빛을 만들어내는 것이었다.



▲ Claude Monet, Wheatstacks (End of Summer), 1890–91


▲ Wassily Kandinsky, Composition 8




초반에는 구성적 이미지로 시작했다가 점차 추상 미술로 변화를 시키며 회화의 아주 기본적인 요소인 점, 선, 면 단순함으로 그림을 그리기 시작했다. 단순해진 형태의 그림은 마치 음악의 음표들이 공중을 떠다니는 것처럼 선명한 시각적 리듬을 전해준다.

우리가 말을 할 때도 그렇지 않은가!

내가 상대에게 전하고 싶은 메시지가 있으면 그 메시지를 말을 할 때 온 갖 미사여구를 붙일 때보다, 간결하게 적절한 단어만을 선택하여 자연스러운 톤으로 매끄럽게 이야기 할 때 더 큰 울림이 오기도 하고, 상대를 향한 친절한 언어가 된다.



▲ Wassily Kandinsky, Composition II, 1923



칸딘스키는 이러한 점, 선, 면의 배치들이 만들어내는 리듬감이 음악과 같다고 했다. 직선과 곡선은 상승이냐 하강이냐에 따라 의미가 달라진다. 또한 점의 크기와 형태가 변함에 따라 상대적인 울림도 변한다. 점은 간결하지만 매우 힘이 있는 형태다. 다채로운 색으로 채워진 점, 선, 면들이 모여 만들어내는 선율이 우리의 시각을 통해 몸 전체에 퍼진다.

 
꽃을 주제로 한 회화로 독특한 화풍을 만든 조지아 오키프도 꽃을 구체화 하기 전에 점, 선, 면의 중요성을 발견했었다. 버지니아 대학교에서 아서 다우의 이론을 심화한 앨런 비먼트 수업을 듣게 되는데 회화의 새로운 형식을 답습하게 된다. 단순히 보이는 것을 그대로 모방하지 않고 추상적인 2D형태로 도달하여 명쾌한 형태를 만드는 것이었다. 장식적으로 여겨지거나 부차적으로 여겨지는 형태들을 모두 걷어내면 본질이 보인다. 오키프의 초기 작업들은 대부분 추상적인 형태를 띄며 이런 작업을 통해 추상회화의 본질을 발견한다. 특히 오키프의 <Music, Pink and Blue, No. 1>은 음악이 만들어내는 자연스러운 선율 처럼 파랑과 핑크 색의 레이어들이 파르르 떨리는 듯한 시각적 연주를 만들어낸다.



▲ Georgia O’Keeffe, No. 12 Special (1916) / Drawing XIII (1915)


▲ Georgia O’Keeffe, Music, Pink and Blue, No. 1 (1918)

 

예술가들의 작품들을 보면 음악과 미술은 땔래야 땔 수 없다. 음악은 그들에게 영감의 원천이며 시각 언어를 구성해 나가게 하는 힘이다. 미술이 음악만큼이나 즉각적이고 직관적이지 않게 느껴질 수 있지만, 우리가 인테리어를 할 때 그림 한점이 있는 공간과 없는 공간을 생각해보면 뚜렷하게 구분이 될 것이다. 음악이 낮게 깔린 카페 공간에 있는 것과 음악이 전혀 없이 사람들의 웅성웅성 대화 소리만 들리는 카페에 앉아있는 것과도 일맥상통한다. 예술가들의 손끝에서 피어나는 추상적인 시각적 선율이 그 공간을 얼마나 아름답게 만드는지 알게 된다면 아마 그림이 우리에게 주는 즐거움이 보다 더 크게 다가올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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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허연재.테이스티 아트(Tastea Art): 일상 속에서 예술을 통해 풍요로운 삶을 만드는 미술사, 미술 인문학 강의를 하고 글을 씁니다. / <바라보니 어느새 내 맘에>2020 저자. / 브런치 @tasteaart / 인스타그램 @tasteaar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