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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술을 느끼는 행복은 내게 따듯한 악수를 한다. | ARTLECTURE

예술을 느끼는 행복은 내게 따듯한 악수를 한다.


/Art & History/
by 안초이
Tag : #예술, #행복, #희생, #사랑
예술을 느끼는 행복은 내게 따듯한 악수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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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IGHLIGHT


과시나 과장 없이 무심코 지나치기 쉬운 곳곳에 행복이 있음을 예술을 통해, 삶을 통해 알아가길 바랍니다. 그 행복은 어쩌면 희생 또는 사랑으로 피어난, 인간이 추구하는 궁극적인 삶의 목표일지도 모릅니다....

행복은 아무리 잡으려 애써도 보이지 않고 어떻게 해야 알 수 있는지 전혀 예측할 수 없는, 우리가 살아가는 목표입니다. 요즘 추구하는 행복은 무엇입니까? 곰곰이 생각을 곱씹어봐도 이제는 정말 모르겠습니다. 행복은 인간의 본능적인 욕구입니다. 행복을 어떻게, 무엇으로 느끼는가는 사람마다 같은 것이 하나 없습니다. 심지어 같은 사람이라도 상황, 때에 따라 달라집니다. 행복은 크게 두 가지로 나눌 수 있습니다. 첫째는 타인에 기반을 둔 상대적 행복입니다. 상대적 행복은 유형 또는 욕망의 가치가 충족되거나, 기호화된 가치에 충족된 상태입니다. 두 번째는 자기 자신으로 인한 절대적인 상태, 즉 자주적 행복입니다. 어떤 방향으로든 매일 행복할 수만 있다면 좋겠습니다만 사람은 매번 그럴 수 없다는 사실을 잘 아는 듯, 매일 매시간 행복을 찾습니다. 안정된 삶이 행복일지, 풍족한 삶이 행복일지, 걱정 없는 삶이 행복일지. 우리는 왜 행복해야 하는지 모든 인간은 궁금해합니다. 그 질문에 대한 명쾌한 해답은 없으며 결과도 없습니다. 각자 추구하는 행복은 천차만별이기 때문입니다. 행복에 대한 탐구는 과거부터 지금까지도 큰 주제를 가져다줍니다. 칸트에게 행복은 자신의 경험에서 나오는 것이라고 했습니다. 자신의 행복은 삶 속에서 찾아 나아가야만 하고 무엇이 행복일지 끊임없이 생각하는 것 자체만으로 의미가 있습니다. 칸트는 행복에 대해 세 가지 조건을 말했습니다.

 

첫째, 할 일이 있고

둘째, 사랑하는 사람이 있고

셋째, 희망이 있다면 그 사람은 지금 행복한 사람이다(1).”


 


영화 <꾸뻬 씨의 행복 여행> 스틸 컷, 2014 / 피터 첼섬 감독


 

칸트의 세 가지 조건을 살펴보면 이렇게 큰 불행 없는 삶을 이행하는데도 왜 모두가 행복한 감정을 찾으려고만 하는지 살짝 의문이 듭니다. 파리 르네 데카르트 대학병원에서 정신과 과장으로 근무했던 프랑수아 를로르는 근무하다 보면 각기 각색의 고민과 자신이 불행하다는 생각이 들어 찾아오는 사람이 많았다고 합니다. 이런저런 사람들을 매일 만나며 상담해 주었던 프랑수아 를로르는 과연 진정한 행복이 무엇인지 궁금했고 그 궁금증을 꾸뻬(2)라는 가상의 인물이 파헤치기 시작합니다. 주인공 꾸뻬의 내용이 담긴 책은 출간되어 여러 시리즈로 파생되었습니다. 그 중 <꾸뻬 씨의 행복 여행>170쇄 가까이 인쇄할 정도로 큰 인기를 끌었습니다. 영화로도 개봉되었습니다. 주인공 꾸뻬가 과연 행복은 무엇인지 의문에 대한 해답을 찾기 위해 무작정 여행을 떠납니다. 영화 속에서의 꾸뻬는 돈이 행복의 조건이라고 생각하는 상하이의 사업가, 가족과 행복하게 살고 싶은 아프리카의 마약 밀매상, 생애 마지막 여행을 떠난 말기 암 환자 등, 다양한 사람들을 만납니다. 그들을 본 꾸뻬는 행복에 대한 느낀 점을 수첩에 적었습니다.


 

행복의 첫 번째 비밀은 자신을 다른 사람과 비교하지 않는 것이다.

행복은 때때로 뜻밖에 찾아온다.

행복은 좋아하는 사람과 함께 있는 것이다.

행복은 자신이 좋아하는 일을 하는 것이다.

행복이란 있는 그대로의 모습을 사랑받는 것이다.

행복은 다른 사람의 행복에 관심을 두는 것이다.

(...중략)”

 



<가족-함께하는 시간()>, 193.9x259.1cm, 2014 / 김덕기 작가


 


꾸뻬가 수첩에 적은 행복을 보노라면 어두워야 할 그림자조차 보이지 않는 밝은 낙원을 그리는 작가 김덕기가 생각납니다. 김덕기는 우리에게 마치 행복은 이렇게 따뜻하고 포근한 것이야라고 그림으로 전달하는 것 같습니다. 김덕기는 가족의 평범하고 일상적인 소재를 캔버스에 옮깁니다. 가족과 함께하는 시간과 장소가 제일 행복하다는 작가의 작품들은 골똘히 해석하려 애쓰거나, 굳이 가치를 부여하지 않아도 알 수 있습니다. 밝고 화려한 색상들 속에 파묻혀 있는 가족과 동물에게는 형언할 수 없는 행복과 사랑이 담겨 있습니다. 자연 또한 소재인 만큼 색상들이 서로 충돌하지 않게 조화를 유지하는 섬세함도 엿보입니다. 그리는 대상을 예찬하는 것이 회화라고 말하는 미술사학자 츠베탕 토도로프의 말처럼 김덕기에게 가족은 예찬의 대상이었으며 행복의 원천이자 기쁨이었습니다.

우리가 매번 마주치며 지나가는 꽃들과 나무들, 그리고 구름이 행복을 만났을 때 일상이 더 소중해지고 특별해집니다. 그것들을 솔직하고도 따뜻하게 캔버스에 담아내는 힘. 수많은 예술가는 이 행복의 순간을 지금도 담아내려 하고 있습니다.

 


<Wonderful day>, 80x21x52cm, 2016 / 김경민 작가

 


아이들과 목욕하는 모습이 행복해 보이는 엄마와 행복한 표정으로 출근하는 아빠와 같은 지극히 평범한 일상을 조각하는 작가 김경민의 작품도 생각납니다. 김경민은 우리에게 마치 행복은 이렇게 활기차고 친숙한 것이야라고 조각으로 전달하는 것 같습니다. 김경민의 작품은 어디에선가 많이 본 것처럼 낯설지 않습니다. 그의 작품은 공공장소 곳곳에 세워져 있습니다. 우리은행 코엑스, 서울시청, 연합뉴스 빌딩, 성신여대 역 입구, 아파트 단지 등 곳곳에서 볼 수 있습니다. 작가에게 행복이란 돈도 아니고 명예도 아니었습니다. 그저 좋은 남편과 함께 아이들이 올곧게 성장하는 것을 바라보는 기쁨이었습니다. 매일 닿는 가족들과 때론 티격태격하기도, 편안하게 목욕을 같이하기도 합니다. 국적을 떠나 현재를 살아가는 활기찬 모습은 공통의 모습인 것을 증명하기라도 하듯 외국에서도 만나 볼 수 있습니다. 현재 중국, 홍콩, 대만, 싱가포르의 거리에도 볼 수 있다고 합니다. 작품은 작가의 모습을 닮아간다는 말이 있습니다. 김경민은 이에 대해 이렇게 말합니다

 

작품은 작가의 모습을 그대로 반영할 수밖에 없다고 생각해요. 저는 사람들이 제 작품을 보면서 행복한 순간을 떠올렸으면 좋겠어요. 제 작품을 한 편의 웹툰이나 코믹영화처럼 보면서 행복해졌으면 좋겠어요. 제 작품이 너무 가볍다고 생각하는 사람도 있겠지만, 다양한 장르에서 다양한 이야기를 하는 작가가 많아져야 세상이 풍성해지지 않을까요?”(3).

 

행복을 소재로 그리는 작가들의 작품을 보면 일상의 모든 곳에서 만나기 쉬운 것들이었습니다. 사랑하는 사람과 함께 식사하고, 춤을 추고, 소풍을 가고. 좋아하는 것을 누리는 소소함과 자유였습니다. 무엇에 얽매이지 않고 지낼 수 있는 상태야말로 행복을 누릴 수 있는 최고의 환경이니 말입니다. 꾸뻬는 수첩에 적은 느낀 행복에 관한 것을 긍정적으로 바라보기도 했으나 부정적으로 본 것도 있었습니다.

 

좋지 않은 사람에 의해 통치되는 나라에서는 행복한 삶을 살기가 더욱 어렵다.”

 


영화 <사마에게> 스틸 컷, 2019 / 와드 알-카팁 감독


 

우리는 맑은 태양과 구름 아래 지저귀는 새소리를 전혀 특별하지 않게 듣곤 합니다. 이런 잔잔한 일상을 갈망하는 자들 또한 있다는 사실도 모른 채 말입니다. 영화 <사마에게>의 감독 와드 알-카팁은 전쟁 속에 태어난 자신의 딸 아이 이름을 사마라고 지었습니다. ‘사마는 하늘이라는 뜻으로 그들은 공습도 없고 공군도 없는 맑고 태양이 내리쬐는 잔잔한 하늘을 원했습니다. <사마에게>는 시리아 내전을 취재한 다큐멘터리로 전쟁 속에서도 카메라를 내려놓지 않는 한 여성의, 한 시민의, 한 인류의 이야기를 담았습니다. 전쟁으로 아이를 잃은 한 엄마는 카메라를 향해 절규합니다.


제발 계속 찍어달라고, 이런 짓들을 벌인 놈들이 누구인지 다 알 수 있도록.’


저널리스트이자 감독인 와드 알-카팁은 차마 마주보기 힘든 상황까지도 촬영을 멈추지 않았습니다. 동생의 죽음을 받아들일 수 없던 앳된 형의 모습도, 피바다로 얼룩진 열악한 환경의 병원마저도. 폭탄 소리에 어른들은 무의식이라도 어깨가 잔뜩 움츠러드는데도 태중부터 폭탄 소리를 태교처럼 듣고 자란 아기 사마는 전혀 놀라지 않았습니다. 아기에게는 푸른 하늘이 어떤 건지 모릅니다. 불시에 터지는 폭탄은 사마에게 자연스러운 소리였고 전혀 놀라지도, 움츠러들지도 않았습니다. 이 비정상 세계에서 행복을 위해 그들은 오늘도 자유를 외칩니다. 매체에서 절대 보도하지 않았던 자유를 빼앗긴 도시 알레포의 참상을 가장 안쪽에서부터 여실히 보여주고 있는 이 현실은 우리에게 보내는 또 다른 경고의 메시지입니다. 보이는 것과 보이지 않는 것을 깨우쳐 구분하는 것. 보이는 것이 전부가 아닌 세상에서도 행복은 피어나지만 무척이나 어렵다는 것을 기억해주시길 바랍니다. 장기전이 된 전쟁 통에 과일과 채소 같은 신선한 식재료를 본지도 오래된 마른 땅에서 어렵게 구한 단감, 그 하나에 행복에 겨워하던 여인의 모습 또한 있으니 말입니다. 꾸뻬가 적은 느낀 점처럼 좋지 않은 사람에 의해 통치되는 나라에서는 행복한 삶을 살기가 더욱 어렵다는 것을 기억했으면 좋겠습니다. 우리는 꽃다발을 받아 행복해하는 여인이 아니라 단감 하나 받아 행복해하는 여인을 더 기억했으면 좋겠습니다.

 


영화 <사마에게> 스틸 컷, 2019 / 와드 알-카팁 감독


 

과시나 과장 없이 무심코 지나치기 쉬운 곳곳에 행복이 있음을 예술을 통해, 삶을 통해 알아가길 바랍니다. 그 행복은 어쩌면 희생 또는 사랑으로 피어난, 인간이 추구하는 궁극적인 삶의 목표일지도 모릅니다.

 

예술작품은 우리에게 감정의 가치를 전달합니다. 예술작품을 알아갈수록, 바라볼수록 우리의 삶을 심리적으로도, 윤리적으로도 윤택하게 만드는 것은 사실입니다. 특정한 성격의 예술 장르를 좋아하게 된다면 개성적일 뿐만 아니라 내면의 공백을 반영하고 메꿔주는 역할을 할 것입니다. 궁극적으로 우리는 모두 행복을 추구하며 그 감정을 느낄 수 있는 예술작품들을 갈망하게 되는 것입니다. 미술관, 혹 관심 작가의 세계관을 두드리며 들어가는 설렘은 그 작품을 마주할 때 느낄 수 있는 큰 행복일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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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고사항

(1)참고: 도서 <생각의 차이가 일류를 만든다: Think 4.0 시대의 역발상 콘서트> 이동규 저자

(2)프랑스 원작 소설의 제목은 'le Voyage d'Hector ou la recherche du bonheur'로 주인공 이름은 '헥터'가 맞지만, 책을 한국어로 번역하면서 조금 더 프랑스 느낌의 이름이 필요했고, 친근한 이미지의 '꾸뻬'로 설정하게 되었다고 한다.

https://news.sbs.co.kr/news/endPage.do?news_id=N1002713510&plink=COPYPASTE&cooper=SBhttps://news.sbs.co.kr/news/endPage.do?news_id=N1002713510&plink=COPYPASTE&cooper=SBSNEWSEND

(3)출처: https://topclass.chosun.com/board/view.asp?catecode=J&tnu=2018101000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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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안초이_철학, 예술, 문화에 관심이 있습니다. 살아있는 모든 것은 언젠가 사라지기 마련입니다. 나는 내가 사라지기 전에 사고(思考)를 행위(行爲)하려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