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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한 색감의 마술: 타이슨 리더 | ARTLECTURE

연한 색감의 마술: 타이슨 리더


/People & Artist/
by 정유진
연한 색감의 마술: 타이슨 리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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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IGHLIGHT


리더의 그림은 물감을 얇게 칠하는 기법으로 인해 연한 색감이 특징적이다. 이러한 기법 덕분에 종종 그림 자체에서 빛을 내뿜는 것처럼 보일 정도로 투명한 느낌을 준다.

타이슨 리더(1974년생)는 캐나다 출신으로 미국에서 활동하고 있다. 그는 전통적인 회화, 비디오, 설치 작품, 타분야와 협업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매체로 작업한다. 또한 갤러리 주인이며, 코미디 클럽 운영자, 실험적 스포츠 문화 지지자 등 다양한 일을 한다.


리더는 파스텔의 연한 색감으로 단순해보이면서도 다채로운 풍경화를 선보인다. 그의 풍경화는 끝없이 펼쳐진 지평선을 기반으로 풍경이 전개된다. 이러한 공간에는 야자수, 자전거, 자동차, 고가도로, 블록형 건물이 등장한다. 리더는 고속도로를 그릴 때 밀턴 에버리(Milton Avery)의 풍경화에 등장하는 길게 쭉 뻗은 길에서 영감을 받았고, 표범 무늬 나무는 직물 패턴에서 아이디어를 얻었으며, 오토바이는 잡지 이미지를 보고 착안했다. 리더는 이들 요소를 오려내 붙인 듯 서로 어울리게 한 화폭에 담아 새로운 회화를 탄생시킨다. 이처럼 다양한 소재들은 차분한 파스텔 풍경 안에 스며들면서도 작은 긴장감을 선사한다.

 


Autobahn, 2019, Acrylic, pastel, graphite on linen, 127x177.8cm Ⓒ Tyson reeder, Image:canadanewyork



그는 야수파처럼 사물을 아주 간략하게 표현하면서도 분홍, 보라, 청록 등 원색으로 오묘한 색을 표현한다. 포멀리즘(formalism)처럼 색채와 구성, 선의 형태 자체에 중점을 두지만, 리더는 여기에 자신만의 유희적 감성과 일상의 모티프를 결합해 독특한 시각 언어를 창조해낸다.


리더의 그림은 물감을 얇게 칠하는 기법으로 인해 연한 색감이 특징적이다. 이러한 기법 덕분에 종종 그림 자체에서 빛을 내뿜는 것처럼 보일 정도로 투명한 느낌을 준다. 이 얇고 투명한 텍스처가 리더 회화의 핵심 요소이다. 그는 "얇게 그리는 것은 일종의 아슬아슬한 행위입니다. 숨기는 것이 없습니다"라고 말한다.[1] 

 


Patchouli, 2020, Acrylic, grphite on canvas, 91.44x142.24cm Ⓒ Tyson reeder, Image: canadanewyork



리더는 처음부터 그림에 대한 열정으로 예술을 시작하지 않았다. 로스앤젤레스에 위치한 패서디나(Pasadena) 대학을 졸업한 후 예술에 흥미를 잃고 영화 제작자와 함께 비디오 작품을 제작했다. 얼마 뒤 다시 그림을 시작했는데, 동네 약국에서 재료들을 구매하여 인덱스 카드에 패브릭 염료를 붓고 작은 작품을 시작했다. 자신의 그림을 먼저 친구들에게 보여주었고, 이후 갤러리 전시 기회를 얻어 예술가로서 경력을 쌓기 시작했다.


리더는 피에르 보나르(Pierre Bonnard)의 영향을 받았다. 리더는 보나르의 <목욕탕에 누드>를 연상시키는 노란색, 겨자색, 녹색의 흑연과 페인트, 체크무늬로 캔버스를 채운다. 보나르의 그림처럼 사물이 구부러지거나 흔들리지 않지만, 색은 보나르와 닮아 있다.[2] 

특히 리더는 보나르가 일상적인 장면을 다채로운 색감으로 승화시키는 방식에 영감을 받았다. 보나르가 색채를 통해 공간과 감정을 표현했던 것처럼, 리더 역시 파스텔 톤의 미묘한 색 변주를 통해 풍경에 독특한 감성과 분위기를 부여한다. 또한 보나르 작품의 평면성과 장식적 요소는 리더가 단순화된 형태와 패턴을 사용하는 데 영향을 주었다고 볼 수 있다.

 


Neon France, 2020, Acrylic, pastel, graphite on canvas, 91.44x121cm Ⓒ Tyson reeder, Image:canadanewyork



어린 시절 리더에게 부모님은 미술 용품을 제공해 주었고, 이모는 그를 시카고의 미술 전시회에 데려가곤 했다. 이러한 환경 덕분에 그는 어릴 때부터 자연스럽게 미술을 접할 수 있었다. 그는 열두 살 때 시카고 현대 미술관에서 키스 해링의 전시회를 보고 티셔츠를 받았던 기억을 오랫동안 간직했다. 리더는 형과 함께 미술, 음악, 영상 제작하기를 좋아했다. 둘은 같은 흥미와 관심을 가지며 서로 아이디어와 에너지를 주는 사이였다. 그는 형이자 동료 예술가인 스콧 리더(1970)와 함께 활동한다. 


리더는 항상 다른 사람과 협업하는 작업에 더 관심이 많았다. 회화뿐 아니라 다른 분야와 함께 콜라보레이션 작업한다. 어릴 적 비비안 웨스트우드 옷에 키스 해링(Keith Haring)이 들어간 비비안 웨스트우드 옷을 좋아했다. 이런 기억 때문이었을까, 2021년 패션 브랜드 셀린느(Celine)와 패션 디자이너와 함께 리더의 그림이 들어간 티셔츠, 반바지, 스웨터, 재킷 등 남성복을 디자인했다. 이미지를 더욱 단순화했고, 옷이 움직일 때마다 재킷에서 야자수처럼 단순한 형태가 움직인다. 고속도로 풍경은 옷 소재에 의해 반짝인다. 나아가 2016년 NADA 뉴욕의 한정판 농구볼을 제작했고, 다양한 브랜드와의 협업을 통해 자신의 미학을 일상 용품으로 확장시켰다. 이처럼 리더는 전통적인 회화의 경계를 넘어 다양한 매체와 분야를 넘나들며, 예술과 대중문화 사이의 경계를 유연하게 넘나드는 현대 예술가의 모습을 보여준다. 그의 작품은 단순하면서도 다채로운 색감과 독특한 구성으로 현대인의 일상 속에 자연스럽게 스며들어, 예술이 지닌 즐거움과 아름다움을 대중과 공유하고 있다.


참고

[1] https://elephant.art/tyson-reeder-the-yellow-palm-trees-really-pop-on-the-jackets/

[2] https://www.artforum.com/print/reviews/201504/tyson-reeder-50747 

https://www.artspace.com/magazine/interviews_features/qa/tyson-reeder-interview-537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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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유진 Gravity Effect 미술비평공모 수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