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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념미술과 록(Rock)의 평행이론 | ARTLECTURE

개념미술과 록(Rock)의 평행이론

-포스트모더니즘과 포스트 록 사이의 상관관계-

/Insight/
by 학연
개념미술과 록(Rock)의 평행이론
-포스트모더니즘과 포스트 록 사이의 상관관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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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IGHLIGHT


미술의 역사와 록 음악의 역사는 이상하리만치 닮아 있다. 기존의 것에 반항하고 그것이 익숙해지면 또 다른 방식으로 해체하며 마침내 완전히 새로운 것을 제시한다.

1막: 새로운 것에 대한 탐구


20세기 초, 모더니즘 미술은 더 이상 현실을 재현할 필요가 없다고 선언했다. 르네상스 이후 서구 회화의 역사는 어떻게 하면 눈앞의 풍경을 더 사실적으로 표현할 수 있을지를 고민해 왔다. 하지만 카메라가 등장하면서 화가들은 실제처럼 그리는 데 집중하기를 그만두고 새로운 방향을 찾았다. 큐비즘은 하나의 대상을 여러 시점에서 그렸고, 추상화는 보이는 것 너머를 캔버스에 옮겨왔다. 미술은 세상을 시각적으로 묘사하는 대신 순수한 조형 언어를 만들어가기 시작했다. 비슷한 시기, 록 음악은 어떤 시대를 지나고 있었을까?





1950년대의 음악 산업에서는 블루스와 재즈가 주류였다. 그러던 중 척 베리와 엘비스 프레슬리는 부모 세대가 듣던 스윙과 재즈를 밀어내고, 빠르고 강렬한 비트를 앞세운 음악을 들고 나왔다. 이렇게 등장한 로큰롤(Rock & Roll)은 보수적이었던 당시 사회를 충격에 빠뜨린 새로운 반항의 움직임이었다. 미술이 점점 개념(concept)으로 넘어가는 동안 록은 단순한 코드와 강렬한 비트로 젊은 세대의 감정을 대변했다.


그러나 60년대 후반으로 넘어가면서 이 새로운 것도 결국 익숙해질 수밖에 없었다. 록 음악도 점차 새로운 실험을 필요로 했고 비틀즈(The Beatles)와 핑크 플로이드(Pink Floyd)는 사이키델릭 록(Psychedelic Rock)의 환각적인 사운드로 이를 확장했다.





시간이 흘러 이조차도 주류가 되어버리자 더 과격한 방식이 나타났는데, 바로 펑크 록(Punk Rock)이다. 펑크 록 밴드들은 연주의 기술적인 측면보다 공연에서의 에너지와 태도를 중시하거나 사회에 대한 메시지를 직설적으로 던지기도 했다.



2막: 형식의 해체


다시 20세기 초의 미술로 돌아가 보자. 회화가 더 이상 현실을 묘사하는 것이 아니라면, 예술은 무엇을 해야 하는가? 1917년, 마르셀 뒤샹은 전시장에 변기를 가져다 놓고 그것을 《샘(Fountain)》이라고 이름 붙였다. 이렇게 개념 미술(Conceptual Art)이 시작되었다. 펑크 록에서 처럼 미술도 시각적인 아름다움보다 그 기저의 의도와 개념을 더 중요시하게 되었다.


1960년대에 들어서서는, 한쪽에서 마크 로스코(Mark Rothko)와 바넷 뉴먼(Barnett Newman)과 같은 화가들은 색면 추상을 내놓았고 다른 한쪽에서는 Art & Language 그룹을 필두로 언어를 활용한 개념 미술이 발전했다. 솔 르윗(Sol Lewitt)은 “아이디어 자체가 예술이다”라고 말했다. 이렇게 점점 미술은 형식을 해체해가며 전시장의 공간을 탐구하기도 하고 수행적 행위가 되기도 했다.





비슷한 고민이 록 음악에서도 있었다. 1990년대에 주류였던 (그 당시의) 메인스트림 록의 규칙을 깨는 대안으로서 등장한 것이 얼터너티브 록(Alternative Rock)과 그런지(Grunge)다. 너바나(Nirvana)와 라디오헤드(Radiohead)와 같은 밴드들은 당시의 사회적 상황에 영향을 받아 반항을 외치기보다는 불확실한 시대의 감정을 담아냈다.





이렇게 기존의 형식을 벗어나려는 시도가 이어지다 2000년대 이후에는 모던 록(Modern Rock)과 이모 록(Emo Rock)을 거쳐 감정과 사운드 자체에 집중하는 새로운 흐름인 포스트 록(Post-Rock)이 등장했다. 도입부-코러스-후렴-엔딩으로 이어지는 전통적인 형식을 거부하고 하나의 풍경처럼 흘러가는 음악을 만들었다.



3막: 한국에서 록은 어떻게 변주되었는가?


이제 한국의 록 음악을 살펴볼 차례다.


1970-80년대 신중현과 김추자가 한국 록의 원류를 만들어 기반을 닦았으나 검열과 구조적 한계가 있었다. 90년대에는 서태지와 아이들이 록과 힙합, 일렉트로닉을 결합하여 새로운 가능성을 제시했고 이후 넬, 크라잉넛, 노브레인, 자우림, 체리필터, YB, 피아 등 다양한 스타일의 밴드들이 록을 대중적으로 확산시켰다.


미술이 캔버스 밖으로 나와 개념과 공간으로 무한히 확장되고 있듯이 록도 더 이상 특정한 사운드나 스타일로 구분 짓기 어려워졌다. 지금에 이르러서는 음악의 생산과 소비 체계 자체가 시시각각 변하고 있다. 이에 맞게 등장한 것이 아이돌 밴드가 아닐까. 사실 밴드는 원래 아이돌이었고 아이돌은 원래 밴드였다. 2025년 현재 활동하고 있는 한국의 밴드들은 록 밴드의 요소를 유지하면서도 현대적인 프로덕션과 실험적인 장르 융합으로 또 다른 가능성을 탐색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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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학연_예술과 사람과 세상에 진심을 다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