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몸과 미술(The Body and Visual art) - No.4 고대의 몸(the body on ancient times) | ARTLECTURE

몸과 미술(The Body and Visual art) - No.4 고대의 몸(the body on ancient times)

-몸과 미술(The Body and Visual art) -

/Artlecture/
by Celest
몸과 미술(The Body and Visual art) - No.4 고대의 몸(the body on ancient times)
-몸과 미술(The Body and Visual art)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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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IGHLIGHT


고대의 스핑크스와 그리스 신화의 반인반수의 몸에서 주목할 점은 그들이 인간의 머리를 하고 있다는 점이다. 선사시대 동굴벽화의 반인반수와 사자인간은 동물의 머리를 하고 사람의 몸을 하고 있지만, 고대의 스핑크스들은 사람의 머리에 동물의 몸을 하고 있다. 괴수 계열의 반인반수의 이야기들을 종합해보면, 모두 인간 또는 신들의 평화를 위협하는 행동 양식을 가지고 있었으나, 남성성을 띄는 반인반수는 여성성을 띄는 반인반수와 비교하여 강박증 성향에 힘과 폭력성을 증폭하여 가지고 있었으며, 여성성을 가진 반인반수는 매우 불안정적인 히스테리적 정서와 국지적 폭력성을 가지고 있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다시 말해, 반인반수의 몸에 인간의 성(性)을 부여하고 그것을 통해 반인반수의 성향을 규정하려 했던 고대 그리스인의 사유 의지를 읽어낼 수 있다. 그리스 신화의 반인반수들은 신화가 만들어진 시대 사람들의 인간 몸에 관한 사유를 반영한 결과물인 것이다.

*고대의 반인반수와 몸; 고대 왕국의 스핑크스(sphinx)들


우리는 지난 칼럼에서 인도네시아 술라웨시 선사시대 동굴벽화와 프랑스 라스코 선사시대 동굴벽화에서 반인반수의 몸을 가진 존재들을 살펴보았으며, 이를 통해 원시인류가 ‘몸의 변형에 대한 사유’의 욕구가 있었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이러한 욕구는 고대의 시각 조형물에서 지속적으로 그리고 더욱 다양하게 변형된 형태의 몸으로 나타난다. 그중 우리가 가장 익숙한 것은 이집트의 ‘스핑크스(Sphinx)’의 몸이다. 이집트 피라미드의 외부 및 내부에서 발견할 수 있는 스핑크스는 대체로 남성의 머리에 사자의 몸을 하고 있으나, 새의 머리에 사자의 몸이거나 양의 머리에 사자의 몸인 경우도 있다. 스핑크스의 어원은 그리스 신화에서 여성의 머리에 사자의 몸을 한 수수께끼를 내는 스핑크스에서 유래하였으며, 페르시아, 메소포타미아, 동남아시아 등에서 광범위하게 발견되는 사람의 머리에 사자의 몸을 한 조형물들도 일반적으로 스핑크스라고 불린다. 



<사진 1. 기자의 스핑크스>, 이집트 기자, B.C. 2558~2532년 추정(9000년 전으로 추정하기도 함).

사진출처: https://en.wikipedia.org/wiki/Great_Sphinx_of_Giza



인류의 가장 오래된 기념비적 크기인 기자의 스핑크스(The Great Sphinx of Giza)는 남성의 머리에 사자의 몸을 하고 있다. 이 스핑크스는 라임스톤으로 만들어졌으며, 대략 길이 73미터 폭 19미터 높이 20미터의 크기이다(사진 1). 이집트에서 이처럼 커다란 스핑크스는 대부분 신전이나 무덤 입구에 위치하며, 그 안의 비밀스러운 것들을 보호하는 수호신 역할을 하고 왕권 및 태양신을 상징했다고 알려져 왔다. 기자의 스핑크스는 오랜 세월 풍화와 침식에 의해서 과거의 외관이 거의 없어진 상태이며, 코와 턱수염 부분도 떨어져 나가 있다. 이 스핑크스가 완성되었을 당시에는 얼굴과 몸은 붉은색이 칠해져 있었고 머리의 두건과 같은 부분은 노란색 기운이 돌았을 것이라고 학자들은 언급하였다. 이 사실에 의거한다면, 완성 당시의 스핑크스의 모습은 매우 화려하고 원색적인 모습이었을 것이라고 추측된다. 


사실 기자의 스핑크스와 같이 사자와 인간이 융합된 몸의 조형물은 사실 선사시대부터 존재해 왔다. 1939년 독일 울름의 스타렐 동굴에서 사자의 머리에 인간의 몸을 한 매머드의 상아로 만들어진 조형물이 발견되었는데(기자의 스핑크스가 사람의 머리에 사자의 몸을 한 것과는 반대이다), 이 조각은 약 4만 년 전에 만들어졌다고 추정하고 있다(사진 2). 사자인간은 고대의 비너스 조각들과 함께 현존하는 가장 오래된 몸의 형상이다. 비너스의 몸이 인간 여성의 몸을 직관적으로 표현했다면, 사자인간은 인간과 동물의 신체가 결합된 상상력의 결과물이며(사자의 탈을 쓴 인간을 표현했을 가능성도 있다), 이는 스핑크스와 같은 맥락이다.



<사진 2. 사자인간>, 독일 울름, B.C. 41,000년~35,000년 추정. 

사진출처: https://en.wikipedia.org/wiki/Sphinx



사자인간은 남성의 몸인지 여성의 몸인지에 대한 견해가 학자마다 다른데, 4만 년 전은 모계사회였고, 사자인간의 배꼽이 부풀어 강조되어있는 것으로 보아 임신 및 출산과 관련이 있는 여성의 몸으로 보는 견해가 좀 더 우세하다. 사자인간의 어깨와 팔은 연약하지 않고 강인해 보이는데 학자들은 당시 여성들이 주거지의 소일거리를 했던 것이 아니라 야외활동 및 사회적 의례를 행했다고 보기 때문에 강인한 체격을 가지고 있었을 가능성이 크다고 본다. 그러나 눈에 띄게 남성의 성기 또는 여성의 성기로 보이는 것을 가지고 있는 것은 아니기에, 사자인간의 몸이 여성의 몸이라고 단언할 수는 없다. 게다가 남성과 여성을 몸을 융합한 몸이거나 단순히 인간의 몸을 표현하고자 했던 것이라는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사진 3. 고대 페르시아의 스핑크스>, 이란 수사 다리우스 궁전, B.C. 480년 추정. 

사진출처: https://en.wikipedia.org/wiki/Sphinx



선사시대의 사자인간과는 다른 양상으로 이집트, 페르시아, 메소포타미아 등에서 발견되는 고대의 스핑크스는 확연한 남성의 머리에 사자의 몸을 하고 있다(사진 3). 종종 날개를 달거나 다른 짐승의 꼬리를 가진 스핑크스도 있지만, 수염이 달린 스핑크스의 얼굴은 남성인 것이 분명해 보인다. 스핑크스 조형물이 왕의 무덤, 왕궁이나 신전 등에서 주로 발견되는 것으로 보아서, 스핑크스는 권력과 힘 또는 위엄과 신성함 같은 것들과 직결되는 조형물이었을 것이다. 모계사회를 벗어나 부계사회가 된 고대사회에서는 남성과 사자의 몸의 결합은 힘과 권력의 상징물로 거듭날 수 있었을 것이다. 물론 고대인들이 사자를 동물의 제왕으로 간주했었다는 사실을 전제로 한다. 선사시대의 사자인간은 권력과 힘을 가진 존재의 표현이었다고 확신할 수 없지만, 고대의 스핑크스들은 그것이 위치한 장소, 신화와 역사적 기록 및 상형문자 등의 내용을 고려했을 때, 힘과 권력을 가진 절대적 존재의 상징물이라고 보아도 무방할 듯하다. 



<고대 그리스의 스핑크스>, 그리스, B.C. 530년 추정. Marble 

사진출처: https://en.wikipedia.org/wiki/Sphinx



그러나 정작 스핑크스의 어원이 된 그리스 신화의 스핑크스는 힘과 권력의 상징이며 수호신격인 이집트나 페르시아의 신성한 스핑크스와는 매우 다르다. 그리스 신화의 스핑크스는 여성의 얼굴에 여성의 가슴과 독수리의 날개 그리고 뱀의 꼬리가 달린 사자의 몸을 한 악마적 반인반수의 괴물이다. 그러면서도 그리스 신화에서 세상을 멸망시키려 했던 괴수들과 비교하면 엄청나게 흉폭하다고 볼 수는 없고, 사람들이 지나다니는 길목에서 수수께끼를 내고 정답을 맞추지 못한 사람들을 잡아먹는 악취미적 잔학성을 가지고 있었다. 다시 말해, 다수의 사람들을 무차별적으로 공격하는 것이 아니라 선택적 분노를 표출하는 성향을 가지고 있었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스핑크스의 수수께끼의 정답을 맞추지 못해서 죽임을 당하였지만, 그리스 신화의 영웅 중 한 사람인 오이디푸스(Oedipus)는 “아침에 네 발로 걷고, 점심에 두 발로 걸으며, 저녁에는 세 발로 걷는 존재는 무엇인가?”라는 스핑크스의 물음에 “인간”이라는 정답을 맞추고 보상으로 테베(Thebes)의 왕이 된다. 오이디푸스가 정답을 맞추자 스핑크스는 수치심을 느끼고 절망에 빠져 절벽에서 뛰어내려 자살하게 되는데, 수수께끼를 맞추지 못한 모든 사람들을 자비심 없이 잡아먹었던 것과는 대조적으로 의기소침한 최후를 맞는다.


이렇게 모순되고 불안정한 히스테리적 성향을 가진 스핑크스의 탄생배경을 보면, 스핑크스는 모든 괴물들의 아버지인 티폰(Typhon)과 어머니인 에키드나(Echidna)의 자식이다(에키드나와 그녀의 아들인 머리가 두 개인 괴물견 오르토스의 딸이라는 설도 있다). 티폰은 매우 거대한 크기의 몸을 가지고 있으며 상반신은 남성이고 하반신은 뱀인 날개가 달린 반인반수의 몸을 가진 가장 강력한 괴수이다. 에키드나는 상반신은 아름다운 여성이고 하반신은 뱀인 괴수인데, 그녀는 스핑크스를 포함한 괴수 몸의 아이들; 히드라(아홉 개 머리를 가진 독을 뿜는 물뱀), 키메라(사자 머리, 염소의 몸통, 뱀의 꼬리를 가진 괴수), 케르베로스(머리가 3개인 개의 몸통에 뱀의 꼬리를 가진 괴물견), 라돈(용) 등을 자식으로 두었다. 이들과 관련된 신화를 보면, 몸이 크고 남성성을 띄거나 여러 동물의 몸이 융합된 형태가 기괴할수록 더욱 이성을 상실하고 폭력성과 잔학성이 두드러지게 나타난다. 그들의 아버지인 티폰이 가장 대표적인 사례이다. 티폰이 지나간 자리는 그 어떤 것이라도 소멸되어 버리거나 불에 타서 없어진다. 신들의 제왕이었던 제우스(Zeus)도 그의 세계를 멸망시키려던 티폰을 간신히 물리쳤다고 전해진다. 이러한 괴수 계열의 반인반수의 이야기들을 종합해보면, 모두 인간 또는 신들의 평화를 위협하는 행동 양식을 가지고 있었으나, 남성성을 띄는 반인반수는 여성성을 띄는 반인반수와 비교하여 강박증 성향에 힘과 폭력성을 증폭하여 가지고 있었으며, 여성성을 가진 반인반수는 매우 불안정적인 히스테리적 정서와 국지적 폭력성을 가지고 있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다시 말해, 반인반수의 몸에 인간의 성(性)을 부여하고 그것을 통해 반인반수의 성향을 규정하려 했던 고대 그리스인의 사유 의지를 읽어낼 수 있다. 그리스 신화의 반인반수들은 신화가 만들어진 시대 사람들의 인간 몸에 관한 사유를 반영한 결과물인 것이다. 


고대의 스핑크스와 그리스 신화의 반인반수의 몸에서 주목할 점은 그들이 인간의 머리를 하고 있다는 점이다. 선사시대 동굴벽화의 반인반수와 사자인간은 동물의 머리를 하고 사람의 몸을 하고 있지만, 고대의 스핑크스들은 사람의 머리에 동물의 몸을 하고 있다. 여기서 같은 반인반수의 몸이라고는 하지만 선사시대의 반인반수와 고대의 반인반수를 동일한 ‘몸의 변형에 대한 사유’의 표현으로 보아야 할지에 대해서는 의문이 든다. 원시의 반인반수들은 자연으로부터 유래한 초월적 존재이며 선인지 악인지 구분이 모호한 성향을 알 수 없는 미지의 존재로 보인다. 원시의 반인반수들에 관하여 종교 및 주술적 의미와 연관이 있을 것이라는 가설이 현재 유력하게 받아들여지고 있고, 그들이 어떤 의미를 내포하고 있는지 알 수 있는 정확한 문헌적 증거가 없기에 더욱 그렇게 느껴지는 것일 수도 있다. 이와는 다르게 고대의 스핑크스들은 선과 악의 성향 구분이 뚜렷하게 이뤄지는 존재들이다. 그들은 자연에 바탕을 둔 존재라기보다 인간의 시각과 상상력이 바탕이 된 인위적 존재로 느껴진다. 그러면서도 인간을 초월하는 인간이 아닌 이질적인 존재들인 것이다. 


이어지는 칼럼들에서는 고대 이집트의 벽화와 몸, 고대 그리스의 미술과 몸, 고대 중국의 반인반수의 형상과 몸에 대하여 순차적으로 이야기하고자 한다. 


몸과 미술 이야기는 계속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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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Celest_시각예술가로 활동하며 예술철학을 연구하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