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r Fountain - Daniel Wurtzel 다니엘 워젤

Air Fountain - Daniel Wurtzel 다니엘 워젤
-선풍기와 천이 추는 춤-

HIGHLIGHT

다니엘 워젤이 만들어낸 춤추는 천은 영화 <아메리칸 뷰티>의 한 장면을 연상시킨다. 영화속에서 풍요롭지만 불안한 삶을 살아가는 캐릭터들은 누군가가 길에 버린 플라스틱 봉투가 나뭇잎과 날며 빙글빙글 도는 영상을 보며 허무함과 아름다움을 느낀다.

Daniel Wurtzel, Air Fountain sculpture

노란 전구가 빛나는 천장과 검정색 디스크 모양의 무대가 있다. 무대에는 쉬폰처럼 얇고 긴 천이 바람에 휘날린다. 푸르스름하고 붉은 두개의 반투명한 천은 위와 아래를 오가며 빙글빙글 제자리에서 돌면서 만나기도 하고 헤어지기도 한다. 천들은 물속에서 떠있는 것처럼 계속 같은자리에서 춤추듯 움직이고 배경소리는 시원하게 내려가는 물소리가 난다.

이 작품은 키네틱 조각가 다니엘 워젤 (Daniel Wurtzel) 의 2014년 움직이는 조각작품 <Air Fountain (공기 분수)>이다. 워젤은 뉴욕 브루클린 출신의 작가로 가벼운 물질과 공기를 이용한 설치작품으로 많이 알려졌다. 2014년 소치 동계올림픽 폐막식, 태양의 서커스 등 다양한 행사에 참여했으며 때에 따라 다른 재료와 움직임을 도입해왔다. <공기 분수>와 같은 시리즈에 포함된 다른 작품들을 보면 종이조각, 풍선, 깃털, 스티로폼 등 가벼운 물질을 쓴것을 볼수 있다. 작품 속 재료들은 작가가 설치한 여러대의 선풍기에 의해 움직이는데, 각 선풍기의 강도와 회전하는 시간에 차이를 두어 가운데에 있는 물체가 끊임없이 공중에서 움직이지만 무대 밖으로 나가지 않게 한다.

Daniel Wurtzel, <Magic Carpet (마법의 양탄자)> (https://www.youtube.com/watch?v=1C_40B9m4tI&ab_channel=DanielWurtzel)

영화 <아메리칸 뷰티> 속 장면

다니엘 워젤이 만들어낸 춤추는 천은 영화 <아메리칸 뷰티>의 한 장면을 연상시킨다. 영화속에서 풍요롭지만 불안한 삶을 살아가는 캐릭터들은 누군가가 길에 버린 플라스틱 봉투가 나뭇잎과 날며 빙글빙글 도는 영상을 보며 허무함과 아름다움을 느낀다. 워젤의 작품 <Magic Carpet (마법의 양탄자)>는 영화에서 직접적인 영감을 받은것을 알려주기라도 하듯 영화와 같은 토마스 뉴먼의 삽입곡을 작품 영상에도 썼다. 영화에서 아무것도 아닌것 같은 플라스틱 봉투가 바람에 의해 춤을 추고 그것을 본 캐릭터가 아름다움이라는 의미를 부여한 것처럼, 작가도 사물의 생소한 동작을 춤동작처럼 연출하며 아름다움을 부여한다.

작가의 소개글에는 작업을 하면서 평범한 물질을 특별하게 바꾸고 싶어하는 작가의 바램이 적혀있다. 작가는 사물의 다른 면모를 이끌어내어 아름다움을 표현하고자 하며, 특히 공기의 움직임을 통해 재료가 ‘비행’하는 모습을 만들어내는것에 큰 관심이 있다. 작품 속 춤추는 천은 바람으로 인해 매초 마다 모습이 바뀐다. 작가는 보이지 않는 안무가로서 끊임없는 공기의 움직임을 조절하고 이로 인해 하늘거리며 춤추는 천은 생명이 불어넣어지며 하나의 특별한 존재가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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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_조혜연_ 일러스트레이터. 같이 공부하고 싶은 마음으로 쓴 현대미술 작가와 작품 이야기들_heyonch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