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뮤지컬 <팬레터>와 왈츠의 상관관계 | ARTLECTURE

뮤지컬 <팬레터>와 왈츠의 상관관계

-뮤지컬 넘버에 담긴 연극적 의미-

/The Performance/
by 손현지
Tag : #왈츠, #뮤지컬, #연극
뮤지컬 <팬레터>와 왈츠의 상관관계
-뮤지컬 넘버에 담긴 연극적 의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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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IGHLIGHT


뮤지컬 <팬레터>에서 가장 중요한 키워드는 바로 ‘관계’일 것이다. 헌데 이 작품의 주요 장면, 즉 세 사람의 상호관계를 다룬 장면들에는 하나의 공통점이 있다. 바로 왈츠이다. 작품 속, 왈츠가 적용된 장면들을 차례로 살펴보며 그 의미를 탐색해 보자.

*뮤지컬 <팬레터> 스포일러 포함합니다.



뮤지컬 <팬레터> 공연 사진. 출처: 콘텐츠 제작사 LIVE(라이브)



뮤지컬 <팬레터>에서 가장 중요한 키워드는 바로 ‘관계’일 것이다. 작가 지망생 세훈과 그의 롤모델 해진, 그리고 묘령의 작가 히카루가 빗나간 관계를 극복하고 성장하는 모습을 그려내야 하기 때문이다. 헌데 이 작품의 주요 장면, 즉 세 사람의 상호관계를 다룬 장면들에는 하나의 공통점이 있다. 바로 왈츠이다. 특히 셋의 관계에 있어 핵심적인 지점들에서는 빠짐없이 왈츠의 요소를 발견할 수 있다. 작품 속, 왈츠가 적용된 장면들을 차례로 살펴보며 그 의미를 탐색해 보자.




# 거짓말이 아니야



‘거짓말이 아니야’는 <팬레터>의 본격적인 출발을 알리는 넘버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해진의 작은 오해로 세 사람의 기묘한 공생이 시작되는 것이다. 극 초반, 모자를 눌러쓰고 바지 차림으로 등장하던 히카루가 단발머리를 드러내고 치마를 입는 것도 이 넘버부터다. 해진이 히카루를 여자로 오해하고 있다는 사실에 혼란스러워하던 세훈이 결국 해진을 속이기로 하고 히카루라는 인격을 디자인하기 시작하면 곡이 왈츠 리듬으로 전환된다. 왈츠 리듬이란, 왈츠에 주로 사용되는 세 박자 계통의 리듬을 일컫는다. 세훈의 필명에 불과했던 히카루라는 이름에 생명력을 불어넣는 동안 배우들은 왈츠 리듬을 바탕으로 노래와 안무를 선보인다. 거울을 모티프로 한 대칭적 안무는 세훈과 히카루가 서로를 통해 존재하는 데칼코마니임을 시각적으로 보여 준다. 세훈과 히카루, 같은 듯 다른 두 사람은 이제 서로의 파트너가 되어 돌이킬 수 없는 걸음을 내딛는다.



# 섬세한 팬레터



1막 마지막 넘버인 ‘섬세한 팬레터’는 격정적인 음악과 안무로 세 사람의 갈등을 폭발시킨다. <팬레터>에서 중요하게 다루는 ‘관계’가 극대화되는 장면인 만큼 이 넘버에는 왈츠가 본격적으로 등장한다. 역시 왈츠 리듬을 기반으로 하며, 주인공들이 직접 왈츠를 선보인다. 해진, 세훈, 히카루 세 사람이 모두 함께다. 그들은 번갈아가며 파트너가 된다. 아슬아슬한 세 사람의 관계를 안무로 표현한 것이다. '돌다'라는 독일어 'waltzen'에서 이름을 따 온 왈츠답게, 무대 위를 빙글빙글 도는 세 사람의 실루엣이 장면의 격정성을 더한다. 정체가 밝혀질 위기에 처한 세훈과 히카루, 그럼에도 점점 더 히카루에게 빠져드는 해진. 세 사람의 감정을 3인 왈츠로 선보이며 무대적 카타르시스를 안기는 하이라이트 넘버이다. 



# 거울


극의 후반부에 나오는 넘버로, 해진과의 관계가 점점 파국으로 치닫고 있음을 깨닫고 혼란스러워하는 세훈의 모습이 드러난다. 이 넘버 역시 왈츠 리듬을 기반으로 한다. ‘거짓말이 아니야’와 마찬가지로 배우들은 거울을 모티프로 한 대칭적 안무를 통해 세훈의 마음 속 혼란을 표현한다. 공연 내내 쌓아온 갈등이 터지면서 인물들이 성장하는 넘버인 만큼 세 사람의 관계를 표현하는 왈츠 리듬을 활용한 곡 구성이 인상적이다. 흐르는 왈츠 리듬 속에서 세 사람은 관계의 한 페이지를 넘긴다. 



#해진의 편지


해진이 죽기 직전에 쓴 편지를 가사로 담은 ‘해진의 편지’. 이 넘버 또한 3/4 박자로 작곡되어 왈츠 리듬으로 전개된다. 작품을 관통하는 따뜻한 위로의 정서를 눌러담아 많은 사랑을 받고 있는 ‘해진의 편지’는 뮤지컬 <팬레터>의 명실상부한 핵심 넘버라 할 수 있다. 고통뿐이었던 관계를 마무리짓는 세 주인공과 그들을 감싸 안는 왈츠 리듬이 감미로운 조화를 이룬다.

 



왈츠의 중요한 특징 중 하나는 바로 파트너의 존재이다. 파트너 없이는 왈츠를 출 수 없다. 파트너와 한 쌍을 이루어 마치 한 몸처럼 추는 춤. 한 사람이라도 실수하는 순간, 춤은 흐트러지고 만다.  뮤지컬 <팬레터> 속 해진, 세훈, 히카루 3인의 관계와 닮았다. 그래서인지 <팬레터>는 이들 관계의 기승전결을 왈츠로 표현해냈다. 뮤지컬의 주축인 음악, 그리고 뮤지컬의 두 번째 언어라 할 수 있는 안무. 이들을 왈츠라는 테마에 결합하여 무대 예술의 정수를 보여 준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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