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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네스토 네토 (Ernesto Neto) 의 ‘태초의 공간’ | ARTLECTURE

어네스토 네토 (Ernesto Neto) 의 ‘태초의 공간’


/People & Artist/
by 허연재
어네스토 네토 (Ernesto Neto) 의 ‘태초의 공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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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IGHLIGHT


미술을 전공자가 미술 관련 전문직으로 일을 한다고 해도 자신이 좋아하는 작가의 특정 작품을 모두 볼 수 있는 확률이 얼마나 될까? 순수 미술의 세상은 태평양만큼이나 넓고 방대하다. 현재까지도 전 세계에서는 수십 억 명의 현대 작가들의 작품들이 쏟아져 나온다. 영화광이라면 영화를 어떻게든 공수하여 내 방 안에서 영상 감상이 가능하지만, 미술 작품은 불가능하다. 한 전시를 열기 위해서는 작품 수용이 가능한 물리적 공간도 필요하고, 특히설치 작품일 때는 그 특정 위치에 설치하기 위한 사전 작업과 실제 설치 작업을 하는데 짧게는 몇 주 혹은 수개월의 시간이 필요하다. 해외 여행은 요즘 같아서는 언감생심이기에 좋은 전시를 볼 기회가 확연히 줄었다는 것이 많이 안타까울 뿐이다. 그래서인지 좋은 품질의 도록이나 유튜브에 올린 작품의 영상 아카이브들은 이런 어려움과 아쉬움을 대신해준다. 그나마 얼마나 다행스러운가.

자연스레 사람들과의 접촉과 사회적 친밀감이 줄어드는 요즘 내 머리에 봉긋 떠오르는 작가의 작품이 있다. 바로 브라질 출생 설치 미술 작가 어네스토 네토 (Earnesto Neto)이다. 네토의 작품은 대부분 대형 스케일의 작품이기에 기획전이나 커미션 작품이 아니고서야 볼 수 있는 기회가 드물다.



 Ernesto Neto. E o Bicho, 2001. Photo Eduardo Ortega. Courtesy Galeria Fortes Vilaca


이미지 출처: https://jessiehmt.myblog.arts.ac.uk/2017/01/19/1014/



어네스토 네토의 작품은 유기적인 형태로 오감을 모두 자극한다. 그의 세계는 마치 우리를 태초의 세상으로 초대하는 듯한 느낌을 자아낸다. 네토가 좋아하는 재료는 스타킹처럼 스판 성질이 있는 그물망이며, 그 속에 향이 나는 향신료, 모래, 조개껍데기를 넣는다. 탄성의 무게에 처지는 스타킹 그물망은 크기도 다양하고 매달려 있는 높이도 가지각색이다. 그래서 생물이 꿈틀거리며 탄생하는 듯한 움직임을 만든다. 마치 자연의 생물체들의 유기적 형태 같다. 

태초란 어떤 곳인가? 우리 모두 한번쯤은 다녀온 곳이다. 그러나 기억은 하지 못하는 곳. 바로 어머니의 뱃속이 아닐까. 아기가 엄마 뱃속에서 성별도 구분되지 않는 텅 빈 상태이며 시간 개념도 없고 특별한 형태나 색이 정의되지 않을 때이다. 하지만 그곳에 대한 우리의 감각은 편안하고 행복하다고 인식하게 한다. 네토의 공간은 이러한 태초의 공간으로 순간이동을 하게 하며 정신적 숨을 허락하는 공간을 만든다.




Anthropodino at the Park Avenue Armory, New york 이미지 출처: https://www.armoryonpark.org/photo_gallery/slideshow/ernesto_neto_in_the_wade_thompson_drill_hall



네토의 작품들을 본 관람객들은 굴곡의 형태에 매끄럽게 빠져들어 그 미지의 공간 속에 들어가 만져볼 수도 있고, 향신료의 향기를 맡으며 개인의 감각들을 최대한으로 확장할 수 있다. 정향이라는 향신료도 자주 작품에 넣는데, 정향은 치과 냄새라고 불릴 정도로 독특한 향기를 낸다. 코끝을 자극하니 우리의 몸속에 저장되어 있던 기억을 깨워내고 오감으로 마음을 치유하게 된다. 네토는 단순히 시각적인 결과물에서 벗어나 인간의 감각 체계로 인식하는 세계관에 대해 탐구한다.



작업 초반에는 오프 화이트(off-white)로종종 시작합니다. 우리의 세상에는 색이 있기에 그 다음에는 색상을 가지게 됩니다. 그 다음으로 물질적 차원이 더해지고 사람의 손으로 만든 작업에 더해집니다. 이러한작업방식은 인간성과 우리의 몸을 이 공간으로 불러내기 위해서이지요.”

-어네스토 네토


 

마스크를 매일 쓰고 지내며 생존을 위해 생겨버린 방어적인 태도. 우리의 오감까지도 차단하며 당연히 여기던 감각들의 자취를 감추게 만들어 버린다. 그러나 작품을 구성하는 묵직한 향신료의 향과 스타킹 같은 생물체들이 그렇게 오래도록 무뎌저 가는 감각들을 깨워준다. 디즈니 만화 영화<빅 히어로> 속 천재 공학도 테디가 개발한 힐링 로봇 베이맥스같다고나 할까. 포근히 감싸주며 우리를 지켜줄 듯한 ’ 같은 존재. 우리의 감각이 편안하게 열리며 확장되어 가듯 보인다.



로보트 베이맥스가 따듯하게 인간을 감싸 안아주는 모습.  이미지 출처: Disney



올해 네토의 작품은 휴스턴 파인 아트 뮤지엄에서 볼 수 있다. 개인전 <Sun Force Ocean Life>을 진행 중이며, 작품에 올라타 걸으며 우리의 오감을 모두 인지하며 관람하고 체험할 수 있다. 올해는 사진을 보는 것으로만 대신해서 아쉽지만, 작품을 체험하는 관람객들의 사진들만 보아도 얼마나 힐링이 되는지 느껴진다.



이미지 출처: https://www.maxhetzler.com/news/2021-05-04-ernesto-netosunforceoceanlife-solo-show-museum-fine-arts-houston-30-may-26-september-2021


이미지 출처: https://www.mfah.org/press/mfah-debuts-one-of-ernesto-netos-largest-crochet-works-to-date-may-2021


<어네스토 네토의 인터뷰 영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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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허연재.테이스티 아트(Tastea Art): 미술사& 티(tea) 관련 강의 컨텐츠를 제작하며, 일상 속에서 예술을 통해 힐링하는 방법을 연구합니다./ <바라보니 어느새 내 맘에>2020 저자. / 브런치 @tasteaart / 인스타그램 @tasteaar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