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리스토파네스는 이런 말을 남기기도 했다. ‘당신이 잃은 친구들은 죽은 것이 아니라 당신이 어차피 가게 될 길을 당신보다 두세 걸음 먼저 간 것뿐이다’. 죽고 난 후는 아무도 알 수 없기 때문에 사람들은 ‘죽음’을 두려워하면서 동시에 궁금해한다. 그래서일까? 많은 음악가들은 죽음에 대한 자신의 감정을 표현하기도 했고, 자신도 모르게 죽음에 가까워지고자 노력하였다. 오늘 소개할 4곡은 각각 다르게 표현된 ‘죽음’의 음악 이야기이다....
올 때는 순서가 있어도 갈 때는 순서가 없다. 나이가 많든 적든, 돈이 많든 적든, 여자든 남자든 사람은 누구나 죽는다는 말이다. 단지 죽음이 찾아오는 시기만 다를 뿐이다. 아리스토파네스는 이런 말을 남기기도 했다. ‘당신이 잃은 친구들은 죽은 것이 아니라 당신이 어차피 가게 될 길을 당신보다 두세 걸음 먼저 간 것뿐이다’. 죽고 난 후는 아무도 알 수 없기 때문에 사람들은 ‘죽음’을 두려워하면서 동시에 궁금해한다. 그래서일까? 많은 음악가들은 죽음에 대한 자신의 감정을 표현하기도 했고, 자신도 모르게 죽음에 가까워지고자 노력하였다. 오늘 소개할 4곡은 각각 다르게 표현된 ‘죽음’의 음악 이야기이다.
-카미유 생상스(Camille Saint Saens)의 죽음의 무도(Danse macabre)
피겨스케이팅 여왕 김연아 선수가 사용한 음악으로 알려져 있는 죽음의 무도. 프랑스 작곡가 생상스의 여러 교향시 작품들 중에서 가장 대중적인 인기와 성공적 평가를 받은 곡으로, 프랑스 시인 앙리 카자리스(Henri Cazalis)의 시에 바탕을 두고 있으며, 악마들의 희극적 심상을 표현해냈다.죽음의 무도는 왈츠 리듬을 중심으로 전개되는데새벽을 아리는 닭의 울음소리로 산산이 흩어져 가는 해골들이 깊은 밤 시간 동안 광란의 춤을 벌이는 장면을 그려냈다
지그(zig), 지그, 지그! 죽음의 무도가 시작된다.
발꿈치로 무덤을 박차고 나온 죽음은, 한 밤중에 춤을 추기 시작한다.
(중략) 지그, 지그, 지그, 죽음은 계속해서, 자신의 악기를 할퀴며 연주를 한다.
(중략) 쉿! 수탉이 울자, 갑자기 춤을 추고 어디론가 사라지기 시작한다.
이 불행한 세계를 위한 아름다운 밤이여! 죽음이여 영원하라!
죽음의 무도는 중세 시대의 죽음에 대한 풍자에서 시작되었기 때문에 생상스와 카자리스가 홀연히 만들어낸 주제가 아니다. 전쟁이나 전염병으로 수많은 사람들이 죽었던 당시 중세인들이 죽음에 대한 공포를 극복하고자 하였고, 죽음을 삶의 일부이면서 일반적이고 자연스러운 현상으로 묘사하고자 했다. 죽음의 무도 이야기는 옛날부터 전해 내려오던 설화들을 바탕으로 삼은 것이었다. 낭만주의의 만개는 음악에 있어서 ‘죽음’이라는 새로운 동기를 만들어냈고, 이런 상황 속에서 자연스럽게 죽음의 무도 또한 낭만주의의 광기를 표현해내는 훌륭한 소재가 된 것이다.
-한국인의 죽음의식, 상여소리
상여소리는 장례식 때 상여를 메고 가는 상여꾼들이 부르는 소리로, 향도가, 설소리, 회심곡 등 지역에 따라 여러 가지로 불린다. 농촌에서는 초상이 나면 마을 사람들이 서로 협동하여 장례를 치르고, 상여꾼이 되어 이 노래를 불렀다. 쉽게 말해 전통 장례문화에서 부르는 장송곡이다. 장례의식과 상여를 메고 운반하며 땅을 다지는 노동의 기능을 모두 가지고 있어 의식요면서 동시에 노동요의 성격을 가진다. 노랫말은 지역에 따라 다르나, 비슷한 내용의 메기고 받는 소리도 적지 않은데 망자는 좋은 곳으로, 남은 자들에게는 위로를 안겨주는 가사이다. 메기는 소리는 보통 ‘이제 가면 언제 오나 오실 날이나 일러 주오’, ‘북망산천이 머다더니 내 집 앞이 북망일세’ 등의 노랫말이, 받는 소리는 ‘에헤 에헤에에 너화 넘자 너화 너’, ‘너허 너허 너화너 너이기지 넘자너화 너’ 등의 노랫말이 많이 사용된다.
노래는 출장 순서에 따라 나누어지는데, 서창은 상여꾼들이 상여를 메고 죽은 이의 혼이 집을 떠나기 서글퍼 하는 심정을 느리게 부르는 소리, 행상소리는 상여를 메고 가면서 부르는 소리, 자진상여소리는 묘지에 거의 다 올라와 산으로 가며 부르는 소리, 마지막으로 달구소리는 하관 뒤 무덤을 발로 다지며 부르는 소리이다. 사설은 대체로 사람이 태어나면 죽는 자연섭리, 인생무상, 망자와의 이별에 대한 슬픔, 망자의 가족을 위로, 효도를 권하는 내용이다. 개인적으로 세상에서 가장 슬픈 소리라고 생각하는 노래인데, ‘죽음이란 무엇인가’에 대해 깊이 생각하게 만드는 음악으로 ‘상여소리’ 만한 것이 없다. 정말 지루할 만큼 슬픈 선율이 계속하여 반복된다.
-구스타프 말러(Gustav Mahler)의 죽은 아이를 그리는 노래(Kindertotenlieder)
독일 시인 프리드리히 뤼게르트(Friedrich Rueckert)는 전염병 디프케리아로 두 아이를 잃었다. 그 슬픔과 아이를 그리는 그리움을 400여 편의 시로 썼고 <죽은 아이를 그리는 노래>라는 시집을 출간했다. 이 시집을 읽은 오스트리아 음악가 구스타프 말러가 이 가운데 다섯 편의 시를 선택해 연가곡을 만들었다. 다섯 곡 중 세 번째 곡인 ‘네 엄마가 방문을 열고 들어설 때면’은 일상적인 현실감이 만드는 슬픔을 느끼게 하고, 네 번째 곡 ‘때로 난 아이들이 그저 놀러 나간 거라고 생각하지’는 아이의 죽음이 현실이 아니길 바라는 아버지의 자기 기만, 간절한 소망을 담고 있어 처연함과 애처로움을 느끼게 한다. 한편, ‘죽은 아이를 그리는 노래’는 우리나라에서 세월호 참사 희생자를 위한 곡으로 여러 번 연주되기도 했다.
말러는 쇼펜하우어의 염세철학 영향과 어린 시절 형제들의 죽음을 경험하며 얻은 충격으로 성격이 어둡고 괴팍했다고 알려진다. 그는 ‘죽은 아이를 그리는 노래’를 작곡하기 시작했을 때만 해도 자식을 잃게 될 것이라는 상상은 단 한 번도 해보지 않았을 것이다. 그러나 말러가 유럽을 순회하며 연주활동을 하던 해 큰 딸이 세상을 떠났는데, 애석하게도 사인은 전염병인 디프테리아였다. 이때부터 말러는 자신이 작곡한 연가곡이 딸의 죽음의 원인이 되었다는 심한 자책감에 시달렸다고 전해지는데, 실제로 그 후 말러는 곡을 만들 때 ‘죽음’이라는 주제를 벗어나지 못했고, 이 죽음이라는 소재는 피할 수 없는 상황, 죄, 벌, 고통 등의 연상으로 이루어져 그의 예술세계를 지배하게 되었다.
-죽음을 부르는 음악? 셰레시 레죄(Seress Rezső)의 글루미 선데이(Szomorú Vasárnap)
우리가 잘 알고 있는 ‘글루미 선데이’는 헝가리 원제로 ‘슬픈 일요일’이라는 뜻을 가지고 있다. 당시 우울하고 어두운 시대상에 맞물려 많은 사람들로 하여금 스스로 죽음에 이르게 한 곡으로 유명한데, 이 곡을 작곡한 셰레시 레죄 역시 노래를 만들고 한참 후에 자살로 생을 마감했다. 글루미 선데이는 확실하게 우울한 선율을 가진 음악이다. 노래에 저주가 걸려있어 자신도 모르게 듣고 난 후 자살을 하게 된다는 등의 여러 가설들이 있지만, 이 노래가 워낙 유명해서 스스로 생을 마감하기 전에 듣기 쉬웠던 것뿐이지 노래가 죽음에 이르게 하는 확실한 계기로 작용한 것은 아니라고 한다. 한편, 글루미 선데이는 독일과 헝가리 합작으로 영화로 탄생하기도 했는데, 노래에 얽힌 실화를 바탕으로 한 바르코프의 소설 <우울한 일요일의 노래>를 각색하여 만들었다. 세 남자와 한 여자의 사랑을 이야기하면서 음악 ‘글루미 선데이’가 영화의 전체적인 흐름을 이끌어 나간다. 그래서인지 영화보다 OST를 먼저 접하고 영화를 본 사람도 많다.
글루미 선데이와 비슷한 도시 전설(?)로 ‘검은 일요일’이라는 음악의 이야기가 있다. 음악의 선율이 너무 슬퍼 들은 사람들이 스스로 목숨을 끊는다는 것이다. 아이러니하게도 첫 희생자는 헝가리에 살던 한 청년이었다. 술을 마시며 밴드가 연주하는 ‘검은 일요일’에 깊이 빠졌는데, 음악을 듣는 내내 괴로워했고, 노래가 끝나고 난 후 품속에서 권총을 꺼내 죽음을 택하였다. 그의 손에는 ‘검은 일요일’ 악보가 쥐어져 있었는데, 악보 뒤에는 ‘이 음악을 들은 후 나는 아무것도 할 수 없었다. 슬픈 감정을 억누를 수 없어 나는 떠난다.’ 라 적혀 있었다고 전해진다. 곡이 가진 사연이 비슷하다는 이유로 글루미 선데이’는 ‘검은 일요일’을 편곡한 것이 아니냐는 설이 있지만, ‘검은 일요일’의 원곡은 전해지지 않고 있으며 악보 역시 소실되었다고 전해지니 리메이크가 불가능하다. 또한 이 도시 전설이 처음 소개된 것은 <아니 세상에 이런일이>라는 책인데, 이 책은 찌라시로 유명한 위클리 월드뉴스의 기사들을 번역한 것이기 때문에 신빙성은 없다.
all images/words ⓒ the artist(s) and organization(s)
Enquiry for Registration / Advertisement / Article Registration: support@artlecture.com Purchase or Sales Enquiry: support@artistnote.com
*Art&Project can be registered directly after signing up anyone. *It will be all registered on Google and other web portals after posting. **Please click the link(add an event) on the top or contact us email If you want to advertise your project on the main pag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