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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근현대 인물화-인물, 초상, 그리고 사람 | ARTLECTURE

한국 근현대 인물화-인물, 초상, 그리고 사람


/Art & Preview/
by 정시은
한국 근현대 인물화-인물, 초상, 그리고 사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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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IGHLIGHT


인물화는 시대가 변하는 와중에 우리가 사람들을 어떻게 바라보는가 하는 다양한 시선들이 담긴 그림이다. 인물의 복식과 생활양식 등을 통해서 역사적인 흐름과 근대화의 과정을 살펴볼 수 있다는 점에서 인물화는 미술사적으로도, 역사적 기록물로서도 중요한 가치를 가지고 있다....

한국 근현대 인물화-인물, 초상, 그리고 사람

2019.12.08 ~ 2020.03.01

갤러리 현대


갤러리 현대가 개관 50주년을 맞이해 근현대 인물화전을 선보였다. 이번 전시는 1910년부터 2000년대까지 시대정신을 구현한 독창적인 인물화들로 꾸며졌다. 인물화는 시대가 변하는 와중에 우리가 사람들을 어떻게 바라보는가 하는 다양한 시선들이 담긴 그림이다. 인물의 복식과 생활양식 등을 통해서 역사적인 흐름과 근대화의 과정을 살펴볼 수 있다는 점에서 인물화는 미술사적으로도, 역사적 기록물로서도 중요한 가치를 가지고 있다. 지난 학기 한국 근현대미술사 수업을 들었던 만큼 오늘 리뷰는 수업 중 만났던 작품에 초점을 맞추어 이야기하고자 한다.



김관호 <해질녘>





김관호는 고희동에 이어 두 번째로 동경 미술학교에 유학을 갔다. 그의 작품 해질녘은 동경 미술학교의 졸업작으로 문부성 미술전람회에서 특선을 탄 작품이기도 하다. 두 여인의 뒷모습이 그려져 있다. 한 여인은 손에 흰 천을 쥔 채 반대 손을 엉덩이 쪽에 대고 있다. 다른 여인은 무릎을 살짝 구부리고 머리를 만지고 있다. 배경은 해질녘으로 붉게 타들어가는 태양과 대각선으로 넓게 굽이쳐 흐르는 강이 표현되었다. 작품의 배경이 된 인물과 배경은 실재하는 것이라기보다는 이상에 가깝다. 인물과 배경이 어딘가 어색해 보이는 이유도 인물과 배경을 따로 그렸기 때문이라 한다. 구로다 세이키의 외광 묘사가 잘 보이며, 한국 최초의 누드화로서 큰 반항을 일으켰다.





이인성 <가을 어느 날>



이인성의 가을 어느 날은 조선 미술전람회 특선작으로, 가을의 높은 하늘과 붉은 들판을 배경으로 한 작품이다. 들판에는 젖가슴을 드러낸 두 여인이 있다. 민소매 원피스를 입은 단발머리의 여성과, 반라의 차림으로 바구니를 들고 있는 여성은 붉은색의 주조로 표현되었으며, 대지를 상징한다 이 붉은빛은 가을의 푸른 하늘과 대조된다. 일제강점기 속에서 조선적인 것은 무엇인지 탐구하는 향토색 논쟁을 불러일으킨 작품으로, 이인성은 대지와 푸른 하늘의 대비를 통해 근원적인 것에 대해 물음을 던졌다.



배운성 <가족도>




배운성은 우리나라 최초로 베를린과 파리 화단에서 활동한 화가이다. 그의 작품 가족도는 토속적이고 한국적인 느낌을 준다. 꽉 찬 구도는 한국의 풍성하고 풍요로운 정서를 느낄 수 있다. 이 그림은 마치 가족사진의 한 장면과 같다. 혼 가족들이 모두 관찰자를 바라보고 있는 느낌을 준다. 다만 이들의 경직된 표정과 자세는 조화로운 가족의 느낌보다는 개별 인물 초상화를 한 화면에 합쳐놓은 듯하다. 색동저고리를 입은 아이와 강아지의 존재는 화면에 자연스러움을 부여하고 있으며, 창문 너머의 장독대와 담장 뒤 한옥 지붕까지 보이는 원근법이 적용되어 있다.




이중섭  <길 떠나는 가족>



이중섭은 한국인에게 가장 사랑받는 화가 중 한 명이다. 그의 작품 중에 심심찮게 등장하는 소와 어린이, 닭 등은 한국적인 정서를 보여준다. 이 작품은 제목처럼 길 떠나는 가족의 모습을 표현했다. 붉은색의 황소가 비중 있게 그려졌다. 구도나 형태 자체는 섬세하게 그려지지 않았다. 이목구비가 표현되지 않은 인물들의 얼굴을 통해 알 수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중섭만의 자신 있는 붓터치와 리듬감이 돋보인다. 헤어져 있던 아들에게 보내는 편지에 있던 그림으로 가족들과 행복한 삶을 꿈꾸는 이중섭의 바람이 담긴 그림이다. 



천경자  <탱고가 흐르는 황혼>



천경자는 한국 채색화 분야에서 독보적인 행보를 보였다. '꽃과 여인의 화가'라고도 불렸다. 그녀의 작품 탱고가 흐르는 황혼은 한 여인이 옆모습을 보인 채 담배를 피우고 있다. 여인의 옷깃에는 파란 장미가, 주변에는 노란 장미 한 송이와, 그녀가 태운 담배연기들이 흩날리고 있다. 여인은 어딘가 모르게 카리스마 있어 보인다. 다가가서 말을 건다면 분명 어려운 상대처럼 느껴질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여인의 얼굴에서는 고독이 느껴진다. 그녀의 쓸쓸하고 답답한 마음이 담배 연기로 솟아나는 게 아닐까 싶다. 스멀거리는 담배 연기는 그녀의 작품에서 자주 볼 수 있는 뱀을 연상시킨다. 은은한 색감이 몽환적인 느낌을 불러일으킨다. 



all images/words ⓒ the artist(s) and organization(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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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시은_미술사를 전공하고 있습니다. 제가 배운 한국미술사 및 돌아다니면서 본 여러 전시들에 대해 기록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