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기, 수다스love다”.
상대방과 이야기 할 때 다양한 요소들이 분위기를 형성하는데 영향을 미친다. 그 요소들을 크게 3가지로 나누어 보면 이미지와 언어, 분위기이다.
상대방과 대화를 할 때 그 사람의 외모의 요소들은 상대방을 판단하는데 큰 영향을 끼친다. 정장을 입고 다니는 사람을 보고 회사원을 연상 시키고, 운동복을 입고 다니면 운동선수를 연상시키는 듯 오늘 상대방의 의상과 표정 그리고 제스쳐는 대화의 분위기에서 빠질 수 없는 요소이다. 나의 작품에서 이미지는 외모와 같은 역할을 한다. 화려한 색상을 활용하여 밝고 재치 있는 대화의 제스쳐를 표현하기도 하고 회색빛의 감정을 배제한 이야기를 하기도 한다.
상대방과 대화를 할 때 언어 또한 중요하다. 언어는 대화를 진행시키는 중추적인 역할을 한다. 언어로 각자의 감정이나 상황을 구체적으로 설명하지 못한다면 상대방과 오해의 폭은 깊어질 수밖에 없다. 더욱이 처음 만난 사람과는 훨씬 더 자세한 설명이 필요하다. 그리고 친한 친구들 사이의 일상적인 수다도 마찬가지로 소통에 있어서 언어의 사용은 중요한 역할을 한다.
많은 사람들과 이야기 할 때 연설하는 것이 아니라면 공감대를 형성하는 것이 중요하다. 공감대가 있어야 서로 간에 비슷한 것을 바라보고 이야기를 진행시킬 수 있는 것이다. 공감을 하지 못한다면 더 이상 이야깃거리가 생성될 수 없기에 대화는 단절되고 나아가 관계 역시 단절되곤 한다. 공감대는 인간과 인간 사이에 매듭을 지어 주는 중요한 역할을 한다.
경리단길은 매우 재미있는 곳이다. 걷다 보면 낮은 주택들이 오밀조밀 모여 있고 상업 공간과 주거 공간이 뒤섞여있다. 그리고 상업 공간에는 정말 다양한 국적의 음식점들이 모여있다. 또 그 만큼 다양한 국적의 사람들이 모이기도 한다. 경리단길은 여러 가지 얼굴을 가지고 활발히 뻗어나가는 길이다.
나는 이번 전시에서 경리단길을 중심으로 이태원을 아우르는 공간에서 펼쳐지는 다양한 대화의 모습들을 표현하고자 했다. 그래서 작품의 표현 역시 다양한 방법을 시도하였다. 이번 작품들이 보다 많은 사람들과 함께 즐거움을 나눌 수 있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
이번 전시는 작가 중심의 전시 형식에서 벗어나 다양한 사람들과 호흡하고 또 같이하는데 중점을 두고 작품을 선보일 것이다. / 지히.
주요전시작.
Big kiss (조형물)
입은 중요한 역할을 한다. 입을 통해서 음식을 섭취해 생명은 유지하는 기본적인 기능을 비롯하여 언어로 자신의 의사를 전달하기도 하고 기분이나 상태를 표출하기도 한다. 그리고 사랑하는 사람들과는 입맞춤으로 언어를 넘어선 더 큰 마음을 표현하기도 한다.
우리는 이를 통해 에너지를 얻고, 즐거움과 행복함을 느끼며 사회성을 형성하기도 한다. 이러한 의미의 입술은 나의 작업의 촉매제로서 ‘나’ 혹은 ‘타인’이라는 상징성을 갖고 파생되어진다.
이번 프로젝트의 커다란 입술 ‘빅키스’는 나의 작업 속 입술을 풍선 재질의 조형물로 선보인다. 풍선이 주는 동심 그리고 설렘의 감정들이 나의 작업 속 입술과 만나 ‘빅키스’가 되어 더 많은 사람들과 유쾌하게 나의 작업을 공감하길 바란다.
You and me (설치)
나의 존재를 확인하기 위하여 이를 확인시켜 주는 타인의 존재도 필요하다. 그러나 그 타인이 인식하는 나의 모습이 진짜 나와 가까운 모습일 수도 있고 타인의 모습과 가까운 모습일 수도 있다. 그렇기 때문에 나는 절대로 완벽하게 타인의 모습이 될 수 없으며 타인이 바라보는 모습 역시 완벽한 내가 될 수 없다.
오늘도 수 많은 사람들과 다양한 대화를 나누며 관계를 맺고 살아간다. 그 대화와 무의식적인 행위 어디쯤엔가 진짜 나의 모습이 존재한다. 이를 표현하기 위해 나의 그림 속 입술과 점, 선들은 공간 속에 부유하듯 등장한다. 이번 작업 속 등장하는 부유하는 조형물은 오가는 말들과 시선을 의미하고 있으며 바닥과 벽에 고정된 것들은 변하지 않는 사실 혹은 편견과 선입견들을 의미한다. 사람들은 이 사이 어디에선가 부딪치고 또 흔들리고 피하며 혼돈의 공간 속에서 자신의 모습을 잃기도, 혹은 발견하기도 할 것이다.
People (설치)
유유상종이라는 말이 있다. 인간은 보통 비슷한 관심사를 가지고 이를 중심으로 하여 모인다. 사랑하는 사람들과도 역시 마찬가지 이다. 서로간의 가치관이 맞아야 인연이 되고 또 가치관이 맞지 않으면 관계가 틀어지기도 한다. 결국 인간 관계의 유지란 끼리끼리 모여 그 안에서 관계가 지속되기 위한 돌파구를 찾아 나가는 과정이다. 이 작업에서는 일상 생활에서 스치는 인연들과의 단상을 드로잉한 것이다. 이 작업을 통하여 유사하지만 조금씩 다른 주변인물의 모습을 고민해 보고 여기서 정체성을 모색하고자 하였다.
(때때로 외로움이 느껴질 때면, 주위사람들이 ‘타인’이라는 이름아래 나와 다른 어떠한 하나의 존재로 인식되어진다. ‘who is my lover’는 나의 작업 속 입술을 통해 내가 느끼는 시대에 자아상을 표현해보고 싶었다. 검색엔진, 페이스북, 인스타그램 등 넘쳐 흐르는 정보를 정해진 때에 맞춰 지속적으로 취득한다. 당하는 우리는 더 손쉽게 획일화된다.
똑같지만, 똑같지 않은 사람들이다. 외롭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함께하며 그 안에서 행복을 느끼고 싶은 사람들에 대한 고찰이다.)
LIKE oilpastel on panel 162x130cm 20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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