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트 매치-매시업Art match-mashups
_예술을 배운 기계, 인공지능을 만난 예술의 융합
전시 기간: 2021. 11. 6 - 28
전시장소: 영은미술관 제1전시장
경기 광주시 청석로 300 (031-761-0137)
참여작가: 김창겸 · 양대원 · 유한이 · 이돈순 · 홍경택
인공지능 기술감독: 조형래(서울과학기술대학교 지능형미디어연구센터 연구원)
인공지능 SW개발: 고영찬·장준영·장일식·장찬호(서울과학기술대학교 지능형미디어연구센터 연구원)
인공지능 기술자문: 박구만(서울과학기술대학교 정보통신미디어공학 교수)
인공지능 데이터 전처리Ⅰ: 이나래 · 안시인 · 최나린 · 최정원
인공지능 데이터 전처리Ⅱ: 가천대학교 예술대학
(강도연 · 김우섭 · 김유진 · 박규택 · 방현호 · 정가연 · 주재홍)
디자인: 이나래
기획: 오픈스페이스 블록스
후원: 영은미술관
*한국문화예술위원회 문예진흥기금 예술과기술융합지원 사업으로 추진되었습니다.
‘우리가 우리의 도구를 만든 다음에는 우리의 도구가 우리를 만든다’는 마셜 맥루언의 말이 더욱 의미심장하게 다가오는 시대적 분위기이다. 어떤 면에서 우리 현대인은 자본이라는 그물망 속에서 이미 사이보그가 되어 있는지도 모르며, 기술복제 시대 이후 기술에 대한 인간의 적응력은 효율을 증대시키는 데서 그치지 않고 시대적 감수성을 변화시키고 끊임없이 삶의 토대를 바꿔 왔다. 특히 지구촌이 코로나19라는 초유의 팬데믹을 경험하게 되면서 비대면 사회로의 가속화와 메타버스 등 디지털 온라인을 기반으로 하는 패러다임의 전환을 모색하는 시기에, 현재 영은미술관에서는 인공지능을 매개로 다섯 명의 시각예술가와 서울과학기술대학 지능형미디어연구센터의 다섯 연구원이 협력 프로젝트로 진행해 온 그동안의 성과를 연구 프로세스와 전시로 구성한 특별한 기획전이 제1전시장에서 진행된다.
오픈스페이스 블록스의 기획과 한국문화예술위원회의 예술과 기술융합 지원 사업으로 마련된 이번 전시에서는 김창겸, 양대원, 유한이, 이돈순, 홍경택 작가의 스타일을 대량 학습한 인공지능이 다섯 작가의 진술(Artist's Statement) 내용을 토대로 인공지능의 새로운 작품들(생성물)을 만들어 내고, 그것을 작가 고유의 방식으로 재해석하여 최종적인 작품을 만들어 가는 변증법적 창작 협업을 실험했다. 그동안 서울과학기술대학 지능형미디어연구센터에서는 지도교수 박구만 교수의 지원과 기술 감독인 조형래 작가의 연구를 필두로 장일식, 고영찬, 장준영, 장찬호 연구원이 팀을 구성하여 다섯 작가의 작품 스타일과 진술 내용에 맞는 기계 학습을 반복하였고, StyleGAN2-ada, Pix2pix HD 등 인공지능 기반 기술의 성능을 향상시키면서 예술적 데이터와 인공지능의 융합 가능성을 타진했다.
인공지능은 이미 우리 삶 깊숙이 활용되고 있을 뿐 아니라 예술과 창작 분야에서도 수많은 데이터 학습을 바탕으로 편리성, 유희성, 창의성, 기술적 조작에 따른 가변성, 제작 과정에서의 노동의 분담까지 다기능의 역할을 수행해내는 것으로 인식되고 있다. 특히 알파고 이후 특정 분야에서 인공지능이 인간의 기량을 압도할 수 있다는 위기의식은 이미 상식처럼 통한다. 따라서 인공지능이 기계학습을 통해서 작가를 흉내 내고 작가가 진술한 텍스트 내용을 반영하여 궁극적으로 사람을 눈속임할 수 있는 예술작품을 만들어낼 수 있을까 여부는 매우 흥미로운 주제일 수밖에 없다. 그것은 회화적 착시를 만들어 관객의 눈을 매혹시키고 감동을 선사하던 전통적 미술의 역할을 그대로 인공지능이 대체할 수 있다는 의미로도 받아들여지기 때문이다.
전시의 타이틀인 <아트 매치-매시업Art match-mashups>은 시각예술을 공통분모로 작가의 자유로운 창작품과 그 창작 기술을 학습한 인공지능이 제작한 작품(생성모델 결과물)을 단계별로 비교 검토하고 최종적으로 인간과 인공지능의 만남을 통한 새로운 창조적 가능성을 시현한다는 융복합 프로젝트의 의미를 압축해 준다. 이는 ‘여러 자료에서 요소들을 따와 새로운 노래·비디오·컴퓨터 파일 등을 만드는’ 매시업(Mashup)처럼, 인간과 인공지능을 넘나들며 개성이 담긴 다양한 창작 정보(콘텐츠)와 테크놀로지를 교환·혼합·응용함으로써 새로운 유형의 창작물을 개발한다는 것이다. 그 과정에서 인공지능은 예술가 고유의 창작 기법과 작품 내용의 진술 등을 빅데이터로 학습하여 콜라주 형식의 인공적 작품을 만들어 내고, 작가는 이를 토대로 새로운 아이디어와 모티브를 도출하여 공통의 학습 과정이 포함된 최종 작품을 창작하는 변증적 실험의 장을 전시로 구성함으로써 인공지능과 예술가의 창작활동 성과를 평가한다.
그동안 예술과 기술을 결합해 보려는 협업 시도가 있어 왔으나, 단순히 기계와 사람의 기술적 능력을 비교하는 차원이 아니라, 현재 활동 중인 특정 작가의 기존 작품 스타일과 작가 진술(Artist's Statement)을 인공지능에게 학습시켜 다양한 생성물을 만들어내고, 그것을 작가들이 재해석하여 최종 작품을 제작, 발표, 평가한다는 통합적 구성의 전시와 학술 연구의 창작 협업은 그 사례를 찾기 어렵다. 예술과 인공지능의 결합 가능성을 타진하는 기술 융합의 본격적인 첫 연구 사례라 할 수 있는 이번 전시는 이미 오랜 기간 시각예술에 종사해 온 작가들의 축적된 경험을 인공지능과 공유하고, 또한 작가들은 인공지능을 하나의 조력자 역할로 수용함으로써 학습과 창작의 협업 과정에서 공통점과 차별점을 만들어 간다는 능동적 프로세스가 담겨 있다. 그간 연구된 인공지능의 창의성은 작가 진술(Artist's Statement)을 포함하는 직관과 판단력 등 인간 고유의 영역을 대체한다기보다는 이미 주어진 데이터의 기계학습을 통해 콜라주 형태로 결합하고 변형하는 진화의 단계에 머물렀으며, 기술적 진보가 인간의 고유한 경험적 진실을 모사해 내는 데 한계가 있는 것도 사실이기 때문이다.
따라서 이번 <아트 매치-매시업Art match-mashups> 프로젝트는 각기 개성이 다른 다섯 작가의 화풍을 학습하여 대량의 생성 이미지를 만들어낸 인공지능의 놀라운 기술적 진화를 과정적으로 진단해 볼 수 있을 뿐만 아니라, 기술과 인간, 인공지능과 예술의 만남을 통하여 구현해 갈 수 있는 창작과 예술적 변용 가능성, 그리고 인간의 조형력 및 대체 불가능한 시각 경험에 대해 확인할 수 있게 해 줄 것이다. 또한 전시 형식을 통하여 학습 데이터 세트 구축과 작가 신작 제작 흐름도, 작가 기존 작품, 작가 제시이미지, 작가 진술(Artist's Statement), 인공지능 최종 생성이미지, 작가 최종 작품, 다섯 작가의 인공지능 학습 데이터 및 생성물을 통합한 대형 영상작품, 그리고 인공지능 보간 영상(interpolation), 관객 설문과 선호도 평가를 위한 100점의 인공지능 생성물, 대량의 인공지능 생성물을 파일화한 아카이브 공간 등을 전시장 동선을 따라 구현하였다. 전시에 담긴 이번 프로젝트의 내용은 학술 연구 및 논문 발표 형태로 정리되며, 전시 기간 중 작가와 인공지능 결과물에 대한 최종 관객 평가를 실시하는 것으로 마무리된다.
☆Donation:
'오픈스페이스 블록스(open space BLOCK's)'는 성남 원시가지 마을이 한눈에 내려다보이는 언덕 위에 위치해 있습니다.
블록(BLOCK)은 구조체를 구성하기 위한 최소단위이지만 뜻을 함께하는 사람들과 힘을 모으면 완성체를 만들어 갈 수 있다는 의미로, 미래지향의 문화 플랫폼을 목표로 활동하는 비영리 문화단체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