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rom: 위켄드
정현두
Jung Hyun Doo
2018. 2. 24 ~ 3. 25, 토~일요일 pm1:00~6:00
Opening Reception: Saturday, Feb. 24, 5-7pm
숲과 몸
아직 인지하지 못하지만 이미 의식하고 있는 ‘상태’가 존재한다. 그 상태는 무엇일까란 질문에서 나의 작업은 시작한다. 어떤 것을 그리더라도 스스로 통제하지 못하는 상황을 거친 뒤에야 그림의 완성을 예감하게 되는 나의 기질이 던지는 질문이다.
스스로를 통제하지 못하는 상태로 그림을 그리면 화면에서 대상은 희미해지고 나의 신체가 드러난다. 따라서 그림을 그리는 행위는 신체와 그려지는 대상의 거리를 좁히는 과정이기도 하다. 숲은 작업의 소재인데, 숲을 인식하는 감각과 신체와 대상의 거리를 좁히는 방식은 관계를 갖는다. 망막을 가득 채운 숲은 신체와 숲의 물리적인 거리를 없애고 피부에 맞닿아 공간에 존재하는 신체를 다시 바라보게 하는 매개이기 때문이다.
작업은 본래의 의도에서 벗어날지라도 그대로 진행한다. 변화는 우연한 것이 아니라 인지하지 못했던 의도를 드러내기 때문이다. 실제 공간이었던 숲은 나의 무의식적 의도와 가까워질수록 현실과는 다른 ‘상상의 숲’으로 변했다. 대상의 형태가 신체의 관성으로 함축되어 추상적인 붓놀림으로 남게 된 것이다.
붓질은 숲을 숲처럼 보이게 만드는 호흡이다. 이는 몸이 반복해 만들어낸 상태의 궤적이며 감각의 호흡이다. 숲과 몸은 붓질이라는 형태로 거리를 좁히고 있다. 어느덧 화면은 하나의 인물로 보이기 시작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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