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rtlecture Facebook

Artlecture Facebook

Artlecture Twitter

Artlecture Blog

Artlecture Post

Artlecture Band

Artlecture Main

작가노트 시리즈 02 | ARTLECTURE
  • 작가노트 시리즈 02
    1

작가노트 시리즈 02

 

VIEW 2399

Exhibition  |    Accepted  2018-09-27 23:58

Project/Study Key : 작가노트, 작품설명, 이야기

From : United States * Living Space

[QnA for the posting: support@artlecture.com]

pinterest
Service Operator2
Introduction: 작가노트시리즈02 // 한글과 영문을 함께 기재해주시면 좋습니다:)
  • 1

    삶은 항상 거대한 벽이 앞을 가로막고 있는 듯하다. 노력은 배신하지 않는다는 말을 머리로는 이해하지만 체감하기란 쉽지 않다. 인생을 이루는 모든 양식들이 압도적인 무언가의 존재를 구성하기위한 매개로서 느껴지는 것은 기분 탓만은 아닐 것이다. 그럼에도, 한낱 미약한 매개체 일지라도, 그들에 의해 구성된 무언가는 충분히 매력적이고 아름답다고 느껴지는 것 또한 부정할 수 없다.

  • 2

    오늘은 여전히 불성실하고 게으르며 쉽게 상처받고 변덕스럽습니다. 자아의 고통에서 벗어나서는 타인의 고통을 연민하려 했습니다. 부서진 나를 안아준 사람들에게 위로의 말을 건네고는 저 너머의 나와 마주할 수 있으리라 생각했습니다. 그러나 타자의 삶에 다가가려 하면 정작 내 자신을 닫고, 다시 닫고, 또 닫으며 뒷걸음질 쳤습니다. 손끝으로 느껴지는 푸른 감각은 그저 목도해야 하나요? 다시 고통스러운 자의식을 움켜쥡니다. 다른 사람의 슬픔과 마주하면 그 순간을 회피하고는 이상야릇한 슬픔에 잠깁니다. 사라지게 하고 믿고, 다시 감춥니다. 언제쯤 정확하게 말하고 노래할 수 있게 될까요

  • 3

    고요하게 차가운 눈을 맞는 앙상한 나뭇가지를 볼 때마다 자연에 대한 경외심이 일곤 한다. 말라서 이내 숨을 거둔 게 아닐까 걱정이 앞서지만 어김없이 적정한 시기가 되면 그 걱정은 노파심이란 걸  안다. 작은 가지 안에서 일어나는 일들을 상상하면 겨울이 순환의 단계에서 가장 정적이지만 절정의 단계가 아닐까 생각을 하며 겨울의 마른 나뭇가지는 언제나 담담하게 살아가는 현실 저 깊이 침잠 되어 있는 감정을 살포시 건드리는 파동을 남겨주었다....계속

  • 4

    처음 제 생에 제 눈으로 직접 본 죽음은 키우던 금붕어의 죽음이었다. 어린 나에게 죽음이라는 것의 실체를 보여준 그들은 하얀 배를 까뒤집고 물에 둥둥 떠다녔다. 초점없고 탁해진 눈동를 보는 순간 나는 두려움과 역겨움을 느꼈다. 어린 나는 그렇게 죽음을 인식했다.

  • 5

    죽음에 대한 그림을 그리던 중 나온 금붕어라는 소재는 나에게 오렌지 컬러에 대한 관심을 불러일으켰다. 미친듯이 강렬하고 뜨거운 빨강과 비정상적이고 미쳐가는듯 밝고 우울한 노랑이 만난 색이니 매력적인 것은 어쩌면 당연했다. 발레나 현대무용과 같이 인간의 몸선을 활용한 예술을 좋아하는 나는 그 둘을 함께 표현해보았다. 죽음의 그림자를 가진 이 발레리노는 자신의 춤을 춰가면서도 다가올 자신의 비관적인 미래를 두려워하며 울고 있다.

  • 6

    '찰칵’ 일월, 그 날의 마지막 셔터 소리가 무서웠다. 장갑 없이는 셔터 한 번 누르기 쉽지 않았던 날씨에, 버려진 것들을 찍고 있자니, 셔터 소리가 마치 날카로운 칼날 소리처럼 들렸다. 새로운 시작인 1월이었지만, 내가 찍고 있던 피사체들은 이미 끝나 있었다. 말라버린 넝쿨 더미와 폐건물들, 전혀 다른 존재들이 만나 어울려서 죽어있었다. 하지만 사람의 인위적인 손길에 만들어진 건물과 그에 따라 자연스럽게 자라난 넝쿨은, 단순한 ‘죽음’을 넘어서 서로가 아닌 새로운 존재가 되었다. 그 매력에 이끌려 이와 같은 피사체들을 찾아 셔터를 누르고 기록하고 있다. 전혀 다른 존재 둘이 만나서 새로운 모습을 갖추고, 어색하지 않은 모습을 취하고 있었는데, 생각해보니 모습만 달랐지 처음은 전부 같은 곳에서 시작된 것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떠올랐다. 넝쿨은 물론이요, 지금은 아무도 살지 않는 폐건물 또한, 누군가가 살기 위해 만들어진 것이며, 그 재료들 역시 자연에서 왔다. 결국은 전혀 다른 존재라고 생각했던 모든 것들이, 모습만 다를 뿐, 하나였다. 사진을 찍고 있는 나 자신도 마찬가 지로 하나다. 우리는 같은 하늘에서 같은 햇빛을 맞으며 같은 땅 위에 서는 존재며 같은 시간의 흐름 속에서 살아간다.

  • 7

    죽은 조개의 껍질에 나무의 수액을 입히어, 고요한 빛으로 화려하게 빛나게 함에 또 다른 생명력이 생긴다. 이것을 자연으로 이루어진 숭고함이라 가정하고, 작업을 통하여 그 현실의 무게를 가늠해본다.

  • 8

    사람들은 저마다 꿈꾸는 세상이 존재할 것이다. 내가 꿈꾸는 세상은 판타지적이고 비현실적인 공간이 연속적으로 이루어져있다. 시선의 가림은 또 다른 세계를 꿈꾸는 것이며, 현실에서 일어날 수 없는 공간 배치를 콜라주 형식으로 가져왔다. 또다른 자극을 이끌어 주는 다양한 색감과 기하학적인 선, 기본 도형을 넣어 꿈의 세계를 재조합 하였다. 이처럼 어린아이가 동화적인 상상을 하듯 순수한 감정에서 오는 키덜트적인 성향이 작업을 이끌어 나가는 주된 요소이다.

  • 9

    제주 특유의 환경에서만 식생 가능한 숲 생태에서 받은 느낌을 작업한 것입니다.

  • 10

    인간이 만들어낸 평균은 정확할까? 언젠가부터 세상에 숫자가 생겨났다. 이 숫자는 평균을 만들었고 평균은 구분과 규정을 낳았으며 이것으로 인해 인간에게는 기준이란 것이 생겼다. 우리는 평균적인 기준에 맞춰 사회를 만들고 그 속에서 살고 있다. 과연 ‘남들처럼’이라는 말처럼 평균적인 기준에 맞춰진 삶이 우리가 원하는 삶이고 행복일까? 인간과 달리 자연에는 평균적인 기준도 틀도 존재하지 않는다. 이들은 굉장히 자유로운 존재로서 같은 종류의 식물이라 해도 꽃이 피는 위치 그 색감이 전부 다 다르다. 이들은 자연(自然)으로서 스스로 그러한 본성에 맡기며 살아갈 뿐이다. 식물인간 시리즈는 본성을 잃지 않고 살아가는 자연의 모습에 모티브를 얻었다. 인간이 자신의 몸에 식물을 키워내어 자신의 자연(自然)을 찾아가는 모습을 그리고 있다. --- 내 몸으로부터 뿌리가 생겨났다. 몸에 뿌리가 생겨나 나를 잃어버릴 일이 없다. 내 몸으로 호흡할 산소를 만들 수 있고 내 몸에서 자라난 열매를 먹고 내 몸에서 피어난 향기로 새로운 옷을 입는다.

All images/words © the artist(s) and organization(s)

☆Donation: https://www.paypal.com/paypalme2/artlectur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