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로 그리는 산수
- 단색화에 새겨진 풍경 -
나의 작업은 칼로 이루어진다. 차갑고 예리한 칼끝으로 선을 그어 나가는 수없는 반복을 지나 비로소 나의 산수에는 생명력이 깃들기 시작한다.
색은 나에게 늘 자연을 근원적인 형태로 환원(還元)시키는 요소이자 본질을 드러나게 해주는 대상이였다. 예술가로서의 첫 발을 내딛던 시절 예술에 대한 욕망과 현실의 벽에서 나를 억눌렸던 열정과 열망의 응어리들, 삶에 대한 치열한 고뇌는 빈 화면에 토해내듯 강렬한 붉은색으로 표출되었다. 색은 내 그림의 본질이였으며, 내면의 목소리가 되어 나의 감정과 정서를 표출하는 도구이자 언어로 나에게 위안을 주는 내 감정의 매개체였다.
화폭에 붓이 아닌 칼로 작업을 하면서부터 과감한 형태의 ‘변형’을 통해 얽매이지 않는 자유분방한 붓질은 표현주의적 회화에서 한국의 전통색인 단색화로 옮겨졌다. 이번 전시에서 도드라지게 표현된 원색적 단색화의 배경에는 한국적인 전통 색이 밑바탕에 깔려 있다. 커다란 화폭을 단색으로 채워나갈 때 나의 마음의 평온함이 작품에 그대로 전달되어 한국적인 정서의 색 - 황(黃), 청(靑), 백(白), 적(赤), 흑(黑)으로 자연 순환에 중심에서 그림 곳곳에 솟아난 색채는 전통 오방색의 의미를 이어가면서 칼끝으로 예리하게 새겨진 산수의 형상은 자못 현대적이다.
웅장한 산세가 느껴지는 단색 풍경이지만 자세히 들여다보면 긴 시간 끊임없이 세세한 반복으로 형태가 완성되어 갈 때 떨어져나간 무뎌진 칼날 끝이 쌓여간다. 물감을 덧입히고 칼로 찍어내고 메우기를 반복하는 시간의 퇴적을 넘어 칼끝으로 긁는 행위의 촉각적 반복행위는 나에게는 수행의 시간이며 그것을 견디어 내어 분출되어 나타나는 선들은 나와 캔버스를 연결하는 고도의 정신성을 획득하는 행위의 시간이다.
단색화에 새겨진 붉은산, 산수경, 신-산수는 칼끝으로 호흡하듯 긁어나간 자리에 드러난 산수를 재해석하고 주관적 관념과 현실을 투영하는 시선으로 흔들리지 않을 세계를 구축하고자 하는 나의 의지이다.
이 준 호
☆Donation:
‘칼로 그리는 산수’
하얀 캔버스 위 밑 작업을 하고 색을 입혀 형상을 칼로 긁어낸다. 이러한 작업방법은 유화물감에서 아크릴로, 붓에서 칼날 끝으로, 그리기에서 긁기로 바뀌어 나의 화구는 이십여년 ‘붓’이 아닌 ‘칼’이였다.
나의 작품은 온전히 일상의 생활환경에서 비롯되었는데 유년시절 외조부의 유품 중 빨간색 채색분말 물감의 강렬한 기억과 절지(折枝), 영모(翎毛), 화훼(花卉), 산수화(山水畵) 작품들을 보면서 자연스럽게 내 안의 풍경이 만들어졌다. 칼은 내가 가진 열정과 에너지를 분출하고 스치는 칼날의 끝 하나에도 예민하게 표현되어지는 나의 손끝과도 같으며 칼로 찍어 내리듯 긁는 행위의 시간은 반복되는 수직의 선으로 묵묵히 강직하게 때로는 유연한 곡선으로 쌓인 긁는 산수로 완성되어진다.
칼로 긁는 이미지는 인물에서 시작하여 문자도, 전통산수를 기반으로 한 산수경시리즈, 금강 전도에서 시작된 붉은 산에 이르러 다양하게 변화하였고 내게 반복적으로 긁는 행위는 인내의 시간을 거쳐 흐트러진 마음을 잡아주는 정신적 수양 과정이다.
‘칼로 그리는 산수’ 는 화폭 안에 산과 바위, 계곡, 호수 등을 가득 채우던 사각의 풍경에서 나아가 풍경의 일부분을 확대하거나 산의 형세를 강조하고 부벽준법을 통한 뾰족하게 솟아 오른 봉우리들과 기암괴석들로 고루한 화면에 생동감을 더했다. 칼끝-풍경과 같은 최근작업은 정선의 양화진, 청풍계 작품 등을 패러디하며 숲속 곳곳 숨어 있는 호랑이, 사슴, 멧돼지 등의 동물들은 민화적 해학과 위트로 숲의 침묵을 깨우고, 삶의 무게만큼 쌓인 칼로 긁어내는 풍경은 캔버스 위 빈 공간에서 칼춤을 추듯 날카로운 칼날 끝으로 화폭을 누비며 많은 이야기를 만든다.
개인전
2017 탐앤탐스 컬쳐 카페 프로젝트
‘칼로그리는 산수’ - 탐앤탐스 블랙 도산로점 (서울)
2016 칼로 그리는 산수 - 장은선갤러리 초대 (서울)
2014 칼끝으로 세우는 의지 - 이랜드스페이스 초대 (서울)
2012 붉은 산 - 관념적 사유에서 바라본 풍경 - 화봉갤러리 초대 (서울)
2011 칼-긁고 칠하고 다시 긁기 - JH갤러리(서울)
2010 칼끝-풍경 - 영아트갤러리(서울)
2008 세계의 이면 혹은 가장 뚜렷한 현실 - 가나아트스페이스(서울)
감추어진 사람들 - 문예회관(용인)
2006 대흥동 몽상과 예술의 꿈 - 관훈갤러리(서울)
기획(프로젝트) 및 단체전 80여회 출품
SBS드라마 ‘야왕’ 작품협찬 (SBS)
정관장 카랜다 (한국인삼공사)
2016 -용인문화재단 문화예술공모지원사업(시각예술) 선정
2008 -경기문화재단 문예진흥기금(우수창작지원)선정
E-mail : narara7723@naver.com
Homepage - http://blog.naver.com/narara7723
a landscape drawn with a knife
Work under the white canvas and scrape the shape with a knife. This method of work has been changed from oil paints to acrylics and brush to blades, and my drawing has been 'kar' instead of 'paws' for more than a decade.
My work originated entirely from my daily living environment, which was created by the intense memories of red-colored powder paint, the portrait of the mother, the portrait of the painter, and the landscape within the painting. A knife is like my fingertips, which exude my passion and energy and are sensitive to every tip of the blade that touches it, and the time of scratching, like a knife, is sometimes completed by a rolling vertical curve.
The image of scratching with a knife has varied from character to character, from a traditional arithmetic-based mountain series to a red mountain in front of the Geumgang River, and repetitive scratching is a mental process that captivates me through patience.
The "knife landscape" of mountains and rocks, valleys, and lakes filled the canvas with mountains, rocks, and lakes. Recent works such as the end of a knife-wind screen parodies the story of Yanghwajin and Cheongpunggye, and animals hiding in the forest such as tigers, deer and wild boars break the silence of the forest with folk tales.
Lee Jun-ho
a Solo exhibition
2018 a landscape drawn with a knife
'Sights engraved on monochrome' / Art space LOO invitation (Seoul)
2017 Tom & Tom's Culture Cafe Project
'Sansu drawn with a knife - 新' / Tom & Tom's Black Dosan Road Point (Seoul)
2016 Sansu / Jang Eun-Gallery Invitation (Seoul)
2014 Elandspace Invitation (Seoul)
2012 Red Mountains - Landscape Viewed from Ideological Reasons / Hwasong Gallery Invitation (Seoul)
2011 Karl - scratch, paint and scratch again / JH Gallery (Seoul)
2010 Knife End - Landscape / Young Art Gallery (Seoul)
2008 World's Behind or Most Significant Reality / Gana Art Space (Seoul)
Hidden People / Literary Hall
2006 Daheung-dong Dream & Art Dream / Kwanhun Gallery (Seoul)
About 90 entries for planning (project) and team competitions
2018 - Selected as Art space LOO Writers Contest
2017 – 7th Tom & Tom's Culture Cafe Project Competition
2016 - Selection of the Culture Foundation's cultural and arts collection project (visual arts)
2008 - Selection of the Gyeonggi Culture Foundation Arts Promotion Fund
a production manager
National Museum of Modern and Contemporary Art, the Eland Cultural Foundation, Yongin City Hall, Kensington Jeju Hotel,
VERSI Art Museum, Aging Rang, Insa Gallery, E.RO, Hwabong Gallery,
Jang is a gallery, Tom & Tom's headquarters, and a private manage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