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사 한번 해본 적 없이 부모님 슬하에 캥거루족으로 살고 있는 나는 언제나 개인의 공간을 갈망했다. 잠시 고향을 떠나 서울에 살 때, 고시원이라는 공간은 내게 특별했고, 그곳을 사진에 담아 첫 전시를 열었다. 그 후 다시 돌아온 고향집은 많이 달라져 있었다. 공간은 그대로였지만, 30대 중반이 된 나와 할머니 할아버지가 된 부모님이 다른 공기를 만들고 있었다. 세대 갈등, 빈부 격차, 결혼과 저출산, 고령화, 도시집중 등 여러 사회문제는 우리집을 관통하는 것 같았다. 나는 무리해서라도 독립하고 싶어졌다. 이미 독립해서 혼자 사는 주변 사람들이 궁금해졌고, 그렇게 1인 가구 프로젝트를 시작했다.
사람들은 대부분 자기가 평범하다고 한다. 하지만 어느 누구도 평범하지 않았다. 오히려 평범해 보이는 장면이 더 귀했다. 취향이 잔뜩 묻어있는 개인의 공간은 무엇보다도 그곳에 사는 사람을 잘 보여준다. 결혼하고 2인 가구가 되면 이런 모습도 사라지는 것 같았다. 그 남편과 아내가 서로의 1인 가구 시절 모습을 봤다면, ‘원래 이런 사람이구나’하고 서로를 이해하고 부부 사이의 갈등도 줄지 않을까. 1인 가구 프로젝트의 핵심은 여기에 있다. ‘이렇게 사는구나’에서 ‘이런 사람이구나’로, 나아가 ‘그래서 그랬구나’로 이어지는 이해의 단계. 우리집을 관통했던 사회문제들이 다양한 1인 가구 사진을 보며 따뜻한 공기로 채워지길 바라본다. / 강릉문화재단
☆Donation:
Guid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