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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며들기 프로젝트: 온수-사랑-관계-호흡 | ARTLECTURE
  • ♡며들기 프로젝트: 온수-사랑-관계-호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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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며들기 직전의 혼돈의 형태는 아주 다양한 모습을 빚어낸다. 가령 종이에 잉크가 스며드는 순간을 상상해보자. 잉크 고유의 형상에서 실가닥이 파생되고, 온갖 생김새로 뻗어 나가며, 그 양은 점점 많아져 주변과 혼연된다.

다섯 명의 작가가 전시 안에서 만들어내는 스며듦의 모양은 다 다르지만, 스스로 들여다보는 힘을 기르고, 그 사랑이 주변까지 닿는 용기에 대한 흐름은 함께한다. ‘굳이’의 아주 작은 실천부터 사람과 사람 간 깊은 관계, 자신에 대한 관찰, 삶에 대한 사랑, 감정을 넘은 현상에 집중한다. (전시 서문 중)


김휘연
김휘연은 흙을 이용해 ‘진정으로 사랑하기 위한 시도’를 한다. 예로부터 도자는 금이 가고, 휘어지며 깨지는 것이 금기시되었다. 태생적으로 그 목적이 ‘쓰임’이었기 때문인데, 작가는 오히려 이와 같은 현상이 흙의 가장 자연스러운 느낌이라고 보았기에 <How to Love>시리즈(2022)를 통해 흙의 변형이 ‘있는 모습 그대로 바라보고 결핍을 이해하는’ 사랑의 모습과 닮아있음을 확인한다. 이번 전시에서 선보이는 신작 <기록되는 항아리>시리즈(2023)는 마치 210cm의 거구를 210mm의 앙증맞은 발이 지탱하고 있는 것처럼 무언가 어색하고 불완전하다. 작가는 기존 공식에 저항하듯 정형화된 항아리 형상을 왜곡하여 불편함을 의도한다. 또한 흙 줄 한층 한층 쌓아 올리는 코일링 기법과 수행적인 움직임을 통해 흙과의 관계를 세운다.
도기에는 신화 혹은 역사적인 사건과 같이 당시 중요하다고 여겼던 것들이 기록되어왔다. 작가는 무의식 속에 잠재되어 있는 경험과 과거에 보고 느끼고 감각했던 기억을 드로잉으로 기록하여 오늘날의 도기화를 담아낸다. 흙 위에 드로잉을 할 때는 완성 색상을 모르는 상태에서 진행한다. 정확한 색이 2차 소성 후 나타나기 때문인데, 예측은 가능하지만 농도와 채도가 바뀌기 때문에 큰 분위기를 보며 작업하기에는 어려움이 있다. 열을 이용하여 늘 변수가 존재하는 작업이기에, 작가 기저에 깔려있는 풍부한 상상력과 경험치는 섬세한 감각으로 발현된다.
“흙을 한 줄 한 줄 쌓아 올리며 작업하는 방식은 전후가 밀접한 연결을 맺으며 상호작용하는 과정이다. 흙과 교감했던 과거의 모든 흔적은 사라지지 않고, 흔적의 실체인 입체적 형상은 그 자리 그대로 현존한다. 즉 ‘흙과 관계’를 맺으며 새로운 역사를 이어나간다. […] 온기 품은 손길로 개체들마다의 차가운 살점을 보듬어주고, 애정 어린 색으로 획과 움직임을 펼쳐내어 비로소 ‘사랑’을 기록한다.” –작가노트 중

박찬솔
“살 겉껍질과 충돌한 환경들, 나의 살로 덮어버리고 싶은 부분들, 혹은 환경을 내게 덧씌우고 싶은 순간들. […] 상대방의 불안을 감지한 나의 동공, 너의 불안함에서 내가 보인다. 비슷한 불안감 어쩌면 너에게 위로가 되지 않을까.” -작가노트 중
박찬솔은 시간이 흘러 잔존한 것을 재감각하여 그린다. 화면 위 시간을 비비기도 하고, 지워내기도 하고, 또 이전 생김새가 보이지 않을 정도로 덮어버리면서 곱씹기를 거듭한다. 겹겹이 쌓인 물감 층은 그 안에 이야기를 고스란히 간직하고 있으며 누군가에게 발굴되길 기다리고 있는듯하다. 특히 피부로 느끼는 행위에 민감한 작가는 불분명하고 추상적인 형상 위에 두꺼운 파편을 얹는다. 시간이 지남에 따라 선명해지는 접촉의 감정을 물감 두께로 표현한다. <나의 동공에 비친 너의 불안감>, <쑥스러운 발가락>, <날카로운 풀숲을 스치는 다리>, <행복은 나를 슬프게 만드는 말이야>, <베인 곳에 레몬껍질 문지르기>와 같이 구체적인 행동과 상황이 연상되는 문구를 제목으로 지어, 모호함과 명확함이 맞닿아있는 부분을 탐구한다.
“몸 안의 감각으로 시작된 것은 몸이 인식의 주체가 되어 세상과 맺는 관계성으로 확장된다. 살아가면서 만나는 다양한 환경과의 충돌 속 표면적으로 가시화되기 이전에 피부의 떨림으로 먼저 반응해온 것. 기괴하고 토악질 나올 정도로 잊고 싶어도 잊히지 않고 어떠한 형태로 나를 이룬 것. 상처를 더 아픈 것으로 덮어 비로소 편안해진 지점들. 이를 되새김질하여 파편화된 감각들을 화면 속에 꺼내고 관계를 탐색한다.” –작가노트 중

박희민
박희민은 변화에 대한 행보를 유추할 수 없는 인간의 불안한 감정을 탐구한다. 작가는 ‘무력감’과 ‘우울’을 마주해 다 놓아버리게 되는 인간을 ‘덜떨어진 유인원’이라고 여긴다. 생명이 있는 존재는 의지가 있기 마련인데 그것을 잃으면 생기도 잃어버린다고 생각했기 때문에 그 대상은 마르고, 부패하고, 죽어버린 빛깔로 표현된다. 신체의 겉 피부 색보다는 응고된 혈액, 장기, 눈동자 색과 같이 조금 더 들여다보아야 보이는 색감을 주로 사용하며 다양한 매체를 통해 보여준다. (<사람 원숭이>시리즈 (2021)) 한편 <식물 사람>(2021)에서는 불안을 상쇄하여 얻어진 안정적인 삶을 연구한다.
“내 무기력감을 마주할 때마다 나를 남들보다 뒤처진, 진화가 덜 된 종 같다고 느끼며 자책하게 된다. 이 감정은 스스로를 굉장히 볼품없고 모자란 존재로 취급하게 만들며 나를 하염없이 책망하며 쥐어짜게 만든다. […] 내가 생각하는 안정이란 이리저리 치이고 날아다니며 헤매다가 마침내 자신에게 걸맞는 토지를 찾아 뿌리를 내리게 된 식물이 가지는 마음과 유사하다고 여겨졌다. […] 내가 계속 안정을 갈망하는 이유는 하나의 씨앗이 자신의 뿌리를 내릴 땅을 아직 발견하지 못해 저 자신을 잃을까 불안해하는 것과 비슷한 결이라고 생각했다.” –작가노트 중

최산현

무엇들이 시인가? 라는 질문 형식으로 본다면 고전적 범주 이론의 가정들을 만족한다. 하지만 개인의 기준에 따라 시라고 인식하는 범주는 다르다. 이에 대한 대안으로 시의 점주 표상 체제를 ‘언제 시라고 인지하는가?’ 라는 ‘Timing’을 기준으로 새롭게 재구성한다. 의미는 상호작용할 때 발생하기 때문에 그 안에서 새로운 관계를 찾아내는 것이다. 따라서 개인의 현재 상태에 따라 발견한 언어들의 집합이 자신에게 어떤 의미로 다가오는지 알아볼 때 시라고 느낄 수 있다. -<타이밍 감각>(2022), 최산현
최산현은 우리 주변에서 일어나는 일들을 탐험한다. 현재 진행적인 것들을 좋아하며 본인이 만끽한 삶을 시, 사진, 음악, 춤, 요리 등으로 다양하게 표현한다. 작가는 사랑의 타이밍을 인지할 수 있는 감각, 우연적인 사건들, 관계 안에서 동시에 발생하는 기류에 주목한다. <Once>(2021)에서는 지나간 어제는 돌아오지 않으며 인생은 한 번뿐이니, 지금 매 순간을 진실되고, 진심으로, 최선을 다해 살고 싶다는 순간의 안녕을 이야기한다. 작가는 가상의 시인, 일명 ‘시인 Chat GPT’를 설정하고 사랑에 대한 문답을 구성한다. <Untitled(0 to 1>(2023)에서는 시인 Chat GPT에게 기대하는―AI가 모든 정보를 다 알 것이라는 기대와 동시에 정말 모든 정보를 다 알까? 싶은 의구심에서 비롯된 물음, 이를테면 ‘사랑하는 마음을 어떻게 알 수 있나요?’와 같은 질문을 던진다―답변을 불연속적인 형태로 연출한다. 나아가 ‘사랑에 대한 감정’ 코드를 검사하면서 오류가 생긴 AI를 유머로 기록한다. 작가는 외부 대상에서 느낀 감정을 담은 <열정 U1(Unconditional love)>(2023), 체화된 사랑을 표현한 <파동 U1(Unconscious love>(2023), 그리고 사랑하는 사람이 현재 곁에 없어서 부재하지만 부재하지 않은 관계를 담은 <Untitled(Absent Lovers)>(2020)을 통해 사랑에 대한 세심한 감정을 드러낸다.

최유리
최유리는 자연 풍경에서 포작한 인상을 본인의 방식으로 재구성한다. 원경과 근경, 선명함과 흐릿함과 같은 시각적인 요소들을 이용하여 여러 가지 실험을 한다. <수면>(2022)에서는 탁 트인 공간감에 주목했으며 근경 시리즈인 <0의 환상 1,2>(2023)에서는 비슷한 효과를 내기 위해 세밀한 부분을 일부 문질러 뭉갠다. 선명한 시각이 오히려 난감하고 아쉽고, 혹은 불편했던 경험이 있는가? 난시가 있는 작가는 상이 뚜렷하게 보이지 않거나 번져 보이는 부분을 도리어 긍정적으로 보며 작업요소로 활용한다. 희끄무레 뿌연 풀숲에 부분적으로 또렷한 요인들을 덧그려 화면 안에서 다양한 원근을 시도한다.
“난시가 있는데, 난시가 심할 때 빛 번짐이랑 보이는 인상이 항상 좋다고 느꼈어요. 뚜렷하게 보면 바라보는 대상의 매력이 떨어져요.” –인터뷰 중
“작가는 대상을 바라봤을 때 느낀 시각적 인상과 감각의 경험을 관람자와 공유하고자 하며, 인위적 대상이 아닌 자연물을 대상으로 작업하면서 스스로 표현하고자 하는 인상과 감각에 대해 고찰하며 재해석한다.” –작가노트 중

글/기획: 송윤주

참여작가: 김휘연, 박찬솔, 박희민, 최산현, 최유리

  Accepted  2023-06-21 09:14

*This program is subject to change by the Organizer's reasons, so please refer to the website or the Organizer's notice for more informati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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