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7회 디아스포라영화제 2019 Diaspora Film Festival
디아스포라
‘흩뿌리다’ 또는 ‘흩어지다’를 뜻하는 그리스어 디아스포라(Diaspora)는 세계 각지에서 자신의 문화를 지키며 살아가는 유대인의 ‘이산(離散)’을 지칭하는 말이다. 하지만 20세기 후반, 디아스포라의 의미는 급변하는 국제 정세 속에서 발생하는 추방, 난민, 이민 등 다양한 형태의 이주로 확장되었고, 정치·문화적으로는 주류의 기준에서 벗어나 다양한 소수자의 삶과 실천을 포괄하며, 차이의 가치와 그 가능성을 성찰하는 담론으로 확장하고 있다.
한국의 디아스포라
급속한 근대화 과정에서 한국은 단일민족 신화와 국가 정체성이 강조되고 있다. 이런 분위기 속에서 디아스포라는 사뭇 낯설게 다가온다. 지난 해 제주를 찾아온 예멘 난민을 마주한 우리가 느꼈던 혼란이 바로 그 낯설음이었을 것이다. 하지만, 우리 역시 일제강점기 대한해협을 건넜던 재일조선인, 한국전쟁을 피해 떠나야 했던 피난민, 분단으로 고향을 잃은 이산가족, 새로운 희망을 찾아 기회의 땅으로 떠난 이민자 모두가 ‘한국 디아스포라’의 역사였다. 더욱이 대한민국의 정통성이 상해 임시정부에 그 기반을 둔다면, 한국의 역사는 디아스포라에서 시작되었다 할 수 있다.
환대의 도시, 인천
1883년 문호를 개방한 이래, 인천은 개항과 개화의 도시가 되었다. 근대 문물이 가장 먼저 도착한 인천은 국제도시이자 산업도시로 성장하였다. 1902년에는 한국 최초의 이민선이 하와이로 출항했고, 그 이후 인천의 항구와 공항은 수많은 사람들이 떠나고, 거쳐 가고, 돌아오는 디아스포라의공간이 되었다. 길 하나를 사이에 두고 양쪽으로 뻗은 차이나타운과 개항장 거리는 디아스포라의 공간으로서 인천의 역동성을 잘 설명한다. 자신의 의지로, 또는 강제로 삶의 터전을 떠나게 된 사람들, 그리고 희망으로 부푼 가슴을 안고 이 땅에 첫발을 내딛는 사람들의 역사가 담긴 이곳, 인천에서제7회 디아스포라영화제를 개최한다.
‘사이를 잇는’ 일곱 번째 디아스포라영화제
지난해 디아스포라영화의 슬로건 ‘환대를 넘어’는 환대 이후 새롭게 만나는 공동체를 위한 화합과 공존을 상상해보자는 제안이었다. 2019년 제7회디아스포라영화제는 ‘사이를 잇는’이라는 슬로건을 통해, 사이와 틈을 씨실과 날실로 이어 화합과 공존의 그림을 직접 그려내고자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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